63화 _ 안녕하세요

by 빈자루

_ 나를 쳐.


김창수가 발을 빼었다.


_ 쳐.


김창수가 밀린다.


_ 쳐.


_ 쳐.


_ 쳐.


나는 나를 밀었다.


칼이 칼의 위를 탄다.


나와 나의 칼이.


크게. 날아간다.






*

"아빠 다녀오세요."

소소가 말하였다.

"자기야 돈 많이 벌어와."

명월이 말하였다.

나는 아침 길을 나선다.

소소와 명월이 예쁜 얼굴로 손을 흔든다.

나도 그들을 향해 손을 흔든다.


페달을 밟는다.

빠르게 따릉이의 페달을 밟아 언덕길을 오른다.

_ 이랴.

언덕의 아래로 달릴 때에는 아침 길마저 상쾌하지.

허둥지둥 버스를 향해 달리는 여자를 피한다.

_ 이랴.

빽빽하게 들어찬 버스가 지난다.

죽어있는 사람들.

눌러놓은 욕망들.

나는 페달을 밟느다.

_ 이럇. 이럇.


"나 이제 못하겠어."

어느날 명월이 말하였다.

"그래. 그간 고생이 많았어."

내가 명월에게 말하였다.

하원길 소소가 납치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앞으론 소소만 신경써. 다른 건 걱정말고."


_ 이럇. 이럇. 나는야 외벌이. 평당 오천을 넘나드는 집값도. 한달에 백 씩 빠져나가는 학원비도. 나는야 두렵지 않다. 나는야 외벌이. 외벌이 무사 이장수올씨다!



*

대륭의 앞에 자전거를 댄다.

_ 푸르륵.

따릉이가 투레질을 하며 땅을 찼다.

_ 워.워.

따릉이를 달래며 등줄기를 쓰다듬었다. 따릉이의 몸이 윤기나게 빛났다.

"장수님 오셨습니까."

대륭의 주임들이 달려온다.

나는 손을 들어 그들을 제지했다.

"됐네. 이정도는 내가 할 수 있네."

따릉이의 고삐를 채우며 내가 말했다.

_ 띠릉. 반납이 완료되었습니다.

이걸로 일천육백오십원 굳었다. 아껴야 잘산다.

"오늘 일정은 어떻게 되나."

내가 물었다.

"오전 사무실 입성하시고 오후에 회장님과 면담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컨디션은 어떠신지요?"

"괜찮네. 오늘도 바쁜 하루가 되겠구먼."

내가 말했다.


"좋은 아침."

빠르게 스피드 게이트를 통과하며 내가 말했다.

여직원들이 속닥이며 얼굴을 붉힌다.

좋았어. 좋은 아침이로다.

"부장님 안녕하세요."

"오 장수. 오늘도 매력이 넘치는군. 있다 회의실에서 차 한잔 어떤가. 긴히 논의할 일이 있어서..."

"스케쥴 확인하고 연락드리겠습니다. 오후에 회장님과 면담이 있어서... 영 시간을 내기가 어렵네요."

"아, 알았네. 내가 부담을 줘선 안돼지. 편하게 연락 주게. 자네 시간에 맞추겠네."

"네. 최대한 일정을 빼보겠습니다."

나이쓰. 나이쓰하다.


성큼성큼.

크게 계단을 오른다.

가벼운 발놀림에 발자국 소리조차 나지 않는다.

하나. 둘. 셋.


후진사업부의 문을 제낀다.

햇살이 옥탑 난간에 부딪쳐 찬란하다.


"안녕하세요."







https://youtu.be/iRt53jrg5WA


배경화면은 다케히코 이노우에님의 배가본드에서 가져왔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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