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밍웨이의 첫 소설 <우리 시대에>를 번역하며 느낀 짧은 이야기입니다
헤밍웨이의 단편소설에는 접이식 칼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바로 꺼내서 쓸 수 있는 칼과 꺼내서 펼쳐서 쓰는 칼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바로 꺼내서 쓰는 칼은 주방에서 흔히 쓰는 칼이니 넘어가고, 접이식 칼은 캠퍼가 아니면 사지 않는 제품이죠. 가볍게 캠핑을 하는 사람에게는 이만한 게 없습니다.
He took out his knife, opened it and stuck it in the log. Then he pulled up the sack, reached into it and brought out one of the trout.
A 출판사: 닉은 칼을 꺼내 통나무에 꽂았다. 그런 뒤 자루를 끌어올리고 손을 넣어 송어 한 마리를 집어냈다.
B 출판사: 닉은 칼을 꺼내 칼날을 통나무에 박았다. 그런 다음 자루를 잡아당겨 손을 넣어 송어 한 마리를 꺼냈다.
헤밍웨이가 말하는 칼은 대부분 접이식 칼입니다. 특히 낚시하면서 간편하고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접이식 칼을 사용해야 하고, 헤밍웨이는 그것을 접이식 칼이라는 표현 하거나 꺼내서 펼친다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대부분의 출판사에서는 더 줄여서 펼친다는 표현을 삭제해 버리는데, 그러면 결국 원문을 읽지 않는 사람들은 일반 칼을 떠올리게 됩니다. 디테일의 장인을 무시하는 처사입니다. 안 그래도 간결한 그의 글에서 삭제라니요.
그는 칼을 꺼내고 펼쳐서 통나무에 꽂았다. 그런 뒤 포대를 끌어올려 그 안에 손을 넣고 송어 한 마리를 끄집어냈다.
*번역한 <우리 시대에>는 와디즈에서 펀딩으로 2023.3.20까지만 판매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