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밍웨이의 첫 소설 <우리 시대에>를 번역하며 느낀 짧은 이야기입니다
표정 말고 친절한 사람과 불친절한 사람의 명확한 차이가 있죠. 바로 말을 길게 하는지 단답으로 하는지. 배려가 가득하고 길고 긴 친절이 누군가에게는 지루함과 '날 멍청이로 아나?'하는 의구심을 줄 수도 있습니다. 작가도 마찬가지입니다. 화려한 묘사, 멍해지는 은유, 뼛속까지 차가운 서술이 있습니다. 헤밍웨이는 하드보일드. ‘할 말만 하는’에서 더 나아가 ‘최소한으로만 말하는’ 문체입니다.
Riding for yourself makes an awful difference.
A 출판사: 자기 소유의 말을 직접 타는 것과 다른 사람의 말을 타는 것은 하늘과 땅만큼 차이가 컸던 것이다.
B 출판사: 남을 위해 달리는 것과 자기 자신을 위해서 달리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었다.
굳이 영어를 해석하지 않아도 문장의 길이가 거의 두 배 이상 차이나죠. 다른 작가였다면, 이렇게 풀어서 해석하는 게 적절했을 것입니다. 헤밍웨이는 A, B 출판사가 번역한 내용으로 쓸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죠. 그 정도만 써도 독자들은 A, B 출판사가 길게 늘여놓은 말을 떠올리기 때문입니다.
자신을 위해 말을 탄다는 것은 엄청난 차이를 만든다.
설명을 좀 더 보태자면, 이 문장은 한 문단의 마지막에 있는 말로 그 앞에서 여러 생각을 하게 끔 하는 문장들이 많이 있습니다. 길게 설명할 필요가 없습니다.
*번역한 <우리 시대에>는 와디즈에서 펀딩으로 2023.3.20까지만 판매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