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 28
회사에선 늘 정해진 역할이 있다.
보고를 올리는 사람, 질문에 대답하는 사람,
사소한 실수에도 민감하게 반응해야 하는 사람.
그런데 문득, 문을 나선 그 순간부터
나는 누구일까?
무슨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가끔은 내 삶이 온통 회사에만 잠식당한 기분이다.
휴일에도 울리는 메시지,
눈치 보며 조심스레 꺼내는 말 한마디,
상사의 기분에 따라 흔들리는 하루의 리듬.
그 사이에서 ‘회사 밖의 나’는 점점 희미해졌다.
하지만 어쩌면 나는,
친구와 커피 마시며 웃는 사람이고
혼자 책 읽고 감탄하는 사람이며
걷다가 멈춰 노을을 바라볼 줄 아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그런 나를 기억하고, 지켜내는 일.
그게 요즘 내가 하고 싶은 가장 큰 일이었다.
쉬는 일요일 아침 문득 생각했다.
회사 밖의 나는,
괜찮은 사람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