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플 캄보디아, 뷰티플 앙코르와트
타 프롬 하면 누군가는 안젤리나 졸리, 툼레이더를 떠올리겠지만 내 기억의 타 프롬은 폐허와 휴식이다. 다양한 인종, 많은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와서 타 프롬을 감상하고 사진 찍기에 열중을 했다. 나와 Q양은 이미 지난 이틀의 강행군을 통해 앙코르와트의 아름다움을 흠뻑 맛본 후라 큰 동요 없이 감상을 했다.
아름다운 사원이 열대 밀림 안에 있으니 폐허가 진행되는 것이 당연한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툼레이더만 생각을 하며 이곳에 온듯하다. 폐허가 있는 안쪽은 대부분 구경하지 않고 빠르게 지나갔다.
Q양과 나는 이 폐허에 가져온 담요를 깔고 누워 책을 읽고 음악을 들었다. 아무도 오지 않고, 아무도 관심 가지지 않는 폐허더미 안은 고요하고 적막하고 가끔 바람이 살랑살랑 불었다. 우리는 아무런 이야기 없이 각자의 세계에 침잠해 갔고, 나는 그 와중에 잠깐 잠이 들었다. Q양이 깨워 일어나 다시 우리는 타 프롬 안을 돌아보았다.
무엇이 그려져 있었을까? 세월에 지워진 부조의 형태만으로 나는 감히 짐작도 못하겠다.
큰 광장에서는 한 소녀가 나비를 손에 올리고 웃고 있었다.
이렇게 천천히 충분히 타 프롬을 감상하고 있는데, 어디선가 "죠앤?"이라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의 영어이름이긴 한데, 이 이름을 알고 있는 사람이 여기에 있을 리가 없으니 신경 쓰지 않고 있는데 Q양이 나를 치면서 반대쪽에 서있던 여성분이 나에게 다가오는 것을 알려준다.
" 죠앤 맞지? 어떻게 여기에?"
세상에 맙소사!! 나는 처음엔 알아보지 못했지만 잠시 뒤에 바로 알아챌 수 있었다. 코이카 단원으로 필리핀에서 근무할 때 처음 도착해서 마닐라에서 현지 적응 훈련과 언어 교육을 받을 때 우리의 영어선생님이었던 애니 선생님이었다. 그녀는 아직 필리핀에서 살고 있고, 친구들과 여기에 놀러 왔다고 했다. 당시 나는 다국적 동물약품 회사에 근무하고 있었고, 연말에 휴가를 내어 놀러 왔다고 설명해 주었다. 어떻게 이 시기에, 그리고 어떻게 이 시간에 이렇게 멀리 떨어진 다른 나라에 살던 사람들이 같은 장소에서 만날 수 있는지 정말 놀랍고 알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냐고 신기해하자 그녀는 말했다.
" What a small world!"
정말 세상 일이란 건 알 수 없고, 세상은 좁다. 착하게 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