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인재를 구할 수 있을까요?
사업 아이템과 자금, 공간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회사가 굴러가지는 않아.
정작 모든 업무는 사람으로 시작해서 사람으로 마무리 짓게 되는 거니까.
그런데 스타트업이라는 이름의 작은 소기업에서 채용은 쉽지 않은 일이란 걸 알 거야.
나도 취준생일 때는 대기업에 가려고 기를 쓰고 스펙을 올렸고,
이력서와 면접 준비 역시 대기업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어.
다들 그렇잖아.
대기업은 체계도 잡혀있고, 임금도 높고, 안정적이고,
복리후생이라던가 직원 근무환경 처우라던가
뭐든 중소기업보다 더 낫다고 판단하기에 대기업을 선호하잖아.
더군다나 이왕이면 서울에서 근무하고 싶고,
왠지 점심시간이 되면 사원증 목에 걸고
여유롭게 커피 한 잔 손에 들고 잠깐의 여유를 즐기고 싶단 상상을 해 본 적 있을 거야.
매년 인센티브 빵빵하게 나오고,
상여금이 몇 백 프로니 하면서 친척들 앞에서 자랑거리가 되고 싶어 하잖아.
명절이면 으레 나오는 선물세트가 삐까뻔쩍해서
차는 집에 놔두고 그날만은 지하철 타고, 버스 타고 퇴근하는 모습을 그리지.
지금 말한 것들이 취준생일 때,
내가 상상하던 대기업 취업하면 얻게 되는 혜택들이라고 생각했고,
더더욱 중소기업보다는 대기업에 이력서를 밀어 넣곤 했지.
이제는 대표가 되어 직원을 채용하자니 막막하더라구.
어떻게 채용 공고를 만들어야 할지, 어디에 올려야 할지, 어떤 조건을 제시해야 하는지...
하나부터 열까지 고민이 되더라구.
연봉 책정부터 골치 아팠어.
아직 매출조차 일어나지 않는 상황에서 그 무엇도 쉽게 약속할 수 없잖아.
또한 선발기준을 정하는 것도 쉽지 않더라.
이력서나 자소서만으로 알 수 있는 것은 매우 단편적인 정보다 보니
결국은 면접에서 결정 지을 수밖에 없을 듯한데,
한 번 보고 '이 사람이다'라고 찾아낼만한 안목이 없는 나에게 채용 준비라는 것 자체가 극강의 스트레스였지.
그렇다고 듣도보도 못한 회사의 채용공고를 누가 찾아보기나 할까라는 막연한 두려움도 있었어.
하나하나 따지고 보면 내세울게 아무것도 없는 초라한 우리의 현실을 깨닫게 되더라구.
게다가 우리는 본사가 춘천에 위치하고 있다 보니,
지방근무가 가능해야 하기에 채용공고 모집 pool이 더 좁아질 수밖에 없었어.
그럼에도 정말 멋지고, 좋은 분들을 직원으로 모실 수 있었던 방법을 나누고자 해.
먼저 우리 회사에 이력서라도 쓰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였어.
그래서 나 스스로를 구직자라고 상상하고
'내가 이 회사에 지원하게 될 만한 매력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작성했어.
우리가 사업계획을 하면서 가상의 고객을 정하여 시뮬레이션 돌려보는 것처럼
가상의 구직자를 만들어 놓고 어떤 사람이 우리에게 흥미를 느낄까 하는 타게팅을 하는 거지.
(청년창업사관학교에서 배웠던 [페르소나 기법]을 여기서 써먹게 될 줄이야~)
우리가 원하는 인재상을 구체적으로 떠올려봐.
직종과 업무에 따라 다른 인재를 원하게 되잖아.
그리고 그러한 인재가 지원하길 바라잖아.
예를 들어,
생산직이라면 우선적으로 근면 성실하고 이왕이면 체력이 좋은 인재를 떠올릴 수 있겠지.
연구/개발직이라면 관련 업종의 전문성과 창의성이라는 단어가 생각날 거야.
마케팅이라면 여러 SNS 채널에 익숙하고 쇼핑을 좋아하는 인물상이 어울릴 거야.
뭐 이건 사람마다 다른 의견으로 페르소나를 만들 수 있기에 충분히 다를 수 있어.
그렇게 우리가 원하는 인재상에 대한 페르소나가 정해지면,
타게팅된 구직자들이 원하는 회사 조건을 찾아봐야 해.
공통적인 구직자의 니즈를 도출해야 하고,
그다음에는 각 업무에 특징에 맞는 니즈를 세분화해야 해.
일단 공통적인 구직자들의 니즈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더라.
이 세가지만 어느 정도 맞춰 줄 수 있다면, 최소한 이력서를 지원할 만한 관심 정도는 생겨!
여기서 괴리감이 들 거야.
우리가 제공할 수 있는 것과 채워주지 못하는 것들...
그것에 대한 대안을 찾아야 해.
연봉은 업계 평균 연봉을 검색해 봐.
다들 잘 알고 있겠지만 웬만한 채용전문 사이트들은 업계 평균 연봉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어.
커리어나 사람인, 잡코리아, 인쿠르트 등에 잘 나와있지만,
개인적으로 캐치라는 사이트를 참조하기도 해.(https://www.catch.co.kr/)
여기서 중요한 것은 업계 평균이라도 맞춰줄 수 있다면 다행이지만
스타트업 대부분의 실상은 업계 평균 맞추기도 쉽지 않다는 거지.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스톡옵션이라던가 지분쉐어는 어느 정도 들어봤을 거야.
거기에 근로계약서에 기한을 2~3년으로 높여 잡는 방법도 있어.
계약직이 만연한 취업시장에서
안정적으로 근무기간을 제시해 주는 것도 하나의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어.
또한, 연차에 따라 연봉 상승분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서 연봉에 대한 타협점을 제시할 수도 있지.
만약 5인 이상 기업이라면,
정부에서 시행하고 있는 청년 내일 채움 공제와 같은 적립식 지원금을 추가해서
실제 받는 연봉을 크게 높여 줄 수도 있어(이건 검색해서 찾아봐)
근무환경에 대한 대안은 업무에 필요한 사무기기와
회사에서 지원해 줄 수 있는 조건들을 명시화 해줄 필요가 있어.
웹으로 작업이 많은 디자이너에게는
아무래도 색감을 잘 표현하는 아이맥 컴과 맥북이라는 걸 조건으로 넣을 수 있지(이건 뭐 거의 필수더라고)
외부 영업이 많을 수밖에 없는 영업직이라면 업무용으로 쓰는데 부족함 없는 법인카드는 필수겠지?
또한, 출퇴근에 들어가는 비용에 대한 지급이라던가
아니면 근로시간을 단축시켜주는 제안을 해 보는 것도 좋아.
유연근무제라던가 탄력근무제와 같은 제도를 활용하여
직원 입장에서의 출퇴근에 대한 스트레스를 조정해 주고,
더불어 이러한 제도를 활용하면
정부로부터 회사로 지원되는 복지지원비 혜택을 받아서
직원들이 더 필요로 하는 복리후생을 채워 줄 수 있어.
이제는 스토리 모드야!
채용 공고를 어떤 방식으로 구직자들에게 보여줄까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해.
구닥다리 같은 회사 소개 영상 말고,
자유롭고 있는 그대로 날 것의 회사 분위기를 보여주는 영상을 게시하는 방법도 있고,
사진과 스토리로 게시하되 딱딱하지 않게 친구에게 말하듯 이야기하는 방식도 좋아.
우리가 어떤 사람들이고, 어떤 일을 하고 있고, 어떤 인재를 찾고 있는지
명확할수록 타게팅한 인재가 지원할 가능성이 높아져.
또한 어떤 채용 사이트를 활용하느냐도 중요해.
특정 사이트를 언급하기는 부담되지만, 이왕이면 스타트업 전용 채용사이트를 활용하는 게 좋아.
그건 지난 나의 브런치 글을 찾아보면 정리해 놓았으니 참고하면 좋을 것 같아.
https://brunch.co.kr/@seonhongchae/20
https://brunch.co.kr/@seonhongchae/94
https://brunch.co.kr/@seonhongchae/11
그리고 가능하다면,
네이버나 브런치와 같은 글쓰기 플랫폼을 통해
평소에 대표가 어떤 생각과 어떤 철학으로 회사를 세웠고,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있는지를 누구나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남겨두는 것도 좋아.
그게 페이스북이나 유튜브가 되었든 간에
어쨌든 대표 개인의 사적인 공간을 들여다봄으로 회사 지원에 더 유익한 정보제공이 될 수 있어
(뭐 딱히 그것 때문에 그동안 브런치와 네이버 블로그를 운영한 건 아니지만.... 이런 이점이 있더라고)
채용 과정 중 회사가 꼭 제공해 주었으면 하는 디테일한 부분이 있더라고
아래와 같은 내용을 어필해 주는 스토리의 채용 공고가 되면 많은 입사지원자들이 공감해 주더라.
1) 채용 진행 과정 공유와 이력서 받은 후, 피드백을 꼭 보내주자!
2) 숫자는 구체적으로 명확하게 해주자! (세후/세전 월급여, 근무시간 등)
3) 약속은 꼭 지킬 수 있는 것만 하되, 솔직해야 한다.
4) 회사에 입사해서 회사가 직원 개인의 꿈을 이루어 줄 수 있는지를 매칭 포인트로 삼자!
(우리는 면접 때, 채용 기준에 이것도 포함해서 체크했었다)
우리 회사뿐만 아니라 다른 스타트업들도 각기 다른 인재 채용 전략과 기발한 채용공고들이 있어.
로켓펀치나 팀터뷰 등 사이트에서 찬찬히 인기 있는 채용 공고를 살펴보고
우리에게 적용이 가능하다 싶으면 벤치마킹하는 게 큰 도움이 될 거야.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역시 구직자가 어떠한 마음으로 회사를 찾고 있는지에 깊은 고찰이 필요하겠지?
그리고 많은 입사지원자들이 중간에 마음을 돌리게 되는 이유는
서류 지원과 면접 기간 동안에 첫 느낌과 다른 회사의 태도 또는 말바꿈 때문이라는 거...
인재 채용을 고민할 때, 회사의 입장에서 뿐만 아니라
꼭 구직자의 마음을 헤아려 보고, 그 입장에 서서 회사를 바라본다면
비록 작은 회사일지라도...
몇 가지 조건이 맞지 않는다 하더라도...
서로 조정하여 좋은 인연을 만들 수 있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