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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정원사 안나 May 25. 2020

함부로 말하는 사람과 대화하는 법

내 인생의 실사판 악당을 마주하는 자세

2015년부터 지금까지 디즈니를 제2의 전성기로 이끌고 있는 것은 실사판 영화다. 알라딘, 라이온 킹, 미녀와 야수, 백설공주, 신데렐라 등등, 발전된 그래픽 기술로 인해서 만화 속 동화 같은 장면들을 실제 현실같이 구현할 수 있게 되면서 잠자고 있던 디즈니의 원작들이 새롭게 부활하였다. 그중에서도 단연 최고는 알라딘 영화가 아니었나 싶다. 윌 스미스가 램프의 요정으로 등장한다는 현대판 알라딘을 보기 위해서 중학생 때 알라딘을 수십 번도 넘게 돌려보기 하던 두 꼬맹이는 부부가 되어서 두 손을 잡고 극장으로 들어갔다.  


원본과 대사와 노래, 장면 하나하나가 모두 똑같았다. 익숙한 멜로디에 원작의 주인공을 꼭 빼닮은 배우들을 보면서 감탄을 연발했다. 근데 15년이 지나서 실사판으로 다시 본 알라딘의 이야기에는 내 기억보다 더 드라마틱했다. 그저 해피앤딩이라고 쉽게 말하기에는 그 안에는 너무나 큰 좌절과 절망의 순간들이 있었다. 죽음의 순간까지 몰리기를 2번, 힘도 없고 백도 없는 그야말로 믿을 구석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주인공이 지상 최대의 권력과 맞서 싸우는 일은 아무리 동화라고 해도 절대 쉽게 스윽~ 하고 이루어지지 않았다.

2019 알라딘 실사판


어릴 적 만화를 볼 때에는 선한 주인공이 이기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고, 악당이 아무리 악랄하게 굴어도 주인공은 용감하게 무찌르기 때문에 가벼운 마음으로 응원했다. 하지만 내가 삶을 주체적으로 헤쳐나가며 살아가야 하는 어른이 되고 보니 주인공이 악당을 이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니었다. 그것은 보기보다 꽤 어려운 일이다. 많은 사람들은 사회화 과정에서 모든 것이 희석되어 자신의 실사판 인생에서 악당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사실 조차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다. 따라서 악당이 악당인 줄도 모르고, 신사적으로 살아야 한다는 가르침에 따라 자신을 괴롭히는 악당에게 옆구리를 찔리면서도 피를 흘리며 계속 품어내고 있는 경우도 있다. (젠장할 사회화 교육) 


이야기는 현실을 기반으로 써진다. 좀 멀찍이 떨어뜨려서 자신의 삶을 바라보자. 현실에서 마주하는 악당의 모습은 어떠한가? 회의시간에 협의하기보다는 공격하고, 톡 쏘는 말로 상대를 기분 나쁘게 하고, 자신은 괜찮은 사람, 상대는 구린 사람으로 정의 내려 버린다. 그들은 회사를 나가기 싫게 만들고 피부를 푸석푸석하게 만들고, 안 그래도 없는 머리숱을 더 없게 만든다. 회사에서 한 가지 목표를 공동이 함께 이루어 내기 위해서 협업을 하는 곳이지만 어쩐 일인지 이들은 협업이 아니라 싸움을 하기 위해서 회사를 다니는 것만 같다. 한때 피터 드러커 마니아였던 나는 그가 쓴 책 모퉁이에서 '경영은 결국 사람 간의 일이고 경영현장만큼 인간의 악을 적나라하게 보게 되는 곳이 없다'라고 한 구절을 읽고 고개를 격하게 끄덕였던 기억이 있다.

About Evil People


우리 일상에도 악당이 있고 악당은 자신을 똑같이 선량한 사람으로 대해주는 착한 사람들의 호의를 악용한다.


이상적 기대: 내 쪽에서 배려하면 상대도 나를 배려하겠지.
현실: 못된 사람은 배려할수록 더 못되게 군다.
- 함부로 말하는 사람과 대화하는 법-  


우리는 드라마 속에서 선한 주인공이 악질에게 막무가내로 당하고만 있다가 어느 순간 눈을 똑바로 뜨고 상대에게 할 말을 다 하면 쾌재를 외친다. 근데 일상생활 속에는 내가 그렇게 당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우물쭈물당하고만 있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그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에 일어난다.  



선량한 방법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

의도적으로 상대를 괴롭히는 사람들  

자라나면서 우리는 좀 더 복잡하고 어려운 내용을 학습하게 된다. "원수를 사랑하라" "한쪽 뺨을 때리거든 다른 뺨도 돌려 대고 네 겉옷을 빼앗는 사람에게 속옷까지 주어라."와 같은 내용들. 게다가 청소년기에 접어들면 소설에도 '입체적 인물'이 등장한다. 절대적으로 악하지도, 절대적으로 선하지도 않은 모습을 한 인간의 모습이다. 이러한 까닭에 충분히 좋은 교육을 받고 바른 가정에서 자란 사람들은 누군가가 무례하게 행동을 했을 때도 거기에는 어떤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최대한 그들을 이해해보고자 노력한다. 하지만, 때로는 우리가 배려하여 이해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 이유로 사람들을 괴롭히는 사람들도 있다.


책 '함부로 말하는 사람과 대화하는 법'에서 그런 사람들의 행동의 원인을 찾아냈다.

- 남의 잘못을 찾으면서 자신의 단점을 감추기 위해

- 상대방과의 관계에서 통제권을 잡기 위해

- 남을 굴복시키고 자신은 무조건 이기고 싶어 하기 때문에  

- 상대방의 기분이 나빠지기를 바라기 때문에


이런 사람들은 '자신은 우월하고 상대는 열등하다고 믿는다.'거나 혹은 '자신이 우주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라고 믿는다. 혹자는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 제대로 처벌을 받아 본 적이 없어서' 잘못된 행동을 반복한다. 이유가 어찌 되었건, 선량한 사람들이 무례한 사람을 만났을 때는 자신의 행동을 기준으로 상대를 파악해서는 안 된다. 그들은 위에서 말한 것과 같은 전혀 생각지 못한 '악의적인' 이유로 상대방을 괴롭히기 때문이다.


Photo by Conscious Design on Unsplash


악을 막을 수 있는 방법

악은 일상에서도 수시로 존재한다. 원래는 선한 사람도 특정 상황에서는 악하게 행동할 수 있다. 우리 자신도 어떠한 상황에서 악으로 돌변하는 경우가 있다. 그것이 인간이다. 인간은 절대적으로 선하지도, 절대적으로 악하지도 않다. 우리가 일상에서 이런 악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그것을 저지하는 선한 사람들의 작지만 적극적인 행동들이다. 상대방에게 계속해서 무례하게 행동하는데도 아무런 피드백을 받지 않는다면 스스로 행동을 바람직하게 고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역공의 필요성

사자가 얼룩말을 사냥할 때 가장 우려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가? 얼룩말의 뒷발에 맞아서 부상을 당하는 것이다. 때문에 아무리 밀림의 왕이라 하더라도 사냥을 하기 전에 위험이 없을지를 충분히 계산한다고 한다. 상대방을 공격하는 사람에게도 마찬가지다. 공격을 하는 것만큼 그대로 역공을 맞는다면 두 번 당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을 것이다.



악이 승리하기 위해 필요한 단 한 가지는 행동하지 않는 선한 인간이다.
- 에드문드 버크 (정치가) -


https://www.azquotes.com/author/2186-Edmund_Burke


함부로 말하는 사람과 대화하는 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문제를 제대로 정의 내릴 줄 알아야 한다. 우선, 선량한 사람들이 일상의 악을 맞닥뜨렸을 때는 우선 그것이 '악'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첫째, 절대 그들의 행동으로 인해 분노하거나, 화내거나 울거나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말아라. (그것이 그들이 좋아하는 반응이니까)  둘째, 보통 정상적인 사람들에게 행동할 때 기준으로 '예의에 어긋나지 않을까'하는 공손한 걱정을 접어 두어라. 셋째, 두 눈을 똑바로 뜨고 상대방의 말과 행동이 부적절하고 용인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알려 주어라. 여기서 중요한 점은 상대의 행동에 대해 리엑션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스스로 용납 가능한 기준에 대해 분명하게 알고 그것을 넘는 경우에는 선언해 주는 것이다.  



몸으로 싸우는 격투 선수들은 자신을 때리는 상대방의 힘을 소진시키려고 고통스러운 타격을 참아낸다. 그가 마침내 주먹을 날리는 때는 화가 날 때가 아니라 기회가 왔을 때다. 
-화에 대하여 by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



단기간에 되지 않는다.

날씬한 몸으로 살아가고 싶다면 생활 속 식습관과 운동습관을 바꾸어야 한다. 남에게 좌지우지되지 않도록 하려면 스스로를 단련하여서 나를 당당하게 표현할 힘과 대화 기술을 갖춰야 한다. 순하고 착하게 살아온 사람들에게 이것은 단기간에 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바람직한 사회생활을 계속하고 싶다면, 이러한 유형의 인간관계를 대비하여 언제든 공격에 방어할 수 있는 날렵함과 맞설 수 있는 힘을 기를 필요가 있다.




+++ 오역을 방지 하기 위하여 마지막 부분에 고대 스토아 철학자 세네카의 '화에 대하여'의 내용을 발췌하여 넣었습니다. 모두가 지혜롭게 악에 대응하는 그날이 오기를 고대하며, 3만 뷰 달성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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