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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일상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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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적 Oct 31. 2018

나무의 생

타의적 삶에 대한 단상

싹을 내고 잎을 떨어뜨리고
또다시 싹을 내지만
이제 더 이상 그 힘이 없을 때
사람들은 내게 약을 준다.


바늘과 내 몸 사이 공기하나 들어갈 곳 없을 때
나는 살기 위해 약을 마신다.


이토록 고향이 그리울 때가 없다.
자식들을 볼 나이가 되었지만
한 평생을 홀로 보낼 수 밖에 없는 환경.


그럼에도 사람들은 내게 너무도 많은 것을 원한다.
그늘, 수액, 몸통, 뿌리, 잔가지, 잎들.


장기이식을 모두 마친 후에야 난 고향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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