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받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연습

셰도우 복싱 : 보이지 않는 것들과의 싸움

by Jess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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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도우 복싱 : 권투에서 상대편이 앞에 있다고 가정하고 공격, 방어, 풋워크 등을 혼자서 연습하는 일

(Shadow boxing _ 섀도 복싱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거울을 보고 하는 훈련들이 끝나고 나면 관장님은 나에게 붕대를 감고 링 위로 올라가 셰도우 복싱을 하라는 미션을 주신다. 굳이 아무도 없는 링 위에 올라가서 보이지 않는 것을 상대로 움직이는 훈련이라니. 복싱을 처음 하는 날 곁눈질로 훔쳐보곤 했던 누군가도 지금 생각해보면 셰도우 복싱을 하고 있었고, 복싱의 기본기를 쌓아 가는 동안에도 몸이 다부진 누군가들은 링 위에 올라 바람 소리를 내며 셰도우 복싱을 하고 있었다. 그들에게 자꾸만 눈길이 갔던 건 땀 흘리며 무언가에 몰입하는 모습이 멋있기도 했거니와 끊임없이 쉭쉭- 거리는 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것이 주먹이 움직이면서 내는 소리인지 숨을 내뱉을 때 나는 소리인지 알 수 없을 만큼 그들의 움직임은 상당히 빨랐고 또 진지했다. 몇 달간 곁눈질로만 보던 훈련을 스스로가 한다고 생각하니 나는 사실 조금은 쑥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나 자신이 아직 그 정도의 실력은 아니라고 스스로를 과소평가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매일 거울과 씨름하던 내가 링 위에서 할 수 있는 일이라야 고작 거울 앞의 나를 그대로 옮겨둔 것뿐이었으니 말이다. 어설픈 포즈와 스텝으로 셰도우 복싱을 2세트 정도 하고 나면 관장님과 함께 미트를 치는 훈련이 쉬지 않고 시작되었다. 나조차도 이 것이 과연 올바른 셰도우 복싱인 것일까 의문을 가지던 시간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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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받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연습


관장님은 셰도우 복싱을 열심히 연습하던 나에게 고등학생 친구와 스파링을 제안하셨고 그 후로도 또 다른 이들과 몇 번의 스파링을 경험한 후 나의 셰도우 복싱은 확연히 좋아졌다. 머릿속으로 수없이 이미지 트레이닝을 해오던 것과 실전의 온도차를 경험시켰던 것은 관장님의 나름 치밀한 계획이었다. 거울 앞에서 나 자신과 싸우는 안전함보다 링 위에서 조금 매서운 글러브의 맛을 봤지만 이후 링 위에서 셰도우 복싱을 연습할 때면 상대의 움직임을 떠올리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실패가 두려워서 혹은 스스로에게 자신이 없어 자꾸만 뒤로 숨어버리곤 하던 지난날의 나를 생각해보면 얼마나 발전 없는 삶을 살아왔는지를 떠올리게 한다. 성장을 위해서는 조금의 아픔을 감수하더라도 더 성장해나갈 스스로를 떠올리며 성장통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었다. 성장통을 잘 보내고 나면 내일, 한 달 뒤 그리고 일 년 뒤에는 본인도 모르게 더 단단한 사람이 되어있지 않을까. 그 생각 하나로 링 위에 올라 셰도우 복싱을 한다. 보이지 않는 상대 그리고 내일 조금 더 단단해져 있을 나를 떠올리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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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철들지 않은 30대.

걷고 마시고 새로운 사람과 이야기 나누는 일을 좋아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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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여전히 쓰는 일을 멈추지 않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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