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gry Mom _분노일기

8. 부모 VS 학부모

by 조안


8. 부모 VS 학부모


결혼을 해서 부모가 된다는 것은 참으로 축복된 경험이다. 출생 후 처음으로 입장이 바뀌는 타이밍이 아닌가 한다. 결혼 전까지 적게는 20여 년 많게는 모.. ~~ 그렇게 긴 세월을 자식의 입장으로만 살다가 자녀의 출생으로 인해 ‘부모의 길’이란 이정표를 따라가게 된다.


테스트기 2줄의 행복에서 조금씩 불러오는 배 모양에 행복한 맘도 부풀어 오르고 꿈틀꿈틀 거리는 태동이 주는 벅찬 감정은 이루 말할 수 없다. 10달의 인고 끝에 아이가 탄생하는 순간 폭죽처럼 감정은 폭발하고 만다.


‘세상에 이 아이가 내 아이라니, 어쩜 이렇게 예쁠까?’

‘반가워, 앞으로 잘해보자’

‘내가 너의 엄마(아빠)야. 하늘의 별이라도 따다 줄 거야, 널 위해서라면..’


내 아이에게 이야기 들려주는 가장 달콤하고 순도 100%의 고백이 난무하는 시점이 바로 이때가 아닌가 싶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 아이들이 커갈수록 달콤한 고백은 점점 탁해지고 살면서 그렇게 듣기 싫었던 잔소리를 내가 내 아이에게 하게 된다.


그러다 다시 한번 격한 감동의 쓰나미가 몰려올 때가 있다. 바로 ‘학부모’라는 새로운 이정표를 만났을 때다. 초등학교 입학 통지서를 받아 들면 그간 힘들었던? 육아 기간의 성적표를 받은 듯 가슴속 밑에서부터 일렁이는 감정 때문에 눈물이 주책없이 흘러내린다.


‘위 사람은 지금까지 육아생활을 훌륭히 하여 아이를 무사히 초등학교에 입학시켰기에 이에 [학부모]로 Level up이 되었습니다.’


그렇다 부모와 학부모의 무게감은 현저히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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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아이와의 사이의 관계에서 생겨나는 여러 가지 갈등만 해결하면 된다. 먹이는 문제, 재우는 문제, 떼쓰기 문제 등 집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소란스러울지언정 해결 가능한 문제들이다.

엄마들이 처음으로 아이로 인해 만드는 인간관계가 요즘은 ‘산후조리원 동기’다. 이때는 크게 갈등구조가 드러나지는 않는다. 서로가 같은 고민과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서로 응원해주고 위로해주고 공감해준다. 어떤 이들은 영혼의 동기를 조리원에서 드디어 만났다고, 남편보다 조동이라고 하기도 한다.


그런데 아이가 학교에 입학하고 새롭게 형성되는 ‘학부모 모임’은 결이 다르다. 내 아이가 잘 먹고 안 먹고의 문제는 멍멍이도 안 물어갈 그것이 되어 버린다. 이때부터는 아이들 또한 자아가 생겨나고 스스로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엄마가 만들어 준 친구가 아니라 내가 스스로 친구를 만들어가고 엄마가 먹여주는 맘마가 아닌 스스로 먹어야 하는 식사를 하게 된다. 특히나 가장 두려운 화장실에서 크고 작은 걸 오롯이 혼자 해결해야 한다. 아이들도 산통만큼 버거운 성장통을 겪게 된다.


‘전업맘’, ‘직장맘’으로 두 분류로 나뉜다. 등하교 시 교문 앞에서 확연히 아이들의 모습은 둘로 나뉜다. 등교 시 엄마가 가방을 메고 등교를 시키는지, 아니면 조부모님이 가방을 메고 등교하는지, 하교 시에는 엄마기 픽업하러 오는지 학원 선생님이 픽업하러 오는지..


학교 선생님 정보, 친구들 정보, 학원정보, 이 모든 것들을 얼마만큼 획득하느냐에 따라 엄마도 아이도 관계와 포지션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한다.


이때부터 부모와 아이들은 2인 3각 게임을 한다. 새로운 갈등도 생기고 그로 인해 생채기도 생겨난다. 부모의 호흡에 아이들은 지치지 말아야 하고 아이의 호흡에 부모는 속 터지지 말아야 한다.


하나, 둘, 하나, 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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