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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경량 Jun 21. 2024

초경량: 갑진년(甲辰年) 하지(夏至)의 시작에서

사랑과 바다

초경량

사랑과 바다

바다 같은 넓은 마음으로

사랑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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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나만의 사랑


안녕하세요 초경량 에디터 김지후입니다. 네 번째 뉴스레터로 인사드립니다.


이번주 뉴스레터 주제는 사랑과 바다입니다. 저는 바다가 보고 싶어 남해로 여행을 왔는데요. 와서 남해 바다를 보니 바다가 너무 예뻤습니다. 낮에는 푸르른 바다이지만 해질녘이 되면 노을을 담은 주황빛이 됩니다. 파도는 계속 해변을 두드리고 바다의 색은 태양의 위치에 따라 변합니다.


“변화무쌍한 바다.”


이런 바다에 대한 나만의 사랑은 무엇이 있을까요? 혼자 바다를 보며 계속 생각해 봤습니다. 사실 남해 여행을 혼자 오고 싶진 않았습니다. 친구와 같이 바다에 뛰어들어 히히덕거리며 놀고 싶었거든요. 하지만 제 주변에 평일 여행을 갈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그렇게 혼자 남해로 떠나 바다를 하염없이 봤습니다.


그러다 보니 바다와 대화하는 기분이 들더군요. GOD 박준형 님이 어느 여행 프로그램에서 어렸을 때 바다가 자기 친구가 되어줬다고 했는데 그게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았습니다. 내가 바다를 바라보니 바다도 나를 바라봐주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니 내가 바다를 사랑하면, 바다도 나를 사랑해 줄 테지요.


“바다 같은 넓은 마음.”


상투적인 인용구이지만 이 표현이 자주 사용된다는 것은 그만큼 바다가 넓기 때문일 겁니다. 바다를 보며 바다를 사랑한다 생각하니 내 마음이 넉넉해지는 걸 느꼈습니다. 어쩌면 이게 바다에 대한 나만의 사랑이 아닐까요?


모두가 각자 다른 생각과 고민을 가지고 바다를 바라볼 겁니다. 그렇지만 바다는 그 고민을 들어주고 씻어내 줍니다. 누군가는 바다를 사랑하고, 누군가는 바다를 동경합니다. 바다를 향한 다양한 마음. 그러다 보면 바다에 대한 나만의 사랑도 수백 수천 가지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이 세상에 바다를 바라보는 사람의 수만큼 바다에 대한 나만의 사랑이 존재할 거라 생각하니 바다는 참 넉넉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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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 속의 모래


 남해 여행 둘째 날에 바다를 들어갔습니다. 모래사장이 있는 해변을 찾아 버스를 타고 구불길을 가서 바다에 뛰어들었습니다. 파도소리와 함께 물살이 제 몸을 해변 쪽으로 밀어냈다가 다시 바다 쪽으로 끌어당겼습니다. 참 낭만적이고 시원하고 여유로웠습니다. 아 물론 좀 짜긴 했지만요.


아 그런데 해변에 파도를 맞으며 앉아 있다가 일어나니 옷에 모래가 가득하더군요. 그리고 옷 속에도 모래가 가득했습니다.


“앗 이럴 수가.”


해수욕이 너무 오랜만이라서일까요? 이건 전혀 생각 못했습니다. 몸 전체가 모래 범벅이었어요. 털어도 털어도 모래가 계속 나왔습니다. 하필 모래가 잘 붙는 재질의 옷을 입고 가서 다 털었다 싶으면 모래가 또 나오고, 다 털었다 싶으면 또 나왔습니다.


여러분은 부디 모래가 잘 떨어지는 옷을 입고 가세요. 안 그러면 저처럼 허리춤에 손가락을 넣고 계속 모래를 털어내야 할 수도 있으니까요. 숙소에 와서 모래 묻은 옷을 팡팡 소리가 나게 털고 빨래를 돌렸지만 같이 해수욕을 즐겼던 모래 친구들은 아직도 옷에 붙어있습니다. 혼자 남해 여행을 왔다가 요상한 친구들을 데리고 가네요.


바다와 해수욕. 정말 행복하고 좋았지만 모래는 쉽지 않았습니다. 만약 모래사장이 있는 해수욕장을 간다면 수영복을 입는 걸 추천드릴게요. 저처럼 일반 옷을 입고 가면 집까지 모래를 끌고 올지도 모릅니다.


바다는 참 좋지만 옷 속의 모래와 갯강구는 곤란합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바다를 즐기고 싶다면 이 둘을 조심하세요. 아 물론 안전도 조심하세요. 언제든 안전이 최우선입니다. 하지만 가능하다면 갯강구도 피해 주세요. 그리고 모래가 잘 붙는 재질의 옷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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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계절과 바다


- 초경량 팟캐스트 <자몽 에이드와 함께하는 바다를 혼자 즐기는 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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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6월도 얼마 안남았습니다. 아직 초여름이지만 여름의 한가운데로 들어가기 직전입니다. 사실 지금은 해수욕장도 개장 안했고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도 아니라서 바다를 즐기기에는 조금 애매할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곧 장마죠. 제주도는 벌써 장마가 시작했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그럼 지금이라는 계절에 바다를 즐기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사실 비가 오면 바다를 즐기기가 어렵습니다. 비가 적게 오면 바다에 들어갈 수도 있겠지만 흐린 하늘에는 해수욕하는 재미가 반감되죠. 그리고 일단 장마가 시작되면 계속된 비로 우울해지기도 합니다. 바다를 즐기는 모습에는 신나고 액티비티한 이미지가 떠오르는데 비가 온다고 하면 그런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죠.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집에서 바다를 느껴보는 건 어떨까요? 저는 고래를 좋아합니다. 그래서 고래 다큐멘터리 보는 걸 좋아하는데요. 그렇게 집에 누워서 고래 다큐멘터리를 보다 보면 바다에 들어온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꼭 고래와 수영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죠. 일종의 예습이랄까요?


바다에 들어가기에는 애매하고 게다가 장마가 시작될 지금의 계절. 이런 계절에는 집에서 에어컨을 켜고 바다와 관련한 영상을 보는 건 어떨까요? 다양한 해양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바다에 대한 지식도 쌓고 바다 환경에 대한 고민을 해보는 시간을 보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더 나아가서는 해양보호 단체에 후원을 한다거나 바다와 관련된 굿즈나 소품들을 둘러봐도 좋을 것 같아요. 바다를 즐기기 애매하다면 바다를 즐기기 위해 준비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거죠. 뜨거운 햇살 아래에서 시원한 바다에 뛰어들 내 모습을 상상하며 오늘은 집에서 바닷속을 유영하는 바다 생물들을 구경해 보세요.


어쩌면 이런 과정이 바다를 더 사랑하게 만들어줄지도 모릅니다. 곧 다가올 새로운 계절을 기다리며 지금의 계절을 즐겨주세요. 그래도 당장은 비가 안 오니 바다를 보러 가실 일이 있다면 바다를 힘껏 즐겨주세요. 부디 바다를 보며 여러분이 행복을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번주 뉴스레터는 여기서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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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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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의 추천곡

Remi Wolf - Motorcy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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