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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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초경량 에디터 김지후입니다. 세 번째 뉴스레터로 인사드립니다.
이번주 뉴스레터 주제는 사랑과 그릇입니다. 저번주 뉴스레터를 마무리하고 화장실에 앉아있는데 그릇이 문득 떠오르더군요. 그래서 오늘은 그릇에 대해 말해보려고 합니다. 그릇에 담긴 사랑은 무엇이 있을까요? 어떤 스타일의 그릇을 좋아하는지도 있을 수 있겠고 그릇에 사랑을 담는 방법도 있겠죠. 예를 들면 사랑이 담긴 요리라던가요.
오늘은 그릇에 사랑을 담는 방법에 대해 얘기해보고자 합니다. 그릇에 사랑을 담는 방법이라. 어떤 것이 있을까요? 우선 이런 게 있을 것 같습니다.
“제일 아끼는 그릇이야.”
연인의 집에 놀러 갔는데 연인이 이 말을 하며 그릇을 꺼냅니다. 그리고 그 그릇에 요리를 담습니다. 연인의 취향이 가득 담긴 그릇. 그리고 떨어트리면 바로 깨져버릴 것 같은 그릇. 그릇에 사랑을 담는다는 건 이런 게 아닐까요. 아끼고 조심해야 할 것을 건네준다는 것. 나에게는 가장 아끼는 그릇을 줬지만 막상 연인은 평범한 그릇에 요리를 담아 먹는 모습. 이런 모습을 통해 저는 상대방의 사랑을 느낄 것 같습니다.
"사랑을 담아줄게."
우리는 그릇을 선물하기도 하니 그릇에 사랑을 담는 일이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면 그릇에 대한 나만의 사랑은 무엇일까요. 저는 설거지할 때인 것 같습니다. 친구들이 자취방에서 놀러 온다면 분명히 우리 집에 있는 그릇을 쓰게 됩니다. 그럼 한바탕 설거지거리가 나오죠.
그리고 며칠이 지나 자취방에서 혼자 밥을 먹고 나면 얼마 없는 설거지를 하게 됩니다. 그러다가 내가 오늘 쓴 그릇이 며칠 전 친구가 썼던 그릇인 게 생각나죠. 그러면 그 친구가 문득 보고 싶어 집니다. 만약 그게 연인이라면 더욱 보고 싶어 지고요.
나의 손때가, 친구의 숟가락질이, 연인의 젓가락질이 담겨있는 그릇. 어쩌면 그릇에는 이미 사랑이 담겨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릇을 꺼내고 넣을 때마다, 닦고 씻을 때마다 이 그릇을 썼던 사람들이 생각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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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어디서 그릇을 사셨나요? 저는 다이소에서 샀습니다. 왜냐하면 돈이 없었거든요. 정말 없는 거 빼고 다 있다는 다이소. 다이소를 둘러보면 무난한 그릇들이 다양하게 있습니다. 하지만 싼 가격에 괜찮은 퀄리티라 자취생들은 눈 돌아갑니다. 요즘은 다이소에 막걸리 잔도 팔더라고요. 신기했습니다.
라이프스타일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공감하실지 모르겠습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라이프스타일을 좋아하는 자취생들은 공감하실지 모르겠습니다. 예쁜 그릇을 정말 좋아하지만 돈이 없어서 무난하고 내 취향이 아닌 그릇을 써야 했던 경험이 있지 않나요. 다이소에서 평범한 그릇 하나를 집은 다음 생각했었습니다.
“나중에 돈을 많이 벌면 예쁘고 내 취향의 그릇 세트를 살 거야.”
그릇뿐만 아니라 다른 걸 살 때도 그랬던 것 같습니다. 어차피 작은 자취방이고 벽지는 이미 집주인이 꽃무늬로 도배해 버려서 인테리어는 나중에, 그릇도 나중에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다이소 덕분에 그릇 사는 걱정을 덜했죠. 일단 싸고 철제나 플라스틱 그릇을 쓰면 튼튼하니까요.
이런 경험이 있다 보니 길에서 예쁜 그릇을 보면 자연스레 눈이 돌아갑니다. 저런 그릇에 맛있는 요리를 담아 먹는 상상을 하죠. 그럼 저도 모르게 마음이 흡족해집니다. 어쩌면 이런 게 꿈이 아닐까요? 이루고 싶은 것. 저에게 있어서는 취향저격 그릇 세트가 그렇습니다. 이 글을 쓰며 또 다짐하게 되네요. 예쁜 놋그릇 세트를 꼭.. 꼭.. 살 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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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지금의 계절을 잘 보내는 법에 대해 고민하시나요? 저는 자주 그러는 편입니다. 지금이라는 계절에만 즐길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것들이 있잖아요. 저는 살면서 그런 것들을 마음속에 꼼꼼히 새기며 살아갑니다. 봄에는 신록을 구경하고, 여름에는 바다를 놀러 가고, 가을에는 높아진 하늘을 구경하고, 겨울에는 방어를 먹어야 해..
이런 것들을 잊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래야 삶과 마음이 풍요로워지는 기분이거든요. 이 계절에서만 즐길 수 있는 것들, 이 계절을 잘 보내는 법들을 생각하고 실천할 때 나의 삶과 이 계절에 충만한 느낌이 듭니다. 그런 의미로 오늘은 그릇을 활용해서 이 계절을 잘 보내는 방법을 생각해보려고 해요.
6월 중순인데 벌써 매우 덥습니다. 글을 쓰는 오늘도 최고기온이 30도가 넘었더라고요. 이렇게 더운 날을 어떻게 보내면 좋을까요. 저는 커다란 스테인리스 그릇을 써보려고 합니다. 스뎅 그릇에 얼음 동동 띄운 화채나 오이냉국을 담고 친구들과 국자로 떠서 먹는 건 어떨까요? 아니면 그릇에 얼음을 가득 채우고 그 안에 음료나 술을 넣어서 주변 사람들과 시원하게 한잔씩 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는 비빔밥입니다. 왜인지 양푼에 집에 있는 온갖 재료를 때려 박고 비빈 비빔밥을 생각하면 여름이 떠오릅니다. 밝은 햇살, 아무도 안보지만 그래도 틀어놓은 TV, 복작복작한 분위기, 스뎅 그릇에 숟가락이 계속 부딪혀 들리는 댕~ 소리. 이런 분위기에서 함께 비빔밥을 먹으면 나 정말 여름을 잘 보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 것 같습니다.
지금 계절에 맞는 여러분의 그릇 활용법은 무엇인가요? 지나고 나면 한참을 기다려야 할 지금의 계절을 즐겨주세요. 예쁜 그릇과 눈부신 햇살. 오늘은 그릇을 보며 여러분이 좋아하는 것들을 떠올리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번주 뉴스레터는 여기서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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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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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의 추천곡
Denny Wright - Hawaiian Cockt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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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비에서 발송되는 이번주 뉴스레터는 스티비 크리에이터 트랙 업그레이드 이슈로 다음주에 발송될 예정입니다. 참고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