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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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초경량 에디터 김지후입니다. 두 번째 뉴스레터로 인사드립니다.
이번주 뉴스레터 주제는 사랑과 자전거입니다. 사랑과 자전거 하면 어떤 것이 떠오르시나요? 저는 연인과 함께 타는 자전거가 떠오릅니다. 다른 사랑의 버전이라면 부모님이 가르쳐주는 자전거가 있겠네요.
하지만 오늘은 연인과 타는 자전거에 대해 말해볼게요. 정말로 설레죠. 아주 기분 좋아요. 보통 자전거 데이트는 날씨 좋은 날 하기 때문에 자전거 타기 전부터 이미 기분이 좋습니다. 날씨 좋은 날 손을 잡고 걷다가 길에 놓인 공유 자전거를 보고 말합니다.
“우리 자전거 탈래?”
상대방이 좋다고 말하면 핸드폰을 켜고 키득거리며 자전거를 빌린 다음 힘차게 페달을 밟습니다. 페달을 밟을수록 바람이 얼굴을 빠르게 스쳐가죠. 자전거에 속도가 붙으면 흩날리는 머리와 함께 우리의 젊음을 이 도시에 뿌리는 느낌이 듭니다.
젊음과 낭만.
20대의 사랑과 자전거는 이런 이미지가 있는 것 같아요. 날씨가 좋다 못해 청명한 날 우리는 자전거를 타고 바람을 느끼고 또한 우리의 사랑을 느끼고. 아주 낭만적입니다. 아주 바람직하죠.
그리고 자전거를 같이 타고 간다는 건 속도를 맞춰 가야 한다는 걸 말합니다. 그래서 같이 자전거를 타면 동행이라는 단어가 떠오르죠. 이건 연인과 자전거를 타던, 가족과 타던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부모님과 같이 탄다면 부모님이 힘들어하시지는 않는지, 잘 따라오고 계시는지 확인해야 하죠. 왜냐면 그것이 사랑! 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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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만 보면 자전거는 다 좋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어요. 오래 타면 사타구니가 아프다는 것. 그래서 내릴 때 조심해야 합니다. 연인과 자전거를 오래 타다가 내리고 나서는 아무렇지 않은 듯 사뿐히 걸어야 합니다. 아픈 사타구니를 의식해서 아무 생각 없이 어기적거리면 좀 그래요. 어기적거리다가 연인과 눈이 마주치면 더욱 이상하고요.
왜 이런 숭한 이야기까지 하냐고요? 왜냐면 초경량은 가볍고 사적인 라이프스타일 뉴스레터이니까요. 어찌 됐든 사타구니의 문제는 사랑과 자전거를 생각할 때 항상 고려되어야 합니다. 다들 알잖아요. 이런 숨겨진 요소들이 실제로는 중요하다는 걸요.
그러니 우리 공유자전거를 탈 때는 가볍게 타도록 해요. 괜히 무리하지 말고요. 자전거를 오래 타보신 분들은 아실 겁니다. 생각보다 고통이 강하다는 걸요. 전에 한번 친구들과 전철역 4개 거리를 자전거로 이동했던 적이 있는데 쉽지 않았습니다. 사타구니의 고통이 며칠 갔습니다.
그리고 체력적으로도 힘들었습니다. 허벅지에도 무리가 갔죠. 역시 사람은 자신의 분수를 알아야 해요. 젊음은 만능이 아닙니다. 그러니 연인과 자전거를 탈 때는 하하호호 이 4글자를 명심하세요. 하하호호하며 자전거를 타다가 이 4글자 중 하나라도 헉이나 후욱으로 바뀌면 당장 자전거에서 내려 대중교통을 타는 걸 추천드립니다. 하하호호. 저는 이 4글자가 사타구니와 함께 사랑도 지키는 단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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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월요일. 저는 뉴스레터를 쓰기 위해 서울의 따릉이를 빌려 자전거를 탔습니다. 뚝섬역에서 내려 한양대역까지 자전거를 타고 갔어요. 6월 초의 좋은 날씨와 도시의 활기가 페달을 밟는 발을 들뜨게 했습니다. 먼 거리는 아니었어요. 사실 좀 더 타고 싶었네요. 이럴 거 알았으면 뚝섬역이 아니라 2전역인 성수역에서 내릴걸 그랬나 봐요.
자전거에서 어떤 나만의 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요? 저는 자전거를 타는 걸 좋아하는데요. 그건 바람 때문인 것 같아요. 날씨 좋은 날 자전거를 타면 느껴지는 내 얼굴을 스쳐가는 바람들. 시원하고 부드러운 바람이 얼굴을 샥샥 하고 스쳐갑니다. 저는 자전거의 이런 부분을 사랑합니다.
그리고 자전거에 담긴 낭만을 사랑합니다. 빵빵 거리는 도시를, 한강변을, 동네 골목길을 달리는 자전거. 자전거와 함께 도시를 달리는 연인. 이런 모습들이 나를 낭만적으로 만들어준다고 생각해요. 어쩌면 자전거는 타는 이에게 낭만을 부여하는 존재일지도 모릅니다.
나만의 사랑. 자전거를 타며 찾아보세요. 요즘 날씨도 좋은데 자전거를 타보는 건 어떨까요? 해질 무렵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낭만을 느껴보세요. 어쩌면 사랑과 낭만은 멀지 않은 곳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추신. 6월 3일이 세계 자전거의 날이었대요! 저는 자전거의 날에 자전거를 탄 사람이 되었군요. 우연이긴 하지만 참 기분 좋은 소식입니다. 세계 자전거의 날은 지났지만 자전거에 대한 사랑과 낭만은 영원할 겁니다. 오늘 자전거를 타며 오늘을 여러분의 자전거의 날로 만들어주세요.
이번주 뉴스레터는 여기서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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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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