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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월의 미도리 Aug 01. 2021

여름의 한가운데에서

흔들리는 밧줄 위에서 춤을 추는  소녀의 동공이 위태롭다.  발의 발꿈치를 높게 들어 올려 중력을 거스르고  몸의 근육이 외부의 압력을 받아 몹시 긴장한다.  곳을 잃은 마음  조각이 허공 위에 걸린  그녀의 움직임을 응시한다. 외부의 온도는 40도에 달하는 더위임에도 그녀의 피부는 한기로 가득 찬다. 그녀의 하얀 다리를 타고 흐르는   줄기는  차갑게 응고되어 피부의 표면에 남아버린다. 세찬 빗줄기가 내리고 그녀의 몸이 위태로이 흔들린다. 그녀의 동공이 다시 중심을 잡고 허공 위에서 표정 없는 움직임을 전사하지만, 피부의 표면에 쌓인 한기에 그녀의 몸이 힘없이 요동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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