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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길우종 Apr 22. 2024

너를 가장 사랑했던 사람

#3 내가 사랑 받을 자격이 있을까?

https://youtu.be/Dim0IaRv63U?si=wBoOTeK_R6oQ1MiX

<BGM>




상담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동안 정말 잘 해오셨네요. 대단해요.'


그 말을 듣자마자, 서럽게 우는 내면아이를 다독여주면서 나는 카페라떼를 한모금 마시고 말했다.


'선생님, 저는 제 자신을 정말 많이 사랑해요. 언제나 일기를 쓰구요, 

열심히 일한 날은 혼자 캔맥주도 마시구요..

그런데 제가 상실을 느낄 때면.. 어렷을 적 기억때문인지. 가슴과 등이 답답하고..불안함을 온몸으로 느껴요. 그것도 제 자신이기에 받아들이고 살아왔지만, 그걸로 잃는게 너무 많더라구요. 이렇게 부족한 제 자신이 사랑받을 자격이 있나 싶구요. 그래서 친구 연인 모두가 떠나가는가 싶어요. '


상담 선생님은 티슈를 건네어주셨다. 어느새 나는 울고 있었나보다.

'길개씨를 가장 사랑해줬던 사람이 누구에요?


서럽게 울던 내면아이가 갑자기 고개를 치켜 들었다.

'당연히 우리 외할머니지. 그렇지? 형?'

'어..그래..맞아 우리 외할머니.'



나는 어렸던 시절 회기동에 외할머니 손에서 자랐다.

할머니는 항상 나에게 좋고 예쁜 말만해주셨다. 

'길개 너는 진짜 좋은 애야, 지나가다 본 꽃, 어른들보면 꾸벅 꾸벅 인사하고 안부를 뭍는 모습이 참 예뻤단다'


나는 할머니의 그말을 들을때마다 기분이 좋았다. 그래서 더욱 더 열심히 인사하고 안부를 뭍는 

밝은 아이로 자라났다. 

어른이 되서도 매주 할머니를 찾아갈때면 동네 어른들, 야쿠르트 아줌마 모두 나를 반겨주셨다. 

이런 행복들을 메모장에 항상 적고, 기록했다. 그 덕분에 그림과 스토리를 만드는 그런 작가가 될 수 있었다.

누군가는 이걸보고 유난 스럽다 했지만, 우리 할머니는 나더러 섬세하다고 항상 칭찬해주셨다.


그리고 2021년 내가 학교를 졸업하고, 일을 할때 할머니께서 돌아가셨다.

병상에 누워서 미음만으로 4년을 버티시던 우리 외할머니.

한번은 내가 창업에 실패하고 힘들어 할때 병상에서 내 소식을 들으셨다고 한다.

그때, 말도 잘 못하시는 분이  우리엄마에게 이야기하셨다고한다.


'길개한테 잘해줘라. 진짜 따뜻하고 좋은 애야. 착하고. 엄청 잘될거야. 길개 걔는 잘될 수 밖에 없어.

그러니까 예쁘고 좋은 말만해줘라. '


내면아이가 내게 말했다.

'형, 외할머니덕분이야. 그래서 우리가 많이 사랑 줄 수 있었던 것같아. 그렇지?

우리 엄청 많이 사랑받으며 자랐어.'

'어..그래..맞아 우리 잘못이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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