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리함의 역설
편리한데 왜 불편해져?
당장에 의아하게 느낄 역설적 문장이다.
편리함은 물론 좋은 거여.
내 직업인 UX Designer도 User experience의 줄임말이니, 물론 유저의 경험 자체는 편리함 쪽으로 계속 발전해야한다. 근데 유저들은 이제 막말로 느낄만큼 느꼈다(?)
편리한 세상이 될수록, 원래 별생각없던 서비스는 불편해지기 마련이다.
배민이 없던 세상을 살아갈 수 있을까?
전단지와 전화번호부에 짜장면 집 전화번호를 일일이 저장하는 세상을 다시 살 수 있냐구요!
뜨악일 것이다!
질문을 바꿔보자.
배민이 너무 편리한데, 나름 괜찮은 앱인 지역 배달 앱을 만족하면서 쓸까?
아니, 쓰긴 할까?
질문을 한 번 더 바꿔보자.
편리한 서비스는 조금 덜 편리한 서비스를 불편하게 만들까?
말 장난 하는 것 같은데, 쉽게 말하자면
사용자는 익숙해진다.
생각하지 않고도, 해낼 수 있게 된다. 근데 유저 인터페이스가 쉽게 할 수 있는 데에 요즘은 혈안이 되어있기 때문에, 더욱 쉽게 해낼 수 있다.
UX 계에서 유명한 <사용자를 생각하게 하지마!> 책 이름처럼,
기획자들은 더더욱 쉽게, 더더욱 편리하게 사용자들이 Task에 몰두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다.
사용자들은 익숙함에 속아 편리함을 잊어버렸다.
기준이 너무 높아져 간다.
불편함을 마주치면 참을 수 없어진다.
이제 사용자들은 안정기를 떠나, 몰입의 강도를 높여간다. 불편함을 마주치면 참을 수 없어진다.
사용자가 참는 법을 배워야 할까? PAUSE?
햇살도 바람에 일랑이는 들풀도 볼 시간 없이
작디 작은 6인치 화면에 갇혀서
나도 모르게 숏폼을 위아래로 쓸어넘기고 있다면 내려 놓아야겠지.
뇌가 바사삭 된다고 하니깐 내려놓아봄직 하다.
UX는 이제 어디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까?
계속해서 고민하면 된다. *고민해도 도달하기 어렵다.*
UX를 생각해서 불편함을 없애고,
즐거움을 주는 방향을 잡는 것은
나쁜 게 아니다.
체류 시간을 높이는 것과
구매를 유도하는 것에만
매몰되지 않으면 좋겠다.
넷플릭스 <소셜 딜레마>를 보았는데, 인**그램을 떠난 직원들의 인터뷰를 봤었다.
목표는 오직
얼마나 더 오래 머물게 할까?
어떻게 구매하게끔 할까?
그 외엔 아무 것도 고려하지 않는다고.
이 사람 뇌가 중독이 될지, 사회에 어떤 영향을 줄지, 인생에 어떤 의미가 될지는 고려하지 않는다니.
좋은 유저 경험은 이익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생각한다.
더 나은 미래, 실제 현실에까지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게 하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