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에 태어난 게 잘못은 아닌데 (15)

남녀갈등? 사이좋게 지낼 기회가 있기는 했나

by 이묵돌

십수 년 전, 미국 국적의 예술가 바브라 스트라이샌드는 한 사진사와 무료 이미지를 취급하는 온라인 서비스에게 소송을 제기했다. 캘리포니아 해안을 따라 찍은 약 12,000장의 항공사진 중에서, 자신의 저택이 찍힌 것에 대해 '명백한 사생활 침해니 하루빨리 사진을 내려달라'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그러나 그 사진들은 어디까지나 캘리포니아 해안의 침식과정을 파악하기 위해 촬영된 것이었다. 무료 이미지로 올라와있긴 했지만, 그땐 비교적 인터넷 보급도 덜 됐거니와 저작권 인식도 희미하던 시절이었다. 모 예술가의 저택이 찍혔든 말든 일반인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소재는 아니었다. 그 소송 사실이 전파를 타고 미국 전역에 알려지지 않았다면 말이다.


인간의 심리라는 게 그렇다.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어 지고, 나만 모르는 비밀은 당장이라도 알고 싶어 지는 법이다. 실제로 그 사진에 찍힌 거라곤 절벽으로 된 해안가와 수영장이 딸린 평범한 저택들 뿐이었다. '어떤 예술가가 보여주기 싫어서 소송까지 걸었다는 사진'이 되지만 않았어도, 미국 전역에 있는 수십 수백만 가까운 사람들이 찾아 조회하는 일은 결코 없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는, 예의 해프닝을 통해 '어떤 정보를 감추거나 숨기려고 하다가 오히려 공공연하게 알려지는 현상' 자체를 '스트라이샌드 효과 Streisand effect'라고 부르게 됐다는 후문이다.




창업 회사의 대표로 활동하던 당시 나는 영업이며 네트워킹 자리를 수없이 드나들며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었다. 모든 자리가 유쾌한 건 아니었지만. 지금 떠올려보면 재밌는 기억도 꽤 많다. 처음 적응하기 까진 꽤 시간이 걸렸다. 나라는 인간 자체가 사람 많은 곳에 가면 지레 겁을 집어먹는 데다, 사업적 목적을 갖고 모르는 누군가와 대화를 나눈다는 것이 마냥 어렵게 느껴졌던 것 같다.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 술을 잔뜩 마시고 사무실에 돌아갈 땐 '어쩜 나는 회사 대표감은 아닐지도 몰라' 같은 생각을 한 적도 있었다. 하긴 나중에 보니 사실이었지만.


새로운 자리에서 새로운 대화를 시작할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새로운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내가 자주 쓴 방법이다. 이때 던지는 질문은 듣는 사람이 불쾌하지 않을 범위 내에서 얼마든지 새로워도 좋다. 가령 나는 내 나이대의 여성분을 마주칠 때마다 꼭 두 가지 질문을 해보곤 했다. 첫 번째는 '남녀공학과 여중여고 중 어느 쪽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는지'였고, 두 번째는 '학교 주변에서 바바리맨을 목격한 경험이 있는지'였다.


이상한 의도는 아니고, 순수한 호기심 때문이었다(난 대답을 들은 뒤에 이유를 설명해드렸다). 그 무렵 나는 내가 관심 있게 고민하던 문제에 대해 나름의 통계를 만들어 보곤 했다. 이 경우는 성갈등과 관련된 소재였는데, 이를테면 '여중, 여고가 성관련 범죄율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같은 것들이었다. 2017년 말까지 이 느닷없는 질문에 대답해주신 여성분은 총 42명이었다.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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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6월, 해당 브런치북 연재분이 <마카롱 사 먹는 데 이유 같은 게 어딨어요?> 출판사를 통해 정식 출간되었습니다.


따라서 3화 이후의 전문은 보여지지 않으며, 중간에 책 구매 링크로 전환했습니다.


가급적이면 저도 오픈해놓고 싶지만, 제 글을 믿고 투자해준 출판사, 그리고 이 부족한 글을 책으로 구매해 책장에 꽂아놓으실 독자분들께 저 나름의 예의를 지키고 싶습니다.


따라서,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들께는 죄송스럽지만, 나머지 내용은 책을 구매해서 읽어주세요.

책에 실린 것은 편집자의 손을 거친 글로서 온라인 버전에 비해 훨씬 깔끔한 문장이 되었습니다.

제가 즐겁게 쓴 글을 여러분 또한 즐겁게 읽고, 또 생각날 때마다 책장에서 찾아뵐 수 있다면

저로선 더없는 행복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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