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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원기둥 Jul 05. 2023

친구의 놀림에 대처하는 방법 3가지

5세 아이의 사회생활


세 식구가 오랜만에 함께 하는 평일, 저녁을 먹고 나는 설거지를 하고 남편과 아이는 목욕을 한다. 나는 설거지를 하며 이어폰을 꽂고 나만의 시간을 누려본다. 남편과 아이가 놀고 있는 듯한데 아이가 나를 찾는 소리가 어렴풋 이어폰 너머로 들린다. 나는 나만의 시간을 챙기려고 "엄마 설거지 다하고"라며 건성으로 답했다.  그런데, 아이가 남편에게 "00 이가 뚱땡이라고 했어"라는 억울한 소리가 이어폰을 뚫고 들려왔다. 


'뭐라고?' 

나는 하던 설거지를 제쳐두고, 이어폰을 벗어버리고 와서 얘기를 들었다. 


00 이가 우리 아이랑 또 **이랑 &&이 한테 "뚱땡아"그랬다는 거다. 

"너는 마음이 어땠어?"라고 물어보았다. 우리 아이가 "뚱땡이"라는 놀림쯤엔 '뭐래'하며 무시해 넘길 수 있는 강철 멘탈이길 바라는 마음을 갖고 질문을 했으나 아이는 "마음이 안 좋았어"란다.(내 기대와 달리) 

사진: Unsplash의Alexander Dummer

십몇 년을 아동발달과 행동을 공부한 나이지만 막상 내 아이가 마음 상하는 일을 경험했다니 감정이 앞서서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부모로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나 싶었다. 그래서 남편에게 먼저 토스했다. 


나: 여보는 어떻게 할 거야? "뚱땡아" (바로 역할극 시작)

남편: 친구끼리 사이좋게 지내야지~

역시 우리 남편은 평화주의자이다. 둥글둥글 모두 좋게 좋게 잘 지내자는 주의이다. 남편이 대답해 주는 동안 대처방법이 바로 생각이 나서 셋이 함께 연습해 보았다. 


나: 이번엔 나한테 해봐바.

남편: 뚱땡아

나: 나 뚱땡이 아니야. 기분 나빠. 하지 마!

나의 대답에 남편은 씽긋 웃는다. 나도 스스로 만족스러워서 씽긋 웃어본다. 우리 둘의 역할극이 재미있어 보였는지 아이도 적극 동참한다. 


나: 이번엔 엄마가 00이야. "뚱땡아!"

아이: 나 뚱땡이 아니야. 기분 나빠. 하지 마!!


거울처럼 내가 했던 말을 바로 잘 따라 하는 아이가 기특했다. 이번에는 아이가 오줌아를 해보란다. 


나: 오줌아!

아이: 나 오줌 아니야. 기분 나빠.

나: (작게) 하지 마

아이: 하지 마!


자신의 기분과 욕구를 표현할 수 있도록 여러 번 연습해 본 후, 친구의 부적절한 행동을 강화하지 않도록 "무시하기"를 덧붙여 연습해 보았다. 


아이: 방구야.

나: 나 기분 나빠. 하지 마! 그리고 00이 말고 다른 친구한테 가서 놀아. (하면서 남편에게 가서 **아 우리 같이 놀자 하면서 노는척하고 안김)


아이와도 몇 번 함께 해 본 후, 마지막으로 어른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방법을 연습해 보았다. 


아이: 오줌아

나: 나 기분 나빠. 하지 마!! $$$선생님(담임샘 이름) 00 이가 오줌이라고 해서 속상해요. (남편에게 달려가서) 


친구가 놀리는 상황에 대한 역할극을 여러 번 하고 나서 아이는 우리를 유치원놀이로 이끌었다. 유치원에서 물놀이를 했던 날의 상황을 아이가 이끄는 대로 놀이를 하다 보니, 유치원 생활이 살짝 그려지기도 해서 귀여웠다. 이런 귀여운 역할극을 하면서 처음의 걱정되고 속상했던 나의 마음은 사라졌다. 


사진: Unsplash의Ben McLeod

친구가 놀리는 말을 해서 아이가 속상한 마음이 들었다니, 나도 마음이 속상했다. 그리고 놀리는 말을 하는 아이와 부모를 비난하는 마음이 처음에 올라오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내 그런 일들이 아이의 사회생활 속에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수용하였고 함께 즐겁게 대처방법을 이야기 나눌 수 있었다. 


이 세상은 무균실이 아니다. 우리의 기대와 달리 갈등과 어려움은 있게 마련일 것이다. 즐거움과 환희가 있듯이.. 자신만의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소중한 5세 어린이를 부모가 된 우리 부부는 지켜보고 응원할 뿐이다. 


너의 일상을 나누어 줘서 고마워! 

우리는 언제나 너를 응원해!!





<친구의 놀림에 대처하는 방법 3가지> 


1. 욕구와 감정을 말하기 (나 기분 나빠. 하지 마) 

2. 친구의 부적절한 말이나 행동 무시하기 (다른 친구와 놀기) 

3. 어른에게 도움 요청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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