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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동에서 홀로서기
Nov 21. 2024
나에게 차단당했다고 굳게 믿으나
왠지 차인 것 같은 느낌을 지우기 힘든
나의 절친인 그녀는 우리 중 제일 먼저 결혼을 했었더랬다.
타팰에 살던 그녀의 친정 덕에 난생 첨
호텔 같은 집에서 함 들이는 것도 보고
결혼식 본식 웨딩 끝나고 핸드폰과 신발이 든 그녀 짐을 친절히 든 채로
갈비탕을 먹은 죄로ㅡ그녀의 폐백이 많이 지연되었다는,..
평생 사죄하는 마음으로 살자 했는데,
내 결혼식 촬영드레스 봐달라고
그녀의 큰아들이 이모가라고 소리 지를 때까지
그녀의 집에서 드레스를 갈아입었으며,
신행 사진기도 빌리고
태교여행 갈 때 입을 휴양지 원피스도 잘 빌려 입었다.
아들 둘 맘에 딸 맘인 그녀는
나의 언니이자 친구, 서포터이자 상담자였다.
둘째 아이를 유산했을 때 박사 자퇴를 한 그녀의
맘에 불을 지펴 박사를 재입학하게 한 것도...
사실 나의 영향이 없지 않다.
우리는 서로에게 롤 모델이고
경쟁자였나 보다.
사실 나...
그녀의 결혼식 촬영 때
안 갔다.
들러리 서기가 싫었다.
그리고, 몇 주전 자료수집하기 위해
우리 학교에 온 그녀의 날씬한 몸매를 보고
부러웠다.
무엇보다
큰 반클 목걸이를 하고 온 게 마땅치 않았다.
나에게는 이상한 자가 하나 있다.
사람에게는 누구에게나 그들만의 계량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대면 한없이 인자하게 늘어나고
저기에 대면 한없이 인색하게 줄어드는
편견과 차별의 자 말이다.
한없이 인자했던 나는
인생 2막을 맞아
개편을 단행했고
자기 노출과 연락의 기대 수준에 못 미치는
자들을 가차 없이 손절하기로 하였으니...
하루도 지나지 않아
들려오는 그녀의 대상포진 소식에...
오만하고 강퍅했던
나의 선택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질 지어다.
나의 함이 들어올 때 갓난이까지 세 아이를 업고 안고 왔던 내 친구...
셋째가 척추이분 수술을 안 해도 된다고 내 앞에서 펑펑 울던 내 친구...
심한 우울증이던 내가 깊은 수렁에서 나올 때까지
한 마디도 묻지 않던 친구..
그리고 아빠의 치매로 잠이 안 온다고 지나가던 말처럼 하던 내 친구..
오늘 나는 친구를 잃었다.
질투로
그리고 자존심으로..
Brunch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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