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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앞에서 뻐기기

라테는

탄천교 하나 건넜는데

신천지가 펼쳐진다.


아이 대학 합격 전에는

비밀에 부쳐 주말 숙소 잡아 보낸다는 대치학원가.


바스락거리는 낙엽은

가을가을가을한데

내 아이

전장으로 밀어 넣을 생각 하면

가슴 시리게 얼어붙는다.


욘석에게

권태가 오지 않을까

회의가 잠식하지 않을까

우울이란 얼굴을 하고

온갖 못된 감정이 찾아오면

떨쳐낼 만큼

뜨시고 큰 사랑 주었나.


열 살

제법 승질 드런 내 흉내 내가며

자아를 키워가는 아이를

물가에 내놓은 어미 심정으로

그렇게 살살 떠밀어본다.


뭐든 좋아

음악을 듣든

만들기를 하든

계획을 세우던


티브이 앞에 네 인생 황금기의 시간을

갖다 바칠 생각 말고

살란 말이야. 살아 보란 말이야.

살아 볼 작정을 해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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