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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ordonSun Sep 10. 2022

The First Collection of Poems

첫번째 눈뜨기

그대를 보고 싶은 마음으로

꽃을 보고 싶은 마음으로

오늘 아침 시원한 공기를 마시며

슬픔을 잃은 사람처럼 터벅 터벅 걷는다

해를 보고 싶은 마음으로

오늘 아침 뿌연 안개를 안으며

벙어리의 커다란 울부짖음같이 저 하늘을 본다

그대를 보고 싶은 마음으로

오늘 아침 촉촉히 내리는 비를 맞으며

도화지같은 저 하늘에 그대와 걸었던 그 길을 그려본다

   - 92.6.22.달 -


햇살, 바람 그리고 구름

따스한 햇살을 안고 바람을 사랑한다

솜사탕같은 구름을 만지며 메마른 이 땅을 사랑한다

장미빛의 앵두를 보며 나의 미래를 사랑한다

따스한 햇살이 피곤한 나의 몸을 반기고

신선한 바람이 피곤한 나의 마음을 즐겁게 해주고

어두운 구름이 피곤한 나의 눈을 기쁘게 해준다

햇살을 사랑하는 마음때문에 오늘 나는 행복할 수 있고

바람을 사랑하는 마음때문에 오늘 나는 웃을 수 있고

구름을 사랑하는 마음때문에 오늘 나는 참을 수 있다

나에게 한가지 사랑이 있다면

나에게 한가지 소망이 있다면

저 밤하늘의 한떨기 별이 되어 다정한 연인을 아름답게  하는 것이며

나에게 한가지 기쁨이  있다면

너와 내가 사랑으로 하나가 되어지는 것이며

나에게 한가지 슬픔이 있다면

나를 사랑하는 그대에게 사랑을 주지 못한다는 것이네

나에게 한가지 사랑이 있다면

그대에게  더욱 더 가까이 갈 수가 있을텐데

   - 92.6.20.흙 -


아침의 아침에

고요한 아침의 아름다움을 깨우는 한마디의 외침과 함께

오늘도 지금처럼 상쾌한 마음으로 검푸른 두꺼비와 마음을 맞잡고

저 우유빛같은 하늘에서 얼굴을 붉히는  태양처럼 살자구나

   - 92.6.25.나무 -


슬픔을 간직한 미소는 한줄기의 빗소리

나의 설움을 하얀 웃음에  담은 채

회색의 오늘을 외치며 보내야지

                 - 92.6.26.쇠 -


하얀 먼지를 일을키며 다시 찾아오는 그리움

저 하늘에 땀을 흘리며 서 있는 햇살이 오늘 나의 마음을 찌를 듯이 노려본다

그리움으로 텅빈 나의 빈 마음을  고향으로 열심히 달려가는 멋있는 바람이 가득 채워준다

한순간의 깊은 한숨은 하나의 조그만 낙엽이 되어 큰가지를 향해 눈물을 보인다

      - 92.6.22.쇠 -


昏迷한 精神

고요한 외침은 소리없는 아픔으로 남고

그리움의 울부짖음은 한떨기의 허망한 꽃이 된다

안주할 곳을 잃은 슬픈 한마리의 새같이

언제나 떠돌 수 밖에 없는 새같이

오늘도 내일같이 즐겁게 살아야지

그리움에 지친 사람의 모습은 웃을 수 없는 웃음이 되고

바쁨에 지친 사람의 모습은 기뻐할 수 없는 기쁨이 된다

   - 92.6.24. 물 (0의 생일을 생각하며) -


가을을 깨달은 순간 밤하늘을 바라보았다.

까만 밤하늘에 별이 총총 떠 있었다.

오리온 성좌를 찾았지만 보이지 않았다. 

나에겐 좋은 일이다. 왜냐하면 아픈 과거가 생각나지 않기 때문이다.

주위의 불빛들이 너무 밝아서 별들이 사라져간다. 멀어져간다.

우린 이 휘황찬란한 세상에 살면서 간혹 이 별들을 잊어버릴때가 있다.

마치 주님을 잊어버리는 것과 같이..............

                                - 94년 10월 27일 밤하늘의 별을 보며 -


고독

창문 밖으로 가을의 끝이 찾아왔을 때

난 형광빛 어둠속에서 잠시 장님이 되었다.

그 깊은 어둠속에서 가을의 끝과 악수를 나누었다.

차갑고 쓸쓸한 가을의 끝.

저 깊은 추위를 예고나 하듯이 가을의 끝은 삐죽 얼굴만 내밀고는

형광빛 어둠속으로 사라졌다.

아무런 미련없이

아무런 기별없이 

아주 잔인하게...

난 오늘도 그저 그렇게 떠나가는 한 떨기의 붉은 입술을 보며

허무한 깊은 한숨으로 추위에 떠는 나의 몸을 안는다.

                               - 94년 10월 31일 -


愛心

난 네가 좋다.

나의 마음 깊은 한 구석에서 너를 좋아하는 마음이 싹트기 시작한다.

이 마음을 감추기엔 너무나 크고,

이 마음을 잊어버리기엔 너무나 간절하다.

금방이라도 터질 것만 같은 이 애심을 

오늘도 저 밤하는 빛나는 별을 보며 나의 작은 가슴에 묻어 둔다.

                            - 94년 10월 31일 -


... 싶은 마음은

차고 싶은 마음은 빗속에 감추고 

던지고 싶은 마음은 쓰레기 통에 넣어 두고

찡그리고 싶은 마음은 거울속에 묻어 버리고

화내고 싶은 마음은 마이크속에 심고

미워하고 싶은  마음은 메모지에 쓰고

때리고 싶은 마음은 허공속에 던져버리고

벗어나고 싶은 마음은 기도속에 새겨두고

놓고 싶은 마음은 펜속에 들여 보내고

남에게 상처를 주고 싶은 마음은 찬양의 고백속에 묶어 두고

아무도 사랑하고 싶지 않는 마음은 주님의 사랑속에 조용히 

눈물을 흘리며 버린다


하루 종일 비가  온 날

어찌나 웃음을 참았던지 

하늘은 입이 터져라 웃음을 토해 낸다.

무엇때문에 그토록 참았을까 ?

하늘의 보이지 않는 손이 간지렵혀서 일까 ?

아니면 대지를 날아다니는 

다양한 인간들의 모습이 우스워서일까 ?

아니면 아무 의미없는 웃음일까 ?

하! 하! 하!

당신은 매우 호탕하군 

당신은 매우 아름답군

당신의 우뢰같은 웃음에 놀랐는지 집을 짓던 

개미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다네

당신의 그 향내나는 웃음에 끌렸는지 광란의 춤을 추던 

푸른 나무들이 이제는 갓 잠이 든 어린 아이와 같다네

당신의 촉촉함 웃음에 편안함을 느꼈는지 

산을 가르는 듯 날아가는 하얀 새가 몸을 맞기는 듯 하네

내가 자네를 좋아하는 이유가 있네

그것은  바로 당신에게는 크고 넓은 웃음이 있다는 것일세


해 따사로움의 검은 피부는 먼지 땅에 피어 난다

활짝 핀 오늘의 빨간 해는 오늘도 무거움으로 웃는다

사랑의 손짓으로 다가오는 하늘의 하얀 햇살은 

새들의 날개짓으로 펼쳐진다

먼지 땅의 파란 먼지는 시원함의 밝은 몸짓으로 올라온다

오늘의 검은 피부에 나의 하얀 이는 환하게 웃는다

어데로 몸을 숨겼는지 노란 꽃들은 보이지 않고 

푸른 손짓을 하는 나무들이 나에게 다가올 뿐이다

해 따사로움의 검은 피부는 먼지 땅에 웃음으로 피어난다

짙은 어둠으로 다가오는 빨간 네온사인 등에

오늘의 웃는 날도 등을 뒤로 한 체 

바쁜 걸음으로 지평선으로 향한다

언제 였을까 ?  

이 어두운 웃음으로 다가와 나에게 기쁜 노래가 된 떄가...

사람이 있다.

풍선처럼 깊은 어둠을 스치고 힘차게 지나가는 사람이 있다

무엇이 이 사람을 기쁘게 만들었을까 ?

저 깊고 어두운 웃음속에서

저 깊고 슬픈 웃음속에서

부족하지만 겸손한 찬양이 아닐까 !

부족하지만 열심있는 모습이 아닐까 !

부족하지만 순수한 웃음으로 

깊은 어둠을 밝게 하는 이들의 소박한 모습이 아닐까 !

깊고 하얀 어둠속의 미소속에 비추이는 

이 사람들의 모습들은 오늘도 아름답다

해 따사로움의 검은 피부는 먼지 땅에 

웃음으로 피어나 깊은 하얀 웃음의 어둠은

사람들의 기쁜 그림자속에 하늘을 향해 두팔을 벌린다

     

....

모든 빛은 딱딱한 마음에 모아지고

사랑은 거치른 가슴에 앉아진다

어느 사랑도 없는 따가운 눈짓 뿐 

아`` 이 마음을 저 하늘에 던져야 하는 

나의 모습아 !

은빛이 너를 보고 있으면 빈 웃음 뿐 

물은 모난 너의 얼굴의 친구가 되고

바람은 어느새 차가운 너의 뺨에 키스한다

어느 사랑도 없는 손가락 질 뿐

아`` 이 마음을 저 높은 산을 향하여 한숨만 쉬는 

나의 모습아 !

무뚝한 너를 보고 있으면 무거운 웃음 뿐

그의 미소는 꽉찬 너의 인격의 문을 두드리고

그의 음성은 내몸의 잡풀을 시들게한다

후`` 이 마음을 마음껏 날려 보낼 수 있어

저 공중의 호수에 나의 몸을 맡길 수 있어 기쁘다.

가득찬 너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나 또한 기쁘다.


금요일의 저녁의 대기는 아름답다

아침은 

모든 피로가 집중된 듯 세상은 자꾸만 좁아진다

태양과 같았던 나의 입술은 커다란 동굴이 되어 버린다

그러면 초대하지도 않은 어둠이 나의 마응에 다가온다

점심은

초대하지도 않은 어둠 덕택에 빛과 만날 수 있다

빛과 나뿐. 아무도 아무 것도 없다

하지만 햇살은 나를 짓누르고 

나는 나를 짜증나게 한다

다이아몬드같은 공간에서 

나는 감옥에 갇힌 죄인처럼 느껴진다

인공의 빛에 지처버린 나의 마음은 

자연의 빛과 따스한 만남을 갖는다

저녁은

자연의 빛과의 만남으로 인해 

짙은 장미빛으로 물들어가는 세상은 아름답다

대기속에 떠돌아 다니는 꽃바람이 

나의 달같은 피부를 즐겁게 해준다

구수한 보리향같은 마지막 햇살을 안으며 

난 하얀 우유빛으로 가득한 보석의 방안에

들어와 오늘이라는 시간의 책을 넘겨본다

금요일의 저녁의 대기가 아름답게 느껴지는 이유는 

피곤한 아침과 지루한 점심과

나 자신의 끊임없는 물방울이 있었기 때문이었으리라


작은 눈 하늘에 반짝일때

아주 추운 겨울 어느 밤에 커다란 불빛이 다가왔다

천천히 그리고 밝게

아이는 눈이 부셔 밤하늘 별을 보고

천천히 그리고 기쁘게

따스한 방으로 들어갔다

불을 볼때는 안경을 벗고 보라는 

어머니의 말을 잊고 오늘도 눈속의 세계로 들어간다

아이는 화가 났을때 안경을 벗는 버릇이 생겼으며

어둠속에 빛나는 별과 달과 불빛을 보기를 좋아하게 되었고

간혹 유성별이 떨어질때면 아이는 두손을 모으게 되었다

        - 93년 12월 9일 -


..그리고 하늘

비가 내린다.

오랜만에 말랐던 

나의 마음을 시원하게 기쁘게 해주었다

나에게 있어서 비는 소중한 친구처럼 귀하고 반갑다

언제나  내곁에서 나를 바라보고 있지만

나는 언제나 플라타나스 나무 숲의 시끄러운 매미일뿐이었다

오늘 이 친구는 나에게 손을 내민다

슬픈 노랫소리에 기쁨을 감추지 못한채

너의 손을 잡고 있노라면 

난 어느새 저 큰 바다의 주인이 되고

저 높은 하늘의 독재자가 된다

자.유.다.

인공의 빛이 투명의 세계를 뚫는 자유다

기.쁘.다.

저 메마른 벌판에 기쁘게 피어나는 한송이 튜울립처럼

비여 !

그대는 나의 생명이며, 나의 사랑이다

저 푸른 하늘을 보라 

그리고

그 하늘을 비행하는 새들을 보라

무엇을 느끼는가 ?

하늘은 너와 나의 세계이다

저 새는 너와 나의 친구이다

빛은 없지만 그대는 나에게 귀한 희망을 안겨 주었네

기뻐할 수 있는 마음을 주었다네

고맙네 친구여 !


넣을 수 있는 생각꺼낼 수 있는 지혜.

주머니 안에 작은 물건이 있는 상태에서 

큰 물건은 들어가지 않는다.

큰 것을 넣기 위해서는 작은  것을 꺼내야만 한다.

그렇지 않고 억지로 한다면 주머니는 견디지 못할 것이다.

우리의 마음도 이와 같다고 할 수 있다.

큰 것과 작은 것. 다 넣으려고 하면 마음은 견디지 못한다.

큰 것을 넣기 위해선 작은 것들을 꺼내는 지혜를 깨닫자.


빛이 아름다운 이유

빛이 아름다운 이유는

어둠과 어우러질 수 있어서이다

그림자가 없어 슬퍼하는 자에게

그림자를 줄 수 있어서이다

눈으로는 볼 수 없는 아름다움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둠에 눈먼 자들에게 돌아오는 길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다섯 손가락

제일 작은 손가락은 

가장 넓은 마음으로 너에게 다가오고

두번째로 제일 작은 손가락은 

가장 정이 많은 마음으로 다가오고

세번째로 제일 작은 손가락은 

가장 미움 많은 마음으로 다가오고

네번째로 제일 작은 손가락은 

가장 겸손한 마음으로 다가오고

다섯번쨰로 제일 작은 손가락은 

가장 교만한 마음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이 다섯 손가락이 있기에 

손이라고 하는 사랑이 존재함을 느낀다.


추운 바람  입김으로 호- 호- 불며 대나무 살을 

다섯개로 얇게 그리고 부드럽게 자르고 네모난 하얀 창호지 가운데 둥근 달같은 얼굴을 만들고 그리고 태극기를 그린다

하얀 밥풀을 장작불에 끓여 회색빛 풀을 만들고

다섯개의 대나무 하나씩 하나씩 풀을 발라서 태극기가 그려진 하얀 창호지에 좌우대칭 조화를 이루며 살며시 놓고

풀이 다 굳기까지 아이는 입안의 따스한 바람을 

후- 후- 불고 아이는 다 되었음을 느끼고 

양손에 조심스런 힘을 주어 머리부분의 대나무 살을

반달 모양으로 휘고 양쪽 네 귀퉁이에다

어머니의 바느질하던 실을 몰래 가져와 묶어 멘다

그리고 실을 한 뭉큼 들고 강으로 향한다

바람이 따가운 강둑에 홀로 서있는 

아이는 전혀 추워 보이지 않았고, 전혀 외로워 보이지 않았다

아이는 강 저너머 산을 보고, 강물을 보고, 모래를 본다. 

바람을 보고 하늘을 본다.

모두가 기쁘다는 것을 느끼면서 아이는 땀으로 젖어 있는 

손에 오랬동안 기다린 연이 있었음을 보면서 잠시 기도하듯 머리를 숙인다. 드디어 아이는 실을  잡아 당겨 연의 날개를 펼치고 하늘을 향해 산을 향해 날아가는 연을 본다

한참동안 연의 자유로운 비행을 본 아이는 강물이 얼굴을 

붉히자 아이는 실을 잡아당겨 웃음을 가득 안고 가벼운 걸음으로 길을 걷는다

아침 해가 커다란 하품을 할 때

아이는 다시 강둑에 서 있다

손에 큰 기쁨을 가지고...


솔 향내 같은 당신은

당신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용솟음치던 파도와 이글거리던 욕망도

깊은 호수의 마음이 됩니다

당신의 얼굴에서 잔잔한 미소보이면

어느덧 봄눈이 되어

그윽한 옛 이야기가 됩니다

빌딩숲 

새가 없는 숲에서

당신은 숲이며 새가 됩니다

말없이 앉아만 있어도 

솔잎 향내에 취할 수 있고 

눈빛에서 평화가 넘칩니다

달빛속에서 

새소리 들리는 숲속에서

찬란한 태양빛의 밝음속에서

언제나 당신을 느낄 수 있습니다

오늘도 솔 향내 몸에 젖어

먼데

하늘을 바라봅니다


비오는 날의 오후는 외로움의 연장이었다

비가 온다

수요일이다

아침부터 나를 반기듯 온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같은 기쁨으로 비와 앉았다

서로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나누었다

마치 연인 사이처럼

아침에 반기던 비가 오후엔 지겨워하는 얼굴이다

껄끄럽다

무슨  말을 해야할지 망설여진다

아무말없이 그냥 등을 맞대고 누워만 있었다

마치 싫은 사람과 이야기하는 기분이었다

외롭다

아침은 외로웠다

하지만 지금은 지루하다

나의 유일한 친구였던 외로움도 어디로 가버렸는지

내 주위엔 쓸쓸한 바람뿐이고, 차가운 바람뿐이었다

지루하다


내가 버린 물건은 모두 교회앞에 떨어져 있었다

교회앞을 쓸쓸히 거닐다

내가 버린 목슨 못을 발견했다

마치 부패된 마음과 같은...

내가 밟는 자갈들은 모두가 웃는다

내가 보는 모든 것은 

나를 향해 우아한 춤을 보여주고 있다

교회앞에서 시원한 바람을 안으며 

푸른 춤을 추는 나무를 보며

내가 버린 푸른 마음을 발견했다

사랑으로 순수한 백합같은 사랑으로 넘쳤던 마음을

교회앞에 우두커니 서서 찌푸린 하늘을 보니

내가 버린 모든 것이 떨어지는 듯하다

사랑.

그리움.

외로움.

순수.

낭만.

모두가 하얀 빗방울이 되어 나의 얼굴을 적신다


바람이 문을 열면 

먼 곳의 푸른 나무들은 흐드러지게 춤을 춘다

라디오의 노래 소리에 나의 마음이 파묻혀 버린 순간

질투라도 하듯 바람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싸움에 진 성난 황소처럼 씩씩거리며...

나의 마음이 노랫소리에 파묻혀 있을 때면 

언제나 저 푸른 나무들은 흐드러지게 춤을 춘다

날 알지도 모르면서 

날 본적도 없으면서 

바람은 나에게 키스하곤 달아나 버린다

확달아오른 빨간 사과같은 얼굴을 가지고

난 아무 생각없이 도둑맞은 기분이 든다

모두를 도둑맞은 기분이 든다

바람이 문을 열때면 난 언제나 바람을 반기곤 한다

무엇인가 가져가 주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나온 기분일 것이다

그럴때면 언제나 먼 곳의 푸른 나무들은 질투라도 하듯 더욱 흐드러지게 춤을 춘다


소리없이........

소리없이다가오는모든것은아름답다

소리없이다가오는모든것은살아가는방법을가르쳐준다

소리없이다가오는모든것은때때로당혹스럽지만친하고

나에게는꼭필요한순수그자체입니다


자유

참새가 날개짓하는 것은 

살려는 본능에 의해서라기 보다는 

아름답게 살아가려는 갖지 못한 겻을 벗어버리려는 

자유의 몸짓이다. 

날개가 닿도록 참새들은 날개짓을 한다. 

그러다가 변화가 없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실망에 젖어 죽어간다.

참새들의 날개짓은 절규의 몸부림이며 

자유와 사랑과 이성의 외침인 것이다.

잘 들어보라 ! 

그들이 무슨 표현을 하는지... 

무슨 말을 하는지...

시끄럽다고 생각되는가 ? 

그러면 당신의 마음이 시끄러운 것이다.

들리지가 않는가 ? 

그러면 당신의 마음이 닫혀졌기 때문일 것이다.

보이지 않는가 ? 

그러면 당신의 마음의 눈이 어두워서 그럴 것이다.

수다스런 비행을 하는 참새들은 아무런 잘못도 없다네

내버려두게나 

어쩌면 이런 모습이 당신 자신의 모습일수도 있으니......


소금을 가진 자는 행복하다

굵은 소금을 가진 자는 

분열과 갈라짐을 막고 뭉치게 할 수 있는 힘이 있다.

가는 소금을 가진 자는 

웃음을 주며 미움과 증오의 얼굴을 사라지게 하는 힘이 있다.


그 어떤 날도 오늘보다는 좋지 못하리라

바람은  물의 시원함을 부추기며 내 양볼을 스치며 지나간다

누가 오라고 말이나 하였나

바람은 녹색의 말처럼 푸른 나무를 기쁘게 간지럽힌다

참지 못한 푸른 나무는 

온 세상을 환하게 비추이는 태양처럼 활짝 웃는다

갓 태언잔 아기의 얼굴을 한채로

밝은 햇살이 나의 마음에 천국의 둥지를 만든다

보이지는 않겠지만 벌은 항상 공격만 하는 것은 아니다

민들래의 유유한 비행이 자기의 삶인 것처럼...

그 어떤 날도 오늘보다는 좋지 못하리라

바람의 즐거운 비행.

푸른 나무의 시원한 웃음.

온 대지에 하얀 투명한 발을 내딛으며 포옹하는 햇살들.

나도 어느새 민들래가 되어  저 하늘을 나는 새가 된다


푸르른 자연속에서 향내나는 햇살을 맡으며 

즐거운 참새들의 노랫소리에 오늘은 아름답다

햇살은 나무가지를 넘어 나의 가슴위에 내려 앉아 

속삭인다.

주님의 사랑은 비 갠 아침의 햇살과 같다고...

바람은 산과 들과 바다의 진귀한 것들을 몸에 가득 안고서

아침의 노랫소리에 숨쉬는 나의 손에 살며시 내려 놓으며 

속삭인다.

주님의 선물은 어느 곳에서나 시원함을 느낄 수 있는 

바람과 같다고...

하늘은 맑고 푸른 미소와 한이없이 넓은 마음을 가지고

아침 사각의 방안에 홀로 피어있는 나의 마음을 솜털같이 

안아주며 속삭인다.

주님의 용서는 저 푸르고 넓은 하늘과 같다고...

주님의 오늘은 평안하다.

어제의 사나운 고통이 있었기에 

오늘의 평안이 있음을 느낀다.

오늘의 평안이 있기에 

주님의 고귀한 사랑과 용서의 선물을 안을 수 있음을 느낀다.

     - 93.5.14.쇠 -


낙엽

이 낙엽 그대 품에 있었을 땐 푸르렀으리라

이젠 그대 품을 떠나 나에게 온 이 낙엽은

젊음을 잃은 노인같은 얼굴을 하고 있다

이 낙엽 나에게 오기 전 까지는 즐거웠으리라

햇빛에 그을려도 바람에 휘날려도 좋았으리라

나의 차디찬 손에 내려앉은 순간 즐거움을 잃은 듯 

어리숙한 얼굴을 짓는다

이 낙엽 나의 손에 내려앉기 전에는 기뻤으리라

넓은 가슴과 풍만한 마음을 지닌 대지와의 만남에 

설레였으리라

나의 욕심의 눈에 내려앉은 순간 한숨을 쉬는 

여인의 얼굴을 짓는다

   - 93.6.18.쇠 -


하늘이 파란 것을 느꼈을 때 내 마음은 불안으로 가득찼다

아침.

따스한 햇살과 시원한 바람에 나의 마음은 하늘을 보았다    

어제의 불안한 마음이 오늘에서야 이루어졌음을 알았다.

허탈한 웃음.

파랗기만한 하늘이 미웠다.

라디오를 틀었다

하늘의 울음소리가 들리는지 귀를 귀울였다

이름모를 사람들의 이상한 웃음소리들뿐이었다

내 맘도 모르는 네가 미웠다.

반바지를 입고 책상에 앉으니 아침의 새들이 반기었고 

방안의 쪼그만 까만 새들이 괴롭힌다

내 맘도 모르는 이 생명들과 

이 좋은 날 같이 지내야 함을 직시하였을 때

내 마음에선 커다란 한숨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아침이다. 

그것도 분명한 아침...

                             - 93.7.5.달 -


* 나의 거울에 비가 내리면 난 어느새 슬픔에 잠겨 있었다.

* 나의 분노의 몽둥이에 잠자리는 심장마비로 죽었다.

  분노는 죽음을 초래한다. 분노를 분산시키면 이 세상엔 죽    음은 없을 것이다.

                                             - 93.7.22 -


먼동이지는 가을빛 노을을 보며

모두가 숙연해지는 시간에 왔다.

저 산도

저 하늘도

끝없는 하늘의 푸르름을 보며

무런 어미개와 검은 새끼와 누런 새끼개가 

보물 찾기 놀이를 하고 있다.

어제는 주일이었다.

하지만  오늘은 월요일이다.

저지는 가을빛 노을을 보면 하루가 시작됨을 느낀다.

과거의 추억은 모두 잊은 채.

또 하루의 시작을 맞이한다.

오늘 저 노을속에

주님의 모습을 그려본다.

부족하지만  만족의 미소를 띠며 주님의 모습을 그려본다.

저 먼동이 지는 가을빛 노을을 보며

땀을 흘리며 기도하는 주님의 얼굴을 느낀다.

그리고...

십자가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나무와 산과 하늘과 바람과 해와

그리고

사람을 본다.

                                      93.9.20 


- 십자가를 무척이나 좋아하며 겸손을 바라는 아이 씀 -

* 하나님을 원망하기엔 난 너무도 약한 존재임을 느낀다.

* 개미들에게 물린 것을 감사해야 한다. 왜냐하면 다른 독충    에게 물리지 않았으니까.

  모기에게 물린 것을 감사해야 한다. 왜냐하면 벌에게 물리    지 않았으니까.

  자기를 비방하는 자에게 감사해야 한다. 왜냐하면 내가 정    신차릴 수 있게 하니까.

                                             - 93.7.27 -


* 장미는 5월에 피어서 지고 말지마는 그대의 장미같은 마음    은 영원히 시들지 않습니다.

  나의 마음의 정원에서만 그대의 장미는 아름답습니다.

          - 93.9.7 -


기쁨

소리의 강물이 흐르는 새벽녘에는

나의 귀는 소리를 찾아 고개를 올린다.

칠흙같은 어두움에 자신의 그림자임을 망각하고

서릿발같은 짜릿함이 등어리를 타고 내려온다.

모두가 잠든 이른 새벽. 별 그리고 웃는 달.

깨어남을 위해 이 들은 차가운 어둠속에서 빛나고 있나보다.

소리의 강물이 귀에서 멀어지기 시작했을 때

빛을 찾는 나의 눈이 달과 함께 빛이 났다.

  - 93.10.13.새벽기도를 마치고 돌아오면서 -


-  -

하얀 햇빛. 

아침의 새들의 노랫소리와 함께 아침이 발을 내민다

모두가 손가락을 입술에 대며

쉬- 쉬- 하는 것 같은 아침이다

아침의 새들의 노랫소리는 모두가 조용한 아침에 아름답다

나무들이 노래를 한다. 그리고 하늘도 노래를 한다.

아침이 오는 소리에 밤을 꼬박 새운 달님과 별님은

따스한 햇빛의 침상에 누워 새근 새근 자고 있다.

만약 아침이 시끄러웠다면 오늘 밤은 어둡고 

불안한 밤이 될지도 모른다.

아침의 새들아 ! 노랫소리를 좀 줄이거라. 

나무들아 조용히 하거라.

그리고, 햇님아 ! 빛이 따갑지 않게 너의 침상을 비추어다오.

   - 93.10,13 -

* 하루가 길게만 느껴질 땐 웃는 하늘을 본다. 

  목아지가 뻐근할 때까지 하늘을 본다.

  그리고 나서 넓은 마음을 가진 산을 바라본다. 

  눈에서 비가 흐를때까지 산을 본다.

  그런후에 

  난 나 자신을 본다. 

  그리고... 남을 본다.


아침의 기도

가을에 서면 깊은 발자국이 눈에 새겨진다.

그리워진다. 기억이 난다. 기억이 난다.

아침 이슬 햇빛에 달릴 때 새들은 무척이나 울었고

뿌연 연기와 같은 입김을 후- 후- 불며 

나무들은 노래해야만 했다.

아직 차가움이 채 사라지기도 전에 

대나무의 깃발은 땀에 박히고 

너와 내가 아직 눈을 뜨기 전 

저 하늘은 피눈물을 흘려야 했다.

그리워진다. 기억이 난다. 기억이 난다.

내가 생각의 그림을 세상에 내놓기 전 

나는 저 하늘에 있었음을...

누군가가 그리워지는 마음을 가지고 산에 오른다.

하얀 밤에 솔잎위에 누워 하얀 달을 바라보고 있으면

문득, 내 인생의 먼 방황에서 한송이의 꽃을 만난다.

사랑이기를 바라며 잡아보지만 

그것은 허상의 짖꿎은 장난일뿐.

다시 아침이 되면 기억이 난다. 기억이 난다.

어젯밤 소망의 바다에서 신이 나도록 

헤엄치었다는 것이 그리고, 아무도 모른다는 현실에 

잡히지않는 바람이었다는 것이 내 허무의 심장을 졸라멘다.

깊은 한숨이 시작되면 아침 햇살은 더욱 더 빛이 났다.

     - 93.10.16 -


환자

밤의 소리가 온 세상을 덮을 때  모두는 침묵뿐이었다.

따스한 십자가를 가슴에 안고 차가운 길을 말없는 미소를

가지고 걸었다.

답답한 어둠 저편에서 가슴 떨리게 하는 달의 비명소리에

하늘을 바라보았을 때

하얀 깃발을 휘날리며 별은 검은 어둠속으로 사라졌다.

끼이익--- 쾅 !

새벽. 별이 나를 부를 때면 난 문을 열고 십자가를 본다.

깊은 어둠에 놀란 마음을 위로해주듯 별과 십자가는 

밝게 빛이 난다.

떨리는 두손 모아 십자가에 기대 놓으면 별은 사라지고

하늘과 어둠이 사라지고

땅이 살포시 얼굴을 내민다.

누가 나에게 물어보면

난 별과 하늘이 있는 새벽을 좋아한다고 말한다.

난 어둠속에서 환히 빛나는 십자가를 사랑한다고 말한다.

난 이런 모습으로 기뻐한다고 한다.

그러면 모두는 어둠속에서 하얀 이를 보이며 

이렇게 말을 하곤한다.

환자. 자네는 지독한 환자이군.

난 오늘도 오진이 아니길 바라며 십자가 앞에 고개 숙인다.

    - 93.10.19 -


사람 사랑

하얀 거리에 어둠이 걸리면 별은 하늘로 달려간다.

하나 둘씩 까만 하늘에 하얀 점들이 솟아 날때면

점도 아닌 하얀 오백원짜리 동전이 버려져 있다.

보는 사람 아무도 없어 집어 보았지만 잡히질 않는다.

약이 올라 까만 하늘에 후레쉬를 비춰 눈부시게 하고

검정 펜을 들어 하얀 점들을 까맣게 칠하니까

어둔 하늘엔 아무 것도 보이질 않았다.

쓸쓸해 후레쉬를 끄었더니 까만 하늘이 웃음을 띠었고

지우개로 싹- 싹- 지우니 하얀 점들이 촉촉히 웃는다.

이렇게 좋은걸

그때서야 하얀 오백원짜리 동전이 마음에 잡히었다.

   - 93.10.19 -


비와 친구

은행잎이 노랗게 바랜 은행잎이 온종일 바람에 시달릴 때

나무는 젖은 대지에 묶여 답답한 몸부림을 쳤다.

싫증난 바람이 하늘의 엉덩이를 찰때면

하늘은 얼굴을 붉히며 

마치 아이가 놓인 풍선처럼 어디론가 사라진다.

외로운 바람은 

늙은 할아버지에 기대어 추억의 잠으로 빠져들 때

하늘과 은행잎은 살금 살금 다가와 바람을 놀래켜 준다.

웃는 바람에 은행잎은 기쁜 비행을 하고

하늘은 웃음이 넘쳐 눈물이 되어 대지에 뿌려진다.


두번째 눈뜨기                                                    95년 6월 

     어 느    自 由 人 의    告 白

✉✉✉✉✉✉✉✉✉✉✉✉✉✉✉✉✉✉✉✉✉✉✉✉✉✉✉✉✉✉✉✉✉✉✉✉✉                       

 어두움이 새벽의 햇빛으로 차일 때면 난 오랜 움츠림속에서 해방된다. 자기의 시련을 깨고 환하고 드넓은   자유의 세계로 천천히 그리고 조심스럽게 나오는 아기 새처럼 난 하늘 바닥에 누워 별과 달의 어리광을

 받아주었던 그 자유함의 비행을 한다. 좀더 넓은 세상을 향한 발걸음은 또 다른 좁은 세상으로 향함을 의

 미하듯 우리의 인생이라는 것은 자유의 용솟음같을 때도 있으며 자유의 무덤같을 때도 있다. 이 세상의

 모든 사람은 변덕장이이다. 그 모습은 변하지 않았을 지라도 그 마음은 자유를 갈구하는 그 마음은 해마

 다 색이 변하는 단풍잎과 같았을 것이다. 어제였을 것이다. 내가 내일의 나를 만났던 때가 기뻐해야 할 

 마음은 고드름과 함께 얼어버렸고 반겨야 할 가슴은 차가운 눈속에 묻혀버렸다. 욕심이 생기면 죽음에 이   른 다는 성경의 말씀처럼 내일의 나를 만났을 때 나의 얼굴은 실망함과 욕심의 마음으로 가득찼고....

 만족하리라 ! 후회하지 않으리라 ! 했던 나의 굳센 다짐은 벌써 저 멀리 달아나고 있었다.

 인생은  연습이 없다. 모든 순간 순간이 중요한 시합이다. 다음에 내일의 나를 만나면 삶의 피곤한 시합   에서 수고하였다고 어깨를 주물러 주어야겠다. 현실의 칼에 난도질당한 내일의 나의 몸을 만족함으로 기

 뻐함으로 감싸주자. 세상의 모든 단순함에 쌓여 어지럽게 살고 있는 눈먼자들아 ! 눈 뜨기를 원하느냐 ?

 내 소리가 들리느냐 ? 수욕의 광란속에서 나의 소리를 듣지 못하는구나. 지옥이라는 곳은 먼곳에 있지

 않다. 나의 소리를 듣지 못하는 곳, 나를 보지 못하는 곳, 나를 느낄 수 없는 곳, 그곳이 바로 지옥인 것

 이다. 쉽게 사는 것이란 단순함에 쌓여 어지럽게 사는 것이 아니다. 눈먼자들은 눈 뜨기를 원하면 되고

 귀먼자들은 듣기를 원하면 된다. 세상은 단순함에 쌓여있기에 단순하게 살아가면 된다. 천국은 바로 이곳

 에 있다. 자기 자신이 이 단순함을 깨달았을 때 그곳이 바로 천국이다. 

 배고픔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 여기 저기서의 배부름의 갈구의 외침을 보며 배고픔은 인간의 삶에서 온

 다. 꿈을 먹으며 사는 자를 젊은이라고 한다. 배고픈 배를 움켜 쥐고 살아가는 자를 가난한 자라 칭한다.

 현 시대에 있어서 가난한 젊은이가 있을까 ? 요행수만을 생각하며 배고픈 것의 진정한 의미를 모르며 살

 아가는 젊은이가 얼마나 많은가 ! 지구가 둥글다 하여 우리의 삶이 돌아가서는 아니된다. 

 둥글면 새로운 길을 찾아 가야만 한다. 그러면 알 것이다. 지구가 왜 둥근지. 그러면 느낄 것이다. 

 내가 왜 인간인지.........

                                                      1995년 2월 추운날 교회에 홀로 앉아

                                                                          오 대 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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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형제가 썼습니다.

세번째 눈뜨기                                                     95년 어느달

     

  죽음(!?)   

 나의 죽음이 다가온다. 

 매일 

 난 

 “나의 죽음은 어떻게 생겼을까 ?” 하는 의문에 잠긴다.

 그러다 보면 소중한 사람이 생각난다. 

 나의 죽음을 만나기 전,

 내가 사랑하고 좋아하는 사람과 

 잠깐이라도 

 함께 있고 싶은 생각이 든다.

 이런 생각에 

 난 

 다시 모든 것을 잊고 삶을 산다. 

 허탈감을 가슴가득 안을채로.......

         죽음 1 (외로움)

 모든 것을 혼자서 해결하는 어느 소녀가 있었다. 

 그래서 언제나 외로워보였다.

 그 소녀는 외롭게 보이지 않을려고 항상 웃음을 띠었지만

 그 웃음 저 너머엔 외로움이 웃으며 앉아있었다.

 마치 불치의 병이라도 얻은 것 같이 자기의 고통을 

 남에게 나누어주지 않았다. 

 그래서 그 소녀는 항상 혼자 외롭게 고통과 싸워야 했다.

 때론 쉽게 풀릴 때도 있지만 

 고통 중 대부분이 많은 아픔을 남겼다. 

 이제 소녀는 죽음을 기다린다.

 얾마남지않은 자기의 삶을 혼자서 지키며

 오늘도 외로움의 괴로운 친구가 된다.

 죽음 2(상상)

나는 아무 빛도 없이 캄캄함으로 가득찬 어둔 밤과 같이

빈틈이 없기를 노력한다.

나의 상상속에 빈틈이란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것이 나의 죽음이다.

예기치못한 빈틈이 생기면 

나의 상상은 혼란스럽게 뒤죽박죽이 되어 버린다.

어둔 밤에 별빛이 하나 둘씩 밝아질때면,

어둔 밤에 네온등이 하나 둘씩 밝아질때면,

난 죽음을 기다린다.

빛으로 인해 만신창이가 된 나의 상상을 외면한채로......

 죽음 3 (스스로 만드는 것)

죽음이란 갑작스럽게 오는 것이 아니다.

죽음은 매순간마다 자신이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매일 죽는 연습을 하며 꽃처럼 웃곤 한다.

이런 모습이 인간이다.

그렇기에 아름다운 것이다.

 죽음 4 (좋음)

언젠가 정말 죽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지금도 간혹 그런 생각이 나지만 실제로 그렇지 못한다.

항상 좋음 그 자체로 끝을 맺는다. 

멋있게 낭떠리지에서 자유의 비행을 하며...

영화속 주인공같이 감동적으로...

아니면 아무도 없는 어둠에 쌓여....

나의 죽음은 좋은 것이라 생각된다.

왜냐하면 난 죽음 그 자체가 좋다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죽음 5 (반복)

죽음. 죽음이란 말만 사용하니

정말 내가 얼마살지 못할 사람같이 느껴진다.

이런 반복속에 살다보면 죽음도 죽음이 되지 못한다.

사랑이 돌멩이보다 하찮은 요즘 세상에선 

걸리는게 죽음이다. 

무서워해야만 하는 데 그렇지 못하다.

왜냐하면 수없이 반복해왔기 때문에.

 죽음 6 (바람)

빨간 포도주를 마실 때면

언제나 바람이 세차게 분다. 

무거운 마음을 버리기 위해

난 바람과 포도주를 택했다.

무릎꿇어야 할 형편인데도

난 늘 절대자에 대한 반항처럼 내 의지를 택한다.

자신을 죽이는, 자신을 깨닫지 못한채로...

 죽음 7 (느낌)

한 인간이 죽음을 느낄 때가 있다.

되는 일이 없을 때

자기가 혼자라는 것을 느낄 때

나를 의지하고 싶을 때

그리고 

주님의 뜻이 보이지 않을 때이다.

난 지금 죽음을 느낀다.

 죽음 8 (뜨거움)

참을 수 없는 분노가 날때

억제할 수 없는 사랑의 감정이 솟을 때

마음 전체가 뜨거워진다.

이를 참지 못했을 때 

화산이 불을 뿜어내어 생명을 앗아가듯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어두운 영혼이

뛰쳐나와 아무 죄없는 영혼을 짋밟는다.

난 오늘 분노를 참지못해 평온했던 나의 영혼을 짋밟는다.

 죽음 9 (사상의 무덤)

살고 싶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럴때면 난 무덤을 바라본다.

흔한 국화꽃 하나없는 사상의 무덤.

나를 뒤로 한채 먼저간 사상들을 본다.

그리곤 

지금 죽어가는 사상들을 붙잡고 

국화꽃 하얀 눈물을 흘리며 

힘없이 서있는 나의 모습에

난 아무 의미없는 엷은 미소를 보낸다.

 죽음 10 (공간 채움)

자유로움의 비행을 추구하면서도

난 빈공간의 추함을 달래기 위해

자유로움의 비행을 죽인다.

사소한 시비를 달래기 위해

난 나의 인간다움을 죽인다.

때론 어둔 세상에 속하기 위해

난 나의 거룩한 모습을 죽인다.

자유스런 속박의 사슬을 풀기 위해

난 나의 위선적인 모습을 죽인다.

화창한 가을날의 여유

가을엔 모두가 살아있다.

사람들의 모든 얼굴엔 

여유가 살아있고

넓은 들판을 감싸 도는 바람엔 

미소가 살아있고

파란 하늘은 

가을의 사람들의 사랑으로 가득찼다.

-95년 가을날 따슷한 햇빛을 맞으며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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