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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아 Apr 10. 2022

1. 나의 보라색

의 요가 일기

<숨이 들어온다, 숨이 나간다>


1. 나의 보라 세상

거의 4년 만에 다시 돈을 내고 운동을 시작했다.
요가 첫날의 마지막 순서로 선생님이 불러주는 색을 머릿속에 떠올리며 호흡을 정리하는 명상의 시간이 있었다.

노란색, 빨간색, 초록색 등 갖가지 색이 하나하나 나의 이성의 영역으로 들어와 감은 눈앞에 새로운 색의 세상을 비추려 노력했다. 그러나 집중하면 할수록 색은 멀어지고 무의 공간만이 잠잠하게 나를 마주 보고 있었다. 그러다 명상의 중간쯤


"보라색을 떠올려보세요, 잘 익은 포도와 블루베리의 색을 떠올립니다."

라는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나의 감은 눈 속엔 보랏빛과 푸른빛이 오묘하게 섞인 동그란 색의 환영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눈은 감았지만 시각적 감각과 블루베리라는 단어가 주는 오감이 자극되어 잠시지만 좋은 기분이 느껴졌다. 그 후 다른 색이 호명되었지만, 보라 세상은 사라질 줄 모르고 자꾸 나와 마주하기를 원했다. 많고 많은 색 중에 왜 하필 나는 보라색만을 떠올릴 수 있었을까?

무엇인가 규정짓고 정의 내리기 좋아하는 사람들색에게 다양한 의미를 부여했다. 나는 요가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보라가 가진 의미를 찾아보았다.  모든 것이 그렇듯 보라색에도 양면성이 있었다. 보라가 가진 긍정적 상징은 고귀함과 귀족적 등과 같이 그 옛날 구하기 힘들었던 귀한 염료로서의 이미지가 반영된 것이었다. 반대로 우울, 불안, 광기 같이 부정적 이미지 역시 보라가 품은 것이었다. 보라색에 대한 나무 위키의 내용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훑었지만 흡족한 답을 얻지 못했다. 요즘 나의 상태로 보아 아마 부정적인 감정의 뿌리가 보라의 환영을 만들어 냈다 한들 스스로 인정 할리 없을 것이다. 그러니 여전히 보라의 잔상이 남아 내가 니 앞에 나타난 이유를 찾아보라고 말한다. 눈을 감으면 나타나는 보라 세상은 과연 내게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일까? 당분간 나의 사유는 보라에 대한 것으로 가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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