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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아 Nov 04. 2019

빈센트의 마지막 공간

Maison de Van Gogh

Maison de van Gogh, illustration by KJA, Digital Painting



사이프러스 나무들은 푸른색을 배경으로,
아니 푸른색 속에서 봐야만 한다.
다른 어디서나 마찬가지지만
이곳의 자연을 그리기 위해서는
그 속에 오래 머물러야 한다.

- 빈센트 반 고흐-







작가노트


<Maison de van Gogh>는  '빈센트 연작' 중 두 번째 그림입니다.

이 곳은 빈센트가 오베르 쉬르 우아즈에서 마지막 순간까지 머물렀던 곳입니다. 2층 방 한켠에서 복잡한 마음과 녹록지 않은 현실에 맞서 끝까지 붓을 잡았던 곳이죠. 저는 '이곳에서 빈센트가 죽었다'는 사실보다 '마지막까지 붓을 놓지 않았다'는 사실에 더 집중하려고 합니다. 거친 바다에 아무런 장치 없이 내팽개쳐진 것 같은 마음이 드는 건 어느 삶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남들보다 예민하고 섬세했던 빈센트에게 그 바다는 더욱 가혹하고 냉정하고 차갑게 다가왔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는 그 가운데서도 수많은 반짝이는 것들을 하늘로 쏘아 올렸습니다. 정말 매 순간 사력을 다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하루를 사는데 필요한 보통사람의 에너지의 몇 배를 써야 하는 그런 치열한 하루하루였습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쏘아 올린 별들은 지금도 전 세계에 반짝이며 보는 이의 마음을 위로하고 있습니다. 

 

 이 장면에서 빈센트와 소녀와 고양이는 이제 더 가까워졌습니다. 빈센트가 사이프러스 나무를 그리며 느꼈던 감상을 떠올리며 좀 더 오래 그에게 머물러 보려고 합니다. 다만 자연뿐은 아니겠지요. 인물이나 사물을 그릴 때도 시선 속에 오래 머물수록 그 깊은 내면까지 표현할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차갑고 냉정한 표정의 고흐가 내면에 지었던 회복과 위로의 표정을 표현할 수 있을 때가 곧 올 것 같아요.


Maison de van Gogh 부분확대, illustration by KJA, Digital Painting








º 여행자를 위하여

Maison de Van Gogh(Auberge Ravoux)

ADD : 52 Rue du Général de Gaulle, 95430 Auvers-sur-Oise, 프랑스

이미지출처 : 구글스트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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