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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수킴 Apr 07. 2024

에필로그. AI를 상담하는 상담사 이야기.

죽기로 결심한 AI에게 -에필로그-


이 소설의 주인공은 J가 아닙니다. 아마 끝까지 읽으신 분들이라면 어느 정도 짐작 하시겠지만, 주인공을 굳이 꼽자면 상담사에 가깝습니다. AI의 발전으로 점차 자신의 설 자리를 잃어가는 이름 없는 상담사. 이미 가정에서 자신의 존재를 잃어버린 그녀는 직장에서도 설 자리를 잃어갑니다.


그러던 와중에 만나게 된 가사 도우미 로봇 J는 누구보다 인간적인 고민을 갖고 있습니다. 사실 J가 느끼는 고민은 고민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부모라면 아이를 키우면서 자연스럽게 마주하게 될 지극히 당연한 상황일 뿐입니다. 하지만 스스로 완벽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AI로봇에게 그 괴리는 참을 수 없는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J의 존재가 상담사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었을지 아니면 더 큰 절망을 가져다주었을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담사는 일을 계속합니다. 그 와중에 나타난 새로운 가사 로봇 P와의 대화로 소설은 마무리가 됩니다.


이 소설은 제가 약 7~8년 전 대학교에서 소설창작 수업을 들었을 때 쓴 소설입니다. 당시엔 AI가 이렇게까지 사회적 파급력이 크지는 않았습니다.(알았다면 엔비디아 주식을 샀을 텐데요.) 그래도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겼다는 소식에 다소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첫 영감은 거기서 얻었습니다. 그때는 이런 세상이 올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이제는 조만간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얼마 전에는 식탁 위에서 사과를 골라 사람에게 전해주는 AI 로봇이 인스타그램에 뜨는 걸 봤습니다.


당시 이 소설의 제목은 “P에게 “였습니다. P라는 이름은 소설 말미에 등장하지만, 이야기가 J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반전 같은 임팩트를 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소설 전체는 사실 P에게 전하는 편지와도 같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외부 플랫폼에 연재하다 보니 조금 더 직관적이고 자극적인 제목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중간에 제목을 “죽기로 결심한 AI에게”로 바꾸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저는 처음 지었던 제목이 더 마음에 듭니다.


700자 원고지 10매 정도의 짧은 글입니다. 재미있게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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