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로 결심한 AI에게 -11화-
며칠이 지나자 아이를 구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한 AI 로봇의 이야기가 뉴스에서 들려왔다. 주말이었고 차가 많은 날이었다. 수이는 친구들과 놀다가 차도로 뛰어들었다. J는 그대로 수이에게 달려갔다.
자살을 예고한 AI 로봇이 결국 아이를 보호하다 죽었다는 말에 사람들은 더 열광했다. 부모는 도대체 어디서 뭘 하고 있었냐는 비난도 일었다. 해외 토픽에도 소개가 되었다. J와 상담을 진행한 나에게도 몇몇 기자들이 찾아와 몇 개의 질문을 했다. 사람들은 거리로 나왔고 온라인 청원도 이어졌다. 결국, AI 로봇의 인권을 위한 특별법이 제정되었다. 물론 그게 정말 사고였을지는 모르는 일이었다.
일주일쯤 지나가 직원이 찾아왔다. 결국, J와의 마지막 대화는 말하지 않기로 했다. 직원도 별로 궁금해 보이지는 않았다. J의 성향은 결국 해결 불가능한 오류로 판정받았고, J의 메모리와 데이터는 복원 불가능한 방식으로 삭제되었다고 했다. J의 숭고한 희생 덕분에 회사는 오히려 덕을 봤다며 좋아하는 눈치였다. SNS에서는 가장 인간적인 로봇을 판매한다는 문구가 등장했다.
나는 다시 일을 시작했다. 노트북을 켜고 사람들의 부정적인 글을 찾아 멘션을 남겼다. 물론 언제나 인공지능보다는 한발 늦었다. 그래도 포기할 수는 없었다. 당신은 지금 상담이 필요합니다. 그래도 기계한테 속을 말할 수야 있나요. 온라인 상담도 가능하세요. 상담이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연락 주세요. 어느 날 누군가에게 답변이 왔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저는 P입니다. 최근 저에게는 고민이 하나 생겼습니다."
나는 조금 시간을 두고 이 글을 쓰기 시작했다.
-완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