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acques Mar 05. 2022

Istanbul Sinfonesi

Fazil Say

터키의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 Fazil Say(파질 사이)는 국내에도 여러차례 내한하여 피아니스트로서 인상적인 연주를 보여준 바 있는 아티스트입니다. 국내에서는 피아니스트로 주로 소개되었지만, 터키의 전통음악과 전설에 기반한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을 선보였기 때문에 작곡가로서의 파질 사이도 분명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 그의 나이 14세인 1984년부터 작곡을 시작하였고, 벨라 바르토크, 에네스쿠 등이 그랬듯이 민속 음악을 기반으로 한 피아노 작품을 작곡하면서도 존 케이지의 Prepared Piano 방식을 도입하는 등 현대음악의 기조도 충실히 따라갔습니다. 이후에는 오케스트라 음악에 주력하여 시인 나짐 히크메트, 천일야화 등 터키와 아랍문화를 기반으로 한 작품들이 많은 주목을 받았고, 꾸준히 음반을 통해 새로운 음악들을 계속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의 오케스트라 음악중 널리 알려진 Istanbul Sinfonesi는 이스탄불 교향곡으로, 2008년에 작곡된 작품입니다. 바다의 소리로 문을 열고 닫으며, 일곱개의 악장을 통해 이스탄불을 표현하였습니다. 이스탄불은 7개의 언덕 위에 세워진 도시라고 하느데요. 각가의 언덕에 담겨 있을 이스탄불의 모습을 상상하시면 좋을 것입니다. 1악장 Nostalgia는 1453년 콘스탄티노플 함락에 맞물린 오토만의 등장, 2악장 Religious Order과 Sultanahmet Mosque는 다양한 종교를 품었던 이스탄불의 모습을 드러냅니다. 제목이 다소 긴 4악장 Merrily clad young ladies aboard the ferry to the Princes’ Islands는 뱃고동 소리를 재현하는 호른의 음색이 인상적이구요. 이후 고요한 분위기에서 춤곡의 흥겨운 분위기로 이어지다가, 고요한 바다소리와 함께 옛 이스탄불로 회귀하며 마무리됩니다. 


중간에 보시면 특색있는 악기들을 발견하실 수 있을텐데요. ney, kanun, kudum, bendir과 같은 터키 전통음악들을 통해 토속적인 정취를 더하고 있습니다. 파질 사이는 이스탄불을 표현하는 데 있어 12음계법, 무조음악은 어울리지 않기에 낭만적이고 향수어린 선율과 화성으로 작곡했다고 밝혔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것이 필요했기에 동양과 서양을 아우르는 이스탄불의 정체성 처럼, 곡에도 그런 특징이 절로 묻어나 있습니다. 


이 음악을 들을 때마다 이스탄불에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아요. 저는 제대로 여행은 못해보고 출장갔을 때 경유하면서 나갔다 온게 전부였는데, 그 잠깐의 시간에도 사람의 마음을 흔들어 놓더라구요. 


Howard Griffiths가 지휘하는 프랑크푸르트 라디오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연주입니다. 


https://youtu.be/8ZtMVdnnm_Q


파질 사이의 피아노곡이 궁금하시다면, 이 곡을 추천드리고 싶어요. 자신의 딸에게 바치는 Kumru라는 Ballad 형식의 작품으로서, 감미롭고 애절한 멜로디가 뇌리에 박힐 것입니다. 저의 짧았던 이스탄불에서의 시간을 이 음악의 선율과 함께해서 더욱 애틋합니다. 


https://youtu.be/zH3ZohGnjcg


매거진의 이전글 음악으로 표현한 유명 인물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