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와 기술 패권 전쟁

[10년 후 더 빛나는 책] 뉴맵 New Map (다니엘 예긴 지음)

by 웨이브리지

꿈을 위한 에너지

인간이 자동차와 비행기에 의한 이동의 자유를 얻지 못하였다면, 꿈의 크기가 제약되었을 것이다. 누구나 지구 반대편으로 가서 새로운 경험을 쌓고 여행하기를 원하고, 심지어 밤하늘에 떠 있는 달과 화성에 가는 꿈까지 꾸고 있다. 소설 마션을 보면, 먹는 것이 해결된 뒤에는, 처음부터 마지막 순간까지 지구로 돌아가기 위한 화성 상승선까지의 이동을 위해, 더 많은 태양판 전지를 달고 수소에너지 생성을 위한 에너지 확보와의 싸움의 여정이다.


국가 어젠다: 함께 살기, 지속 성장, 그리고 에너지

현대 국가는 차별 극복을 통한 함께 사는 사회 구현과 지속적인 경제 성장에 그 의미가 있다. 영토 확장을 통해 국가 성장을 하였던 20세기 이전과 달리, 2차 세계대전 이후, 열강들은 더 이상 핵무기에 의한 무력 충돌이 일어나면 안 된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고, 현대 국가의 성장은 영토의 확장보다는 경제 성장으로 점차 바뀌어 갔다. 20세기 후반부터 국가가 시급하게 해결해야 하는 어젠다는, 제한 없이 이동할 수 있고 산업 성장을 도모하기 위하여, 에너지 독립 또는 에너지의 안정된 공급을 확보하는 것이 되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에너지 확보가 각 국의 주요 어젠다로 에너지 전쟁을 둘러싸고 정치, 경제, 심지어 무력 충돌이 발생하고 있다. 에너지 산업은 세계 총생산 (88조 달러, 2019년)의 9%에 육박하여 8조 달러에 이르고 있으며, 전력 생산, 난방, 자동차 연료의 목적으로 하루에 1억 배럴을 소비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 독립 후, 첨단 기술의 장악을 통한 G1 유지

1950년 이후 경제가 급성장하면서, 미국은 안정된 에너지 확보를 위해 지난 60년간 중동의 평화가 우선순위였다. 산유국 1위였던 사우디 아라비아의 석유 공급망을 보호하기 위하여 군대를 파견하고 중동에서의 전쟁을 불사하였다. 1979년 1월 이란 혁명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이란과도 우호관계를 유지하였으나, 강경한 시아파가 집권한 뒤로는 이란과의 관계는 점차 악화되었다.


그러나, 2003년 이후 텍사스에서 퇴적층에서 발견한 세일 오일과 셰일 가스의 재발견으로, 지금 미국은 석유 생산국 1위가 되었고, 천연가스 생산국 2위가 되었다. 이에 따라 OPEC는 원유값 조절 능력을 상실하였고, 중동은 더 이상 최대 산유국으로서의 프리미엄을 잃어 가고 있다. 에너지 독립이 가능해진 미국은 더 이상 원유값을 하향 안정화를 지향하지 않으며, 중동의 평화가 더 이상 우선순위가 아니다. 오히려, 미국의 경우, G2 경쟁자가 된 중국과의 무역 전쟁이 우선순위가 되고 있으며, 에너지 다음 단계로서 AI, 반도체, 배터리, 통신 기술의 지배권 확보를 통한 세계의 지배를 도모하고 있다.


러시아: 천연가스 무기화로 강대국 재진입

추운 겨울만 되면, 독일을 비롯한 유럽은 난방을 위한 천연가스 공급을 원활히 하는 것이 숙제이다. 유럽은 천연가스의 수입선을 러시아, 노르웨이, 알제리, 미국으로 다변화하여 수입을 하고 있으나, 2021년 기준으로 천연가스의 40%를 러시아의 파이프라인 천연가스(PNG)에 의존하고 있다. 독일은 러시아로부터 안정적인 천연가스를 공급받기 위하여, 발트해를 통과하여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북부와 독일 북부를 잇는 노드스트림 1 (2012년 완공)과 노드스트림 2 (2021년 완공)로 불리는 해상 가스관을 러시아와 함께 막대한 비용을 들어 신규로 만들었다.


1991년 12월 소련이 붕괴하기 전에 만들어진 유럽으로 가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은 대부분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의 북부를 지나고 있다. 러시아는 천연가스 수출의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우크라이나를 지나는 파이프라인을 잠금으로써, 우크라이나와 유럽을 동시에 협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2014년 우크라이나에 속해 있던 크림 반도를 부동항 확보를 위해 러시아 영토로 만들었고, 2022년에는 우크라이나가 NATO(북대서양 조약기구)에 가입하는 것을 막기 위하여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역에 대한 침공을 일으켰다.


중국: 에너지를 확보하려는 일대일로 정책과 남중국해 야욕

중국은 1990년 이후에 산업의 급격한 발전과 자동차 보급 확대에 따른 에너지 소비 증가로, 전 세계 에너지의 20% 이상을 소비하고 있다. 국내 석유 소비량의 75%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에너지 공급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큰 과제이다. 최근 러시아로부터 천연가스공급을 위한 가스관을 연결하였지만, 천연가스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서, 여전히 중동에서 출발하여 말라카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사이에 위치한 말라카 해협의 차단에 대비하여, 시진핑 주석의 집권 초기인 2013년부터 안정된 석유의 공급 통로를 확보하려는 일대일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중국 신장 자치구와 파키스탄의 과다르 항구 간 3,000km를 연결하고, 말레이시아를 관통하는 기찻길을 만들고, 중국 저장성 이우에서 스페인 마드리드를 잇는 13,000km 길이의 기찻길은 모두 에너지 공급과 중국 제품을 수출하기 위한 것이다.


또한, 중국 하이난과 베트남, 필리핀 사이에 있는 작은 스프래들리 군도에 흙을 갖다 붓고 사람을 거주하게 함으로써 영토 인정을 시도하고 있고, 남중국해의 대부분을 중국의 배타적 경제 수역 EEZ(Exclusive Economy Zone)으로 하여 천연가스 개발을 독차지하려는 정책으로 인하여 주변국과의 갈등을 야기하고 있다.


금성에 사람이 살 수 없는 이유

아름답고 밝게 보이는 금성은 실상은 대기의 96.5%가 이산화탄소로 둘러 쌓여 있어서 태양복사열이 대기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가두어져 있기 때문에 표면 온도가 평균 400도(℃)이어서 생명체가 존재할 수 없다.

인간의 산업 활동과 원거리 이동 활동으로 인한 탄소 배출로 인하여, 2020년 지구의 평균 온도는 1981년 이후 10년에 0.18도(℃)씩 상승하고 있으며, 1900년과 대비하여 1.2도(℃)가 상승한 14.9도(℃)로 알려져 있다. 온도 상승의 이유는 탄소의 배출과 포집이 각각 221 기가톤과 215.9 기가톤으로 순전히 인간의 활동으로 인하여 매년 5.1 기가톤의 탄소가 지표와 수면으로 흡수가 안되고 대기에 누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2도 더 낮게

기후변화로 인하여 기존에는 없었던 큰 규모의 기상재해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고, 생명들의 이동이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위기의식으로 전 세계는 기후변화에 대비하여 산업혁명 이전으로 복귀하기 위한 “2도 더 낮게”라는 선언을 포함한 파리 기후협정 (2015년12월)을 하였다. 2050년까지 탄소 순배출 제로를 실현하기 위해, 석탄과 석유의 사용을 줄이고, 식목사업과 함께, 재생가능 에너지인 태양광과 풍력에의 투자를 늘려야만 한다. 그래서 화성에 탐사선을 보내는 대신 나무를 더 심자는 운동이 펼쳐지기도 한다.


재생가능 에너지

재생가능 에너지의 문제점은, 저장용량 대비 적은 양의 에너지 생산과, 시간에 대하여 균일하게 에너지 생산이 어려운, 효율성과 지속성면에서 문제점을 가지고 있으며, 지역별로 분산된 시스템의 관리도 필요하다. 세계적으로 연간 전기에너지 생산량 23,400 테라와트(TWh)에 대비하여, 수력은 3,744 테라와트, 태양광은 608 테라와트, 풍력은 1,240 테라와트를 생산하고 있다(2019년 기준, IEA). 세계적으로 수력을 포함한 재생가능 에너지는 전체 에너지 생산량의 26.6%를 차지하고 있다.

덴마크는 풍력만으로 국가 전체 수요 전력의 100% 를 감당할 수 있게 되었다. 전력 수요 예측을 통한 생산량 조절과 시민의 재생에너지에 대한 높은 수용 덕분이다.


한국: 에너지 공급선 다변화와 신재생에너지 비중 확대 필요

중동과 북해의 석유와 천연가스에 의존하던 한국은 공급선을 다변화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2019년부터 한국은 미국으로부터 액화 천연가스(LNG) 수입 1위 국가가 되었고, 러시아로부터 가스관 연결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변하지 않은 것은 에너지를 전량 수입하고 있는 현실이다.


한국 에너지 생산의 비중은, 2019년 기준(한국전력)으로 총 생산량 563테라와트에 대하여, 석탄 40.4%, 원자력 25.9%, 천연가스 25.6%, 신재생 6.5%이다. 신재생에너지 6.5%를 세분하면, 태양광 2.1%, 풍력 0.5%, 수력 1.1%, 바이오 에너지 0.9% 이다. 석탄의 비중이 아직도 높으며,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은 지형의 제약과 중공업 위주의 산업 구조로 인하여 글로벌 평균 26.6%에 비해 훨씬 낮다. 에너지 공급의 안정성 확보 정책과 함께, 2019년 기준으로 6.5%에 머물고 있는 재생가능 에너지의 비율을 세계 평균 수준으로 올려야 할 것이다.


에너지와 첨단 기술을 둘러싼 패권 경쟁

앞으로 20년, 에너지를 둘러싼 패권 경쟁은 인공지능, 반도체,배터리, 통신 기술의 지배권 확보와 병행할 것이다. 한국은 안정된 에너지 공급원을 계속 확보하여야 하고, 또한 재생가능 에너지 비율을 높여야 한다. 그리고, 인공지능, 반도체, 배터리, 통신 기술을 선도하고, 석유 공급망을 보호하는 데 이용될 수 있는 군사 무기 기술의 보유(예: 미사일 및 드론 방어 시스템)는 에너지 확보에서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이기 때문에 이를 계속하여 발전시키는 것이 지금 대한민국의 고려사항이다.

- 에너지 수입선 다변화 및 공급 안정성 확보

- 재생가능 에너지 비율의 확대

- 인공지능, 반도체, 배터리, 통신 기술 선도

- 첨단 무기 기술의 보유


재생가능 에너지 기술, 최첨단 기술, 첨단 무기 기술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서, 우리는 지도를 그릴 수도, 그렇지 않으면 오스만 투르크가 망한 후 사이크스와 피코 두 사람이 지도 위에 자를 대고 이라크, 시리아, 요르단, 레바논의 국경을 그렸듯이, 다른 누군가에 의하여 다시 한 번 국경이 그려진다고 생각하면 아찔할 것이다.


주위를 한 번 둘러봐라. 그리고, 에너지 공급이 멈추고 전기가 꺼진다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모든 것이 정지하고 만다.


by 웨이브리지, 글모음 https://brunch.co.kr/@waybrid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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