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함께 하는 취미

(쿠키 만들기)

by 불꽃장작
1호와 2호가 만든 핼러윈 쿠키

우리 집 1호와 2호는 만들기를 참 좋아한다.

그중에서도 으뜸은 <쿠키 만들기>이다.

2호는 심심하면 냉장고 앞으로 달려가 쿠키 만들기 재료가 있는지 뒤적이는데, 그 뒷모습이 무척이나 사랑스럽다.

쿠키가 구워지면서 풍기는 냄새를 맡을 때면 "음~ 엄마! 냄새가 너무 달콤해요~" 라며 제법 귀여운 표현을 잘도 해낸다. (37개월의 표현력이란!)

아이들과 함께 하면서 나도 재미가 붙어 취미가 되어 버린 것들이 있다.

요리에 취미가 없었는데, 아이들을 위해 하나씩 배우면서 자연스레 즐거운 일이 되어 버린 것이다.


3월이 시작되면서 아이들이 아프기 시작했다.

어린이집, 유치원을 다닌 후로는 3월 한 달은 병원과 친분을 쌓는 달이라 으레 여기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이번엔 심상치가 않았다.

구토와 발열이 함께 오면서 아이들이 먹지도 못하고, 힘없이 누워있기만 한 시간이 길어졌다.

그 증상은 나에게까지 넘어와 힘든 시간들을 아이들과 함께 견뎠다.

나도 이렇게 힘든데 아이들은 얼마나 힘들까, 하며 일부러 더 힘을 쥐어 짜내며 이겨냈다.

아픈 시간들을 보내면서 드는 생각은 '건강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이다.

하지만 아픔이 사라지고 다시 원래의 건강한 몸으로 돌아오면 그때 들었던 생각들도 함께 사라진다.

참 아이러니하다.

아이들과 함께 누워서 "우리 다 나으면 쿠키 만들기도 하고, 색칠놀이도 하고, 자전거도 타고, 맛있는 것도 많이 먹자!" 하면 아이들도 맞장구를 치며 "나는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 하며, 쫑알댄다.

참 마음이 애잔하다.

아이들이 아프지 않았으면, 대신 내가 다 아팠으면 하는 게 엄마의 마음인데, 아이들도 아픈 시간들을 보내야 더 건강해지고 더 잘 이겨내는 법도 배우므로 인내하며 지켜보는 수밖에 방법이 없다.


아프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지금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다. 내가 마음만 먹는다면.

아이들과 또 새로운 쿠키를 만들고, 구우며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들뜬 마음으로 쿠키가 다 구워지길 지켜보는 아이들의 얼굴에도 건강한 미소가 번졌다.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아프지 말고, 더 즐겁게 열심히 시간을 소중히 보내야겠다,라고 또 한 번 느낀 시간이었다. (어쩌면 꼭 필요한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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