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오랜 취미이자, 첫째 아이가 6살이 되었을 때 같이 하기 시작한 보석 십자수를 소개해 볼까 한다.
30대 초반에 이직을 앞두고 잠시 쉬고 있을 때였다.
두 살 터울의 언니가 쉬면서 심심하면 해보라며 보석 십자수를 보내주었다.
내가 좋아하는 화가인 빈센트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이었다.
마냥 시간을 흘러 보내기에는 아깝기도 하고, 멀리 사는 언니가 보내준 게 고맙기도 해서 꺼내 펼쳐보았다.
방법은 아주 쉬었다.
동그랗고 작은 조각이 (보석이라고 부른다) 색깔별로 분류되어 봉투 안에 들어있고, 봉투 앞면에 알파벳이 적혀있다. 그림 도면이 있는 판에 적혀있는 알파벳을 찾아 그 색깔의 조각을 붙이라는 것이다.
아주 쉽고 재미있다. 완성해 놓고 보면 정말 반짝반짝 보석으로 그림을 그린 것처럼 예쁘다.
그래서 <보석 십자수> 인가보다.
한 가지 단점이 있다.
집중해서 하다 보면 시간도 정말 잘 가고, 다른 생각도 들지 않고 재미있지만 어깨가 너무 아프다.
자리를 잘못 잡아 앉으면 다리도 저리다.
그래도 참 재밌고, 예쁘다.
어깨와 다리를 내어줬지만, 예쁜 취미다.
7살이 된 첫째도 집중력 있게 앉아서 하는 걸 보면 아이들에게도 참 좋은 취미이다, 싶다.
지금은 덜 하지만 둘째는 2살일 때 완성해 놓은 작품의 보석을 뜯는 취미가 있었다, 하하.
아이들에게 많은 걸 접하게 해주고 싶은 욕심이 있지만 방법을 모르거나 정보가 부족할 때가 많다.
그럴 때는 그냥 엄마가 하는 걸 자연스럽게 같이 하면 아이들이 더욱 즐거워하는 게 느껴진다.
운동도, 취미도, 놀이도.
무엇을 하느냐보다 <엄마와 함께>가 아이들에게는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조금씩 깨달아 가는 듯하다.
나에게도 힐링이 되는 취미라는 것도 무엇보다 맞는 것이다.
잠시 머리를 비우고 생각을 쉬고 싶을 때, 멍하게 앉아있는 내가 힘들 때, 무언가가 나를 힘들게 할 때, 나는 언제든 꺼내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안방에 있는 작은 내 책장에 구비해 두었다.
가장 좋아하는 책들과 색연필, 필사를 할 수 있는 필기도구들이 언제든 오라며 나를 기다리고 있다.
그 작은 공간과, 자투리 시간들이 있기에 내 삶이 가능하다는 생각도 든다.
언제든 힘을 낼 수 있는 소중한 나의 취미들.
항상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