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루틴으로 만들기]

공황장애 이기는 법

by 봄부신 날

[삶의 루틴으로 만들기]



공황장애라는 질병에 걸리면 (이걸 걸린다고 표현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지만) 모든 일상이 무너진다. 그동안 공들여 쌓아온 삶의 습관과 삶의 양식 그리고 문화적, 심리적, 정서적 활동이 모두 중단된다. 한마디로 폐인이 되고 만다. 이 세상에 자신은 아무 쓸모가 없는 사람이라는 피해자 의식이 확산되고 견고해진다.



모두 출근하고 혼자 남아 침대 위에서 식은 땀을 흘리며 누워 있다. 누워서 무기력하게 자신을 내려다보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가족의 응원도 계속 되지만 안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억지로 웃음을 지어 보일 수가 없다. 그런 시간이 길어지면 가족들도 이제는 희망을 포기한다. 안 되나 보다.



그러나 포기하기에는 이르다. 포기하기에는 그동안 응원과 격려가 너무 아깝다. 계속 해서 지지를 해주어야 한다. 가족의 지지가 끊어지면 공황장애자는 더 이상 기댈 곳이 없다. 지금은 곧 지나갈 것이고 금방 예전의 삶을 찾을 수 있다고, 금방이 아니고 긴 시간이 걸릴지 몰라도 천천히 기다려줄 수 있다고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



그런 응원이 있을 때 환자는 일어날 용기를 가진다. 죽을 것 같은 공포 속에서도 약을 먹고 자신을 추스리고 나쁜 마음을 먹지 않는다. 공황장애자는 좋은 마음을 가져야 한다. 긍정적인 마음을 가져야 한다. 결코 공황장애로는 죽지 않는다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 죽을 것 같은 공포지, 죽고 마는 공포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공황이 올 때마다 비상약을 먹고 스스로 호흡을 조절할 준비를 해야 한다.



그리고 가장 자신 있는 것으로 공황을 극복해 낼 루틴을 만들어야 한다. 자신에게 닥쳐오는 공황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본인 자신이다. 자기가 자신을 통제할 수 있다고 믿고 루틴을 적용할 때 빠르게 공황에서 빠져 나올 수 있다.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으로 루틴을 만들자. 그리고 공황이 나에게 손짓할 때 놀라지말고 호흡을 조절하며 준비한 루틴대로 나를 이끌어 가자.



이대로 죽을 것 같다는 공황이 찾아올 때 우선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비상약을 먹는다. 최대한 호흡을 느리게 하면서 컴퓨터를 켠다. 내 정신이 공황에 집중하지 않도록 손과 눈에 신경을 집중한다. 아래아한글 화면을 켜고, 내게 다가오는 공황을 기록하기 시작한다. 아주 세세하게 기록한다. 비상약이 가방 안에 있었고 물이 책상 옆에 있었다는 것을 기록한다. 비상약을 꺼내 비닐을 찢고 입에 털어 넣은 후 책상 옆에 놓인 물을 삼켜 알약을 위로 내려보냈다는 사실을 기록한다. 얼마나 심장이 방망이질치며 두근거리는지, 얼마나 호흡이 빠르게 나를 조여오는지 나를 관찰하기 시작한다. 그 상황을 글로 적기 시작한다. 호흡이 안정되고 글이 마감될 때까지 삼십여 분이 지나간다. 드디어 상황은 종료되었다. 나는 마침표를 찍고 의자에 축 늘어진다. 하지만 이겨냈다.



아무도 없는 혼자만의 방에서, 몸은 땀으로 범벅이 되었지만 더 큰 공황으로 이어지지 않고 나를 잠재웠다. 나는 스스로에게 박수를 보낸다. 이제 밖으로 나가보자. 바깥 바람을 쐬어 보자.



그렇게 새로운 루틴을 만든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파트 주변을 한 바퀴 돌고 오는 것으로 새로운 루틴을 만든다. 그렇게 호흡을 조절하며 한 바퀴 돌고 오면 한 시간이 지나간다. 내 몸은 그 루틴을 기억한다. 그러면 됐다. 내 몸이 기억하면 반사적으로 루틴을 따라가게 되어 있다.



아내가 걱정하며 출근을 했지만 퇴근했을 때 무용담처럼 그날 있었던 일을 얘기할 수 있다. 오늘은 밖에 나가 한 바퀴 돌고 왔다고 자랑도 해 본다. 웃음꽃이 핀다.



몸이 기억하게 해야 한다. 무의식적으로 몸이 움직이게 해야 한다. 과호흡이 달려올 때 그대로 두면 안 된다. 최대한 호흡을 느리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호흡이 가빠지면 산소가 부족해지고 뇌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당신은 다시 일어설 수 있다. 다시 시작할 수 있다. 내 몸이 기억하도록 루틴을 만들자. 그러면 된다. 자, 다시 시작하자.



2024-12-06 삶의 루틴으로 만들기.png


이전 11화[가장 잘하는 것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