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군은 여전히 중요할까?
맹자의 어머니는 아들의 교육환경을 위해 세 번 이사를 하였다.
요즘에는 새 집을 살 때 주변 학군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학세권은 집 근처에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등 다양한 교육기관이 밀집해 있거나, 좋은 학교를 배정받을 수 있는 주거지역을 말하는 신조어로, 청약 경쟁률도 높고 인기가 많아 집값 상승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학군은 얼마나 중요할까?
대치동이 가깝다면 엄마가 라이딩을 해서라도 대치동에 보내기도 하고,
강남 학군으로 가기 위해 월세로 집을 얻기도 한다. 학원 앞에는 하원시간 엄마들의 라이딩으로 마비가 되기도 한다.
좋은 공부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당연히 중요하다.
몇 년 전에 집 근처로 출퇴근해볼까 싶어서 집 근처 학원으로 이직한 적이 있다.
(수학강사들도 일정지역 밖으로 잘 이직하지 않는다. 학군이 좋지 않은 곳에서 일하는 것은 경력에 도움이 잘 되지 않고 페이도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능력 있는 강사들도 학군으로 몰려드는 경향이 없다고 할 순 없겠다. )
집 근처에서도 좋은 선생님과 공부한다면 충분히 잘 배울 수 있다는 희망이 나에게도 있었다.
그런데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나도 학군이 상관없다고 이야기하고 싶지만 그 갭은 생각보다 컸다. 일단 학교 시험의 난이도가 쉬운 편이면 스스로 잘하는 아이라고 생각하고 덜 열심히 하는 것 같다. 우물 안 개구리 꼴이다. 뭔가 더 가르쳐주고 싶어도 그만큼의 의지가 없다. 그리고 전반적으로 학습 태도나 성취도가 낮은 편이었다. 중학교 2학년인데도 자기 학년 수업을 따라가기 어려운 친구들이 절반이상되고 아무리 쉽게 가르쳐봐도 기본 연산도 안 되는 친구들이 있어서 수업자체가 많이 어려웠다. 결국 6개월을 넘기지 못하고 이직해야 했다.
꼭 대치동으로 가야 하나?
그건 아니다. 수학의 기초를 쌓는 데에는 좋은 학원들이 있는 중간 학군들도 충분히 좋다.
달리기를 비유로 들어본다면 육상선수와 달리기를 한다면 그 실력의 차이 때문에 쉽게 포기하게 되고 무력하게 멀어지는 것을 봐야 한다. 하지만 나보다 조금 더 잘 달리는 친구와 달리면 어떻게든 갭을 줄이려고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학창 시절에 달리기를 워낙 못해서 100m에 20초대 정도 나왔었는데, 50m만 넘어가도 가속이 되는 게 아니라 감속되고 힘들어했던 것 같다. 그런데 나보다 조금 잘 달리는 친구랑 같이 달리는데 어떻게든 따라잡으려고 하다 보니 18초를 기록했던 기억이 난다. 악착같이 하려면 뭔가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라도 보여야 한다.
그래서 수학의 기초를 다지는 것은 나보다 조금 더 나은 아이들이 있는 곳에서 경쟁하는 것이 도움이 되고 어느 수준 이상이 되면 더 높은 반으로 혹은 더 어려운 학원으로 옮겨서 공부하는 것은 좋다. 하지만 무턱대고 아이가 아직 준비가 안되었는데 어려운 학원을 선택하게 되면 오히려 본래의 실력보다 더 못하게 될 수도 있다.
기초를 다지는 일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꼼꼼히 채우는 것이 필요하다. 일종의 기초공사라고 생각하면 된다. 기초를 빨리 선행하고 학원의 진도에 맞춰서 입 반하는 경우가 있는데 부족한 기초는 다음 과정의 발목을 잡게 되고 아이의 능력이 부족한 게 아님에도 성적이 잘 나오지 않아 좌절을 겪게 된다.
나이가 어릴수록 칭찬이 필요하고 자존감을 세워주는 것이 필요한데, 시작부터 나는 수학과 잘 맞지 않는 것 같다는 편견을 가지게 된다. 차분히 한 계단 한 계단 밟아가면 속력이 붙고 누구나 기본이상 할 수 있는 것이 수학인데, 주변 아이들과의 속도비교, 실력비교로 수학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게 되는 건 아닌가 생각한다.
일단 지금 있는 곳에서 상위권을 만들고, 기초는 항상 탄탄하게!! 그 후에 더 좋은 환경으로 단계를 잘 밟아간다면 학군은 중요하다고 하겠다.
서두르는 것, 남과 지나치게 비교하는 것이 항상 문제다. 객관적인 상담과 성적을 확인하고 조금씩 더 나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자.
교육은 기다림이 80%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