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의 학원생활

에너자이저

by 최진영

영재관에 수업은 하루에 4시간씩 주 3회로 진행된다.

학교 끝나고 학원 와서 수업하고 저녁 먹고 하면 저녁 10시에 집으로 귀가한다.


"이렇게까지 무리해서 공부를 해야 하나 싶어요."


엄마들은 초등학교 6학년때부터 10시 넘어서 귀가하는 아이들이 안쓰러워서 그만둬야 하나 늘 고민하시는 것 같다. 일반 학원들은 두 시간반정도의 수업을 하니까 비교적 수업량이 많은 편이긴 하다. 하지만 무리가 된다는 기준이 뭔지 가끔 궁금하다. 아이들은 학원 와서 즐겁게 지내고 시간 가는 줄 몰랐다고 할 때도 많은데, 잘하고 있는 아이에게 그만하는 건 어떠냐고 자꾸 묻는 것이 과연 아이를 진짜 걱정하는 것일까?


아이들은 진짜 많이 힘들까?


학원에서의 아이들의 모습은 생각보다 활기차다. 쉬는 시간마다 칠판에 그림 그리고 웃고 떠들고.

학원에서 친구들을 만나고 쉬는 시간마다 노는 것이 아이들에게는 그저 재밌다. 집에 가서 숙제하는 시간은 괴롭겠지만 적어도 학원에서의 수업시간을 힘들어하는 친구들은 거의 없는 것 같다.


선생님을 좋아하기도 하고, 뭔가 열심히 하고 있다는 성취감을 주기도 하니까

엄마가 너무 힘들면 그만두라고 해도 오히려 더 다니고 싶다고 하는 학생들이 많다.


학창 시절을 생각해 보면 예전엔 중간기말에 전 과목 시험을 보니까 3,4일에 걸쳐서 시험을 본다. 매일 밤을 새워서 마지막 시험날까지 내가 살아있을 수 있을까, 끝나면 집에 와서 실컷 자야겠다 싶다가도 시험 마지막 날은 어디서 그런 기운이 솟는지 친구들과 놀러 가기 바쁘다.


"어머님~ 수업을 길게 하면 선생님들이 힘들지 아이들은 체력적으로는 그렇게 지치지 않아요. 회복도 빠르고요. 집에서 잘 자고 먹고 하면 잘 회복되더라고요. 방학특강하고 나면 선생님들은 보약 먹어야 하는데, 역시 어리니까 다르긴 해요~^^"


어머님들은 본인의 컨디션을 기준으로 아이들이 스케줄 따라가기 버거울 거라 생각하지만 아이들은 호랑이기운이 솟아나는 에너자이저다. 아마 좋아하는 아이돌 콘서트라도 가자고 하면 아픈 아이도 벌떡 일어날 거다.


아이들이 힘든 건 체력적인 것보다 정신적인 면이 큰 것 같다.


수업시간에 숙제를 덜 해오거나 이해가 잘 가지 않을 때, 스트레스로 힘들어하긴 한다.

나만 모르는 것 같아서 움츠러들기도 한다. 안쓰러운 마음이 들 때, 그만둘까 묻기보다 잘하고 있다고 다독여주고 응원해 주는 게 훨씬 힘이 난다.


아이는 어떻게 해서라도 성적을 잘 받고 싶고, 이 공부를 계속하고 싶은데

엄마가 너무 힘들어 보인다면서 그만하는 게 어떻냐고 해서 아이와 트러블이 생기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적당히 해도 괜찮다는 것은 어머님 생각이지만 다 같이 열심히 하려고 파이팅 하는 상황에서 그런 걱정은 오히려 찬물 끼얹는 효과가 된다.


" 그렇게 열심히 하지 않아도 돼요. 좋은 학교 안 가도 괜찮아요. "


아이의 인생에서 이런 괜찮다는 말이 정말 도움이 될까?


학창 시절 우리 엄마도 저녁까지 공부하는 나에게 그만 자라고 할 때가 많긴 했다. 그때마다 버럭 화가 났었다. 나는 나만의 스케줄이 있고 해야 할 일이 있는데, 자라고 하는 게 답답하기만 했다. 엄마입장에서는 내 건강을 걱정하셨을 테지만 그때의 나는 그게 그렇게 싫었었다.


걱정이 때로는 불편할 수 있다.


마냥 어린아이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아이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물어보고 지나친 걱정은 마음에만 두시는 것이 좋은 응원이 아닐까 싶다.



반대로 아이는 수업이 버겁고 힘든데, 엄마 욕심에 따라 학원을 억지로 보내는 경우는 어떨까?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아이를 힘들게 하는 건 체력인 경우보다 정신적인 문제가 더 크다. 아직 공부할 이유를 찾지 못한 아이에게 의사가 되라면서 학원을 무리하게 보내는 것은 자발적인 동기부여가 되기 전에 공부에 질리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참 희한하게도

열심히 하는 아이에게는 너무 그렇게 열심히 하지 말라고 하고,

천천히 배워가길 원하는 아이에게는 더 열심히 하라면서 레벨에 안 맞는 무리한 공부를 강요하기도 한다.


이 모든 건 소통의 부재가 아닐까?


아이니까 아직 잘 모른다고 생각해서 일일이 다 결정해주려고 해서는 안된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고 사춘기가 온다는 것은 아이에게 자율적인 의지가 생겨난다는 뜻이다. 앞으로의 진로나 학원의 선택에 있어서는 아이와 충분히 이야기해 보고 결정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원해야 성과가 난다.


사춘기 이후의 아이들에게 부모의 걱정은 대화를 막을 때가 많은데 선생님들에게 아이의 상태에 대해 같이 의논하고 조율해 가는 것도 객관적인 길을 여는데 많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상담하면서 늘 느끼는 것은 부모의 걱정은 잘하던 못하던 끝이 없이 생겨난다는 거다.

그게 사랑과 관심의 한 표현이겠지.


걱정이 많아질때면 언제든 전화하세요~ 오늘도 좀 시원해 지셨나요?

오늘도 열심히 상담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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