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착과 광기의 하모니
예전에는 학원에서 잘 가르치는 선생님이 있으면 입소문이 나서 학원에 수강생이 는다고 선생님들의 역량을 중요하게 생각했었다. 나도 그런 선생님이 되고 싶었고.
그런데 요즘은 대형학원들이 시스템을 강조하게 되면서 튀는 선생님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한 선생님이 아이를 끝까지 담임을 맡아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레벨에 따라 반이 달라지고 시간표에 따라서도 만나는 선생님들이 다르다보니 누구 하나 너무 깊은 인상을 주거나, 너무 열심히 가르치면 그 다음 선생님의 대한 만족도가 떨어질 수 있고, 나의 열정이 다른 선생님들에게 부담이 되는 이상한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뭐든 대충하는 걸 제일 싫어하는 타입이기도 하고, 선생님으로서의 사명감이 남다른 탓에 나를 만나는 학생들은 뭔가라도 달라지기를 바라고 내가 아는 공부방법들이 아이들의 남은 공부인생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일을 하다보니 시키는 일만 하라는 제재를 받는 일이 자주 있었다.
내 시간과 열정을 더해서 추가보강을 한다던지, 추가프린트를 해준다던지 하는 일은 이상하게도 학원에서 크게 달가워하지 않는 것이 되어버렸다.
" 우리 학원안에 최진영학원을 별도로 만들면 안되는 거예요. "
처음엔 이 말이 억울하고 이해가 가지 않았었다. 하지만 연차가 쌓이면서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았고, 내 아이디어로 인해 다른 사람들의 업무가 새로 생기지는 않을지 의견을 내는 일에도 한번 더 생각하는 습관이 생겼다.
학원에는 학원에서 원하는 만큼, 월급받는 만큼 더도 덜도 아닌 딱 그만큼 일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다. (많다고는 하지 않겠다. 나보다 훨씬 더 많은 열정으로 아이들을 대하는 선생님들도 있기에 폄하하고 싶지는 않다. ) 그래서 학원에서는 정교한 시스템을 만들어서 선생님의 역량과 상관없이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자칫 선생님을 잘못 구하면 학원이 휘청하는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려는 의도도 있다. 그렇게 학원또한 진화하고 있는 거다.
그런 학원구조 안에서도 기억에 남는 선생님이 되어 가는 것은 그저 열심히 일하는 것 그 이상의 뭔가가 있다. 나에게는 그것이 애착이다. 내 새끼들이 나를 만나 더 강한 경쟁력을 갖추게 되는 것!!
자기 소개에 나를 선장이라 쓴 적이 있다.
우리 아이들이 한명도 낙오되지 않게 이끌어가는 선장. 동기부여하고 다 같이 으싸으싸해서 살아남는 것 그것이 내 안에 아이들을 이끄는 기본원칙이다.
선생님은 전달이 목적이고, 그것을 익히고 배우는 것은 학생들의 몫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떻게 하면 더 잘 익힐 수 있더라는 나만의 노하우 전수와 그렇게 잘 해나가고 있는지 점검해주는 것 또한 나의 역할이다. 공부는 잘 할 수있는 방법이 있다. 공신들의 공부비법에 관한 책들도 읽다보면 일맥상통하는 지점이 있는 것처럼. 학창시절에 내신 1등급을 받기위해 늘 그 방법을 고민하다보니 고학년이 될 수록 그 방법이 공고해지고 학년이 높아질수록 성적도 상승하는 것을 스스로 체험했기에 임기응변으로 공부하는 것보다 평소에 공부하는 방법을 몸에 익히는 것이 공부에서 얼마나 유익하고 편한지를 안다. 그것을 전수하는게 나의 사명이라고 늘 생각한다.
기초과정을 가르칠 때 나는 이 아이들이 기초를 다 익혀서 응용문제를 나와 같이 고민하고 풀이방법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상상한다. 그래서인지 수업에 들어갈 때부터 가슴이 뛴다. 아이들이 어릴수록 그 성장의 폭도 크고 시간도 짧게 걸리기에 매 순간 새 아이들을 만나는 것은 그 성장에 대한 기대에 눈이 반짝인다.
오늘도 그런 신남에 눈을 반짝이면서 수업에 들어갔다니
"선생님 눈에서 광기가 보여요~" 한다.
의욕이 과했나 하하하하하
아이들의 질문을 새벽까지 첨삭해서 보내주면서, 숙제를 걷어서 하나하나 첨삭해서 글을 달아주면서 그저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너희와 같이 고생하고 같이 공부해주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해 주는 일. 학원선생님이라는 것은 공부하라고 잔소리하는 사람이 아니라 공부잘하게 만들어주고 공부하는 일이 힘들지 않게 기술을 전수해주는 사부라는 생각을 갖게 하는 것. 그것이 아이들이 나를 기억하는 이유가 아닐까.
기왕에 가르치는 일에 있다면 출퇴근하는 직장이 아니라 아이들의 인생에 도움이 되고 변화를 일으키는 사람이 되겠다는 사명감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