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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팍 Dec 03. 2018

어디 괜찮은 부업 없나?

박상훈의 INNOSPARK

직장인에게는 고민이 많다. 수입이 뻔하다 보니, 그에 맞춰 지출하고 콩알만큼 저축하며 산다. 재테크에 눈을 돌려보지만 부동산을 하자니 평일 낮에 매물 보러 다닐 시간 내기가 어렵고, 주식을 하자니 내가 투자한 종목만 하락한다. 사실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크게 투자할 여력은 없다. 실질적으로는 알량한 몸뚱아리 하나뿐이다.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아 방법을 찾다 보니 부업이 눈에 띈다. 주 52시간 근무제로 저녁에 시간 여유도 생기고, 부업으로 시작해 주업이 된 사례도 있어 부업이 딱이라는 확신이 든다. 부업거리를 중개해주는 곳이 있는지 찾아보니 요즈음에는 재능마켓이라는 게 있다고 한다. 


http://news.hankyung.com/article/201801183328a


http://news.chosun.com/misaeng/site/data/html_dir/2018/01/19/2018011900081.html


재능마켓에 대한 수요과 공급이 늘면서 이를 중개하는 플랫폼 업체도 크게 늘고 있다. 업체의 특징을 간단히 파악하기 위해 각 업체의 홈페이지 주소창에 보이는 '한 줄 소개'를 중심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크몽 : 비즈니스 파트너 크몽에 다 있다! 외주, 아웃소싱 전문 kmong.com

탈잉 : 나만의 튜터를 만나보세요 taling.me 

오투잡 : 재능마켓 오투잡 www.otwojob.com

플리토: 전세계 950만명이 사용하는 통합 번역 플랫폼 ko.flitto.com

숨고: 숨은고수 80만명이 선택한 No.1 전문가 매칭 soomgo.com

넷뱅 : 외부직원이 되어드립니다 www.netbbang.com

숟가락 : 재능마켓 숟가락 www.sutgarak.com

재능넷 : 재능마켓, 재능기부 www.jaenung.net

재능아지트 : 재능마켓, 재능아지트 www.skillagit.com

어라운드어스 : 소셜 온라인 프로필 서비스 www.aroundus.com

코리너스 (영문) : 외국인 구인구직 www.koreners.com

리브릿지: 재능마켓, 재능공유 libridgeglobal.com

동네의 영웅: 우리동네 재능거래소 www.townhero.co.kr

에디마켓: 전문업체, 전문가 온라인몰 www.edimarket.co.kr

쉐어러스: 경험 공유 클래스 shareus.co.kr

이벤트루: 이벤트 직거래 플랫폼 eventrue.co.kr

크레벅스 : 온라인게임 강의 등 재능거래 마켓 www.crebugs.com

위드몬 : 재능마켓 withmon.com

모두의 재능: 재능마켓 modoojaenung.com

라우드소싱 : 디자이너 크라우드소싱 플랫폼 www.loud.kr

탤런트뱅크 : 딱 필요한 시간만 Top-class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세요! www.talentbank.co.kr

파인드강사 : 기업교육을 찾는 가장 좋은 방법 www.findks.com


프리랜서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중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업체에서 선정한 특정 분야의 전문가를 중개하는 경우도 일부 있다. 업체별 특색을 떠나 플랫폼 업체가 무척 많다. 일정 시간이 흐르면 O2O Business의 특성상 상위 몇 개 업체만 살아남고 대부분의 업체는 사라지게 될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시장 사이즈가 작아 Top 3 이외에는 생존이 더욱 쉽지가 않다.)


그렇다면 재능마켓의 플레이어인 중개자, 구매자, 판매자 입장에서 느끼는 장단점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재능 중개자 입장

+ 플랫폼 비즈니스라서 플랫폼 구축 후 수익 창출 용이함

- 경쟁업체가 많고, 그들과의 차별화 어려움

- 구매자의 불만 처리가 쉽지 않음

- 높은 수준의 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판매자 확보 어려움

- 첫 거래 이후 수수료를 아끼기 위한 직거래를 막을 수 없음

- 현재는 20% 정도의 수수료를 받지만 경쟁이 심화될수록 수수료 비율이 낮아질 수밖에 없음

- 향후 법적으로 수수료 제한 가능성 높음 ex) 최근 과외중개사이트 폭리 방지법 발의 (수수료 상한선 10%)


재능 구매자 입장

+ 저렴하게 재능 이용 가능

+ 외부의 능력 있는 재능 판매자와 내부 직원이 협업할 경우, 내부 직원 역량 향상에 도움

- 거짓 구매 후기에 속을 수 있음

- 판매자에 대한 검증이 안 되어 있음 : 판매자 실력 엉망, 판매자 연락 두절, 서비스 불만족 등

- 중개자가 환불, 불만 처리에 소홀


재능 판매자 입장

+ 직장인의 부업 구하기가 용이함

+ 전업 프리랜서의 일감 구하기가 용이함

- 제공하는 서비스 대비 적정 가격에 못 미친다고 느낌  

- 중개자에게 수수료 주고 나면 남는 게 없음

- 구매자가 교묘하게 추가 서비스를 요구하는 경우 많음


재능마켓은 정보유통비용이 낮은 온라인을 활용해 오프라인의 거래를 활성화한다는 점에서 O2O (Online to Offline) Business에 해당된다. 배달, 숙박, 교통 등 기존의 O2O와 달리 재능마켓은 서비스 품질을 객관적으로 측정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댄스 레슨이라고 해보자. 구매자가 보기에 판매자는 춤을 너무 못 춘다고 생각할 수 있다. 반대로 판매자는 구매자가 춤에 대해 잘 몰라서 불만을 가진다고 생각할 수 있다. 문서작성, 디자인, 번역/통역, 영상제작, 강의 등 재능마켓에서 거래되는 서비스들은 구매자의 주관과 판매자의 주관이 부딪힐 수밖에 없다. 


오래전부터 프리랜서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던 외국의 경우는 어떨까? 최근 긱 이코노미 Gig Economy라는 말이 유행하면서 재능 판매자를 Gig Worker, Gigger라고 칭하는 경우도 많다. Freelancer와 동의어라고 보면 되겠다. Gig은 재즈공연장에서 즉석으로 파트타임 연주자를 구해 함께 공연하는 것을 말하는데, 요즈음에는 '임시로 하는 일'이라는 의미로 쓰이고 있다. 


자, 그러면 다음 자료에서 Freelancing 혹은 Gig Economy에 대해 알아보자. 



https://www.upwork.com/i/freelancing-in-america/2018/


이 보고서는 프리랜서 구인구직으로 유명한 글로벌 기업인 업워크 Upwork와 미국 프리랜서 협회 Freelancers Union이 공동으로 조사한 결과를 담고 있다. 두 기관의 특성상 프리랜서라는 직업에 우호적임을 감안하고 보고서에서 몇 가지 내용을 함께 살펴보자. 


 

2018년 현재, 미국 전체 노동자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5,670만 명이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다. 그래프에서 볼 수 있듯이 2014년부터 그 수가 꾸준히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프리랜서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2014년에는 '(자신의) 선택 Choice'라고 답한 비율이 53%, '(불가피한) 필요 Necessity'라고 답한 비율이 47%로 둘이 비슷했다. 하지만 2018년에는 Choice가 61%로 크게 늘었다.


또한 '프리랜서 일을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대해 2014년에는 '임시로 돈 벌려고 하는 일 A temporary way to make money'라는 응답이 65%로 다수였으나, 2018년에는 '장기적인 경력 관점에서의 선택 A long-term career choice'라는 응답이 48%로 크게 늘었다. 


두 가지 답변 모두 프리랜서 일에 대한 인식이 5년 만에 크게 바뀌었음을 보여준다. 즉 2014년에는 '상황상 어쩔 수 없이 돈 벌려고 임시로 하는 일'이라 생각했지만 2018년에는 '장기적으로 내 경력을 발전시키기 위해 자발적으로 선택한 일'이라 생각하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프리랜서 일을 선택한 사람은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전업 프리랜서와 부업 프리랜서 모두 다음과 같이 선택의 이유를 밝혔다. 나 스스로 일의 주인 되기, 일할 시간을 내가 정하기, 일할 공간도 내가 정하기, 사무실 정치에 휘말리기 싫음, 나의 열정을 쏟아부을 시간을 마련하기, 돈 더 벌기, 내가 하고 싶은 프로젝트 선택하기. 내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을, 내가 원하지 않는 시간에, 내가 원하지 않는 공간에서, 내가 싫어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게 너무 싫다는 욕구에서 출발한 것으로 보인다. 


온전히 내 일의 주인이 된다는 점에서 전업 프리랜서는 매력적이다. 하지만 세상 일은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게 있기 마련이다. 부업 프리랜서(Moonligter: 밤에 부업을 하는 사람)가 전업 프리랜서로 가지 못하도록 막는 '잃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어떤 것들이 있나? 수입 예측이 안 됨, 일을 제대로 해내지 못할 수도 있음, 건강보험이나 유급휴가 등 회사가 제공하는 혜택을 포기해야 함, 먹고살만큼 일거리가 있을지 의문임, 일거리 찾기가 어려움. 

 

2014년과 비교해 볼 때 2018년에는 전체 프리랜서 중 18~34세 비율이 4% 늘었고, 35~44세 비율이 1% 늘었다. 반대로 45~54세 비율은 2% 줄었고, 55세 이상 비율도 2% 줄었다. 청년 세대는 보다 적극적으로 프리랜서일을 선택하고, 반대로 중장년 세대는 조금씩 프리랜서 일을 포기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전체 프리랜서 중 4분의 3인 74%가 최근 5년 이내에 프리랜서 일을 시작했다. 이 숫자를 반대로 보면 전체 프리랜서 중 4분의 1만이 5년 이상을 버틸 수 있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프리랜서를 하고자 하는 분들이 가장 궁금한 대목이 바로 수입이다. 안정적으로 월급을 받는 정규직보다 위험을 감수하는 프리랜서가 더 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연 그럴까? 미국 프리랜서 기준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2018년 12월 3일 환율 기준으로 2018년 프리랜서 수입 분포를 살펴보면 

75,000달러 미만(8,350만원 미만)이 전체의 69%, 

75,000달러~99,999달러(8,350만원~1억 1,134만원)가 전체의 18%, 

100,000달러~149,999달러(1억 1,135만원~1억 6,702만원)가 전체의 10%,  

150,000달러 이상(1억 6,703만원 이상)이 전체의 4%이다. 


75,000달러 이상(8,350만원 이상)을 고소득이라고 본다면 2014년 17%, 2015년 25%, 2016년 31%, 2017년 36%, 2018년 31%로 전체 프리랜서 중 고소득자 비율이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최근 6개월 이내에 스킬 관련 교육을 받은 비율을 보면, 전업 프리랜서의 70% 그리고 전일제 정규직의 49%가 관련 교육에 참석했다. 프리랜서가 자신의 스킬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교육을 받는 까닭은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잘 팔리기 위해서이다. 즉 옛날 스킬로는 먹고살 수가 없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는 교육 현장에서 네트워킹도 하고 최신 정보도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회사가 제공하는 교육 이외에 직원 스스로 필요한 교육을 찾아 듣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보통 교육부서가 1년 단위로 교육계획을 세우고 그에 따라 직원들이 교육을 받는 경우가 많다. 이마저도 최근 주52시간 근무제의 영향으로 교육 시간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아무래도 전일제 정규직은 현장에서 상사 등으로부터 교육을 받는 OJT와 오프라인에서 전문 강사에게 받는 교육이 프리랜서보다 많다. 이는 한 공간에 여러 사람이 모여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반면 혼자 일하는 경우가 많은 프리랜서는 YouTube와 같은 비디오, 웹에서 진행되는 세미나인 웨비나, 관련 도서나 웹사이트, 온라인 포럼이나 토론게시판 등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프리랜서는 자신만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어떤 스킬을 학습하기를 원하는가? 그들은 컴퓨터 스킬, 네트워킹 스킬, 프리랜스 비즈니스 스킬(재무, 세금, 보험 등), 마케팅, 일거리 찾는 방법에 관심이 많다고 한다.


Freelancing 혹은 Gig Economy에 대해 좀 더 깊게 알고 싶은 분들은 다음 자료들을 참고하기 바란다. 



참고자료 



Ultimate Guide to Gig Economy Data:
A summary of every freelance survey we can find

https://nation1099.com/gig-economy-data-freelancer-study/


Global Contingent Workforce Study, EY

https://gigeconomy.ey.com/


Is the gig economy a fleeting fad, or an enduring legacy?, EY

https://gigeconomy.ey.com/Documents/Gig%20Economy%20Report.pdf



이쯤에서 브런치가 지향하는 바가 궁금하다. 

(참고로 브런치는 아직 beta 딱지가 붙어있는 베타 서비스이다)


작가 입장에서 글을 쓴다는 것은 은근히 많은 노력과 시간을 필요로 한다. 아무리 글쓰기를 즐기는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얻는 것 없이 글만 쓰다 보면 지칠 수밖에 없다. 재능마켓과 비교해보자. 재능마켓에 내 프로필과 할 수 있는 일을 올려두면 글 쓸 시간에 구매자가 맡긴 일을 하고 돈을 벌 수 있다. YouTube와 비교해보자. 글 쓰는 노력으로 영상을 제작하고 일정 시청시간 이상, 일정 구독자 이상이 되면 내 통장에 입금이 된다. 


브런치는 참여하는 작가들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는가?


브런치는 최근 작가에게 제안하기, 작가 프로필, 작가 검색 기능을 추가했다. '작가에게 제안하기'는 누군가 작가에게 출간/기고, 강연/섭외, 작업 요청 등을 제안하면 브런치 알림과 이메일로 작가가 그 내용을 받아볼 수 있는 방식이다. 향후 brunch가 일종의 재능마켓으로 변화할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보인다.

https://brunch.co.kr/@brunch/133


또한 브런치에서는 작가들의 글을 모아 책으로 출간하는 '브런치북 프로젝트', 잡지와 협업하는 '콜라보레이션 프로젝트', 영화를 보고 감상을 쓰는 '브런치 무비 패스' 등의 작가 지원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https://brunch.co.kr/special/list


브런치에서 '작가에게 제안하기'나 '작가 지원 프로젝트'를 통해 브런치에 참여하는 작가들에게 기회를 제공하려 노력하는 것은 좋은 방향이다. 다만 작가들이 글을 쓰느라 들이는 Input과 완성된 글에서 얻을 수 있는 Benefit 간에 불균형이 심화되면 브런치는 서비스를 지속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카카오의 비전은 <“Connect Everything” 새로운 연결, 더 나은 세상>이다. 연결을 확장하되 그 중심에 있는 카카오만 배부르게 먹을 것이 아니라 연결된 각 개체도 먹을 것이 있도록 설계하는 게 중요하다. Apple의 App Store도 그렇고, Google의 YouTube도 그렇고, 단순한 연결을 넘어 함께 먹고살 수 있는 생태계 조성이 성공의 비결이었다. 


브런치팀의 현명한 생태계 설계를 기대하며 글을 마친다.  




*커버 이미지 출처: https://sociable.co/business/gig-economy-hireb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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