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의 사무실 풍경을 보면 우선 절반 정도 주인이 없는 책상이 눈에 들어온다. 연말에 개인 휴가를 가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약 휴가를 먼저 쓰셨던지 아니면 보고할 것이 있어서 던 지 당신이 사무실에 나오셨다면 아래와 같은 것들을 해보시라고 추천드린다. 1. 적절한 아부가 될 수 있는 연하장을 보낸다 상사, 동료, 그리고 상사가 된 동료, 동료가 된 상사, 심지어 상사가 된 후배. 1년 동안 여러 가지 일이 있었을 것이다. 만약 한 해의 마지막 날인 오늘도 초를 다투는 보고서를 작성하시는 것이 아니라면 시간을 좀 내어 이메일 연하장을 써보시면 좋을 것 같다. 기왕 쓰시는 거면 그래픽 박아서 대량으로 발송하는 것은 비추이다. 요새 안 그래도 톡, 메시지를 통해 받는 광고들이 많아 그런 대량발송인사는 무성의한 쓰레기를 넘어 오히려 안 보내느니만 못한 경우가 많다. 물론 보내시는 분들은 그래도 안 보내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하시겠지만. 쓰실 때 물론 기본적인 안부와 새해 덕담도 필요하지만 그 사람과 나만 알 수 있는 일화나 내용도 간단히 덧붙이시는 것도 필수다. 비록 작고 소소하나 그 개인적인 공감과 당신의 성의에 상대가 느끼는 기쁨과 감사는 더 크다. 2. 책상 속 정리 서랍을 열면 올초에 ‘혹시 쓰겠지’ 하고 서랍에 넣어두었는데 한 번도 쓰지 않은 서류, 물품이 있을 것이다. 그건 내년에도 쓰지 않으실 것이 확실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과감히 비우시라. 비우지 않으시면 채울 수 없다. 머리도 책상도 쓰지도 않을 것들에게 공간을 빼앗겨 정작 채워야 할 것들을 채우지 못하는 누를 새해에도 반복하지 말자. 3. 회사 안팎의 안 가본 곳들을 가본다 아주 작은 규모의 스타트업을 하시는 게 아니라면 회사 내에 오랫동안 안 가본 곳들을 한 번씩 들러보시라. 바쁜 업무 때문에 맨날 가던 루트를 반복해온 필자는 이렇게 올 한 해 회사 안팎에 가게와 편의시설이 새로 생겼는 줄 몰랐다. 심지어 가끔 반찬을 사러 퇴근길에 멀리 돌아서 반찬가게를 들렀는데 가까운 곳에 반찬가게가 생긴 것을 오늘 발견하게 되었다. 4. 모처럼 일찍 퇴근한다 아무래도 마지막 날이라 일찍 퇴근할 수 있는 확률이 높다. 심지어 근무시간을 잘 채우고 보고나 미팅도 미리 마치신 분들이라면 점심 먹고 바로 퇴근해도 용인되는 분위기의 날이 바로 한 해의 마지막 날이다. 가끔 새벽부터 밤까지 매일 일을 하시는 분들은 오랜만에 보는 평일의 태양에 쇼생크 탈출의 죄수처럼 눈을 제대로 못 뜨실 수 도 있으니 필요하다면 선글라스도 미리 챙기시라. 5. 잘 모르는 사람에게 인사한다 조금 큰 규모의 회사에서 일을 하시는 분들이라면 자기 부서 사람들 외에 다른 부서 사람들은 새로 사람이 와도 잘 모를 수 있다. 연차이실 때 그 새로운 분이 인사를 하러 왔을 수도 있고 당신께서 워낙 일을 열심히 책상에 코를 박고 하셔서 그럴 수가 있다. 그래서 주변에 도대체 누구인지 모르겠는데 같은 층에서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오갈 때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한 마디 툭 던져보자. 이럴때 좁쌀만한 인간관계지만 땅콩크기 정도로 넓혀보고 좋지 아니한가. 단 인사하기 전에 1분 정도 그 사람의 주변을 한번 잠시 관찰하시기를 추천드린다. 새로 오신 상무님 같으면 그래도 자리가 당신보다 크고 삐가뻔적할 터이니 미리 구별하셔서 마치 처음 보는 사람처럼 인사하는 실수는 하지 않으실 수 있을 것 같다. 코로나 19 때문에 올해는 정말 개인적으로 태어나서 가장 힘들었던 최악의 한 해였던 것 같다. 앞으로 더 최악이 올 수도 있고 더 나아질 수 있는데 어찌하랴. 그냥 꾸역꾸역 살아가는 수밖에. 사무실에서 한 해를 마무리하시는 세상 모든 월급쟁이 직장인 분들에게 경의를 표하며 이 오묘한 감정을 나누고 싶다. 고생하셨습니다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