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 회. 생. -진짜 회사생활- 해외 주재원
내음 씨는 해외 주재원으로 그 나라에 나가자마자 거래선들에게 첫인사를 하러 다녔다. 첫인사를 할 때 보통 비즈니스 관련 이야기보다는 앞으로 잘 부탁한다는 덕담들이 오고 가야 하나 거래선들도 그 시장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사람들이라 호락호락한 사람들은 아니다. 새로 부임한 주재원의 기도 꺾어야 하고 추가 마진 혹은 하나라도 더 유리한 support를 받아내려고 첫 만남부터 껄끄러운 얘기를 거침없이 혹은 능구렁이 같이 하기도 한다. 오히려 내음 씨가 주재원이랍시고 멋진 옷에 삐까번쩍한 회사차에 겉만 화려하고 실속은 해당 국가 거래선들보다 한참 부족할 수밖에 없다.
첫인사라고 해서 거래선이 말하는 것들 요청하는 것들을 빈말이라도 다 해준다고 하면 큰 문제가 생긴다. 다음번 미팅에서 어떤 agenda에 대해 협의를 하더라도 주도권을 잃을 수 있고 무엇보다 Verbal Commitment는 기업의 compliance에 치명타를 줄 수도 있다.
첫인사하는 자리가 불편하고 어색하더라도 계속 들어주는 것이 베스트다. 당신은 그 나라에 이제 막 부임한 사람이다. 그 거래선과 비즈니스 상황이나 관계, 최근 실적이 어떤지도 아직 파악을 못했을 텐데 뭘 지원해줄 수 있는지 약속하고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웃고 끄덕이고 들어준다. 불편하고 가식적이라도 그게 최선의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