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에 가만히 앉아 있는데,
책상을 조금 뒤로 밀고
너는 내 무릎 위로 앉아 날 안아준다
쓸데없는 일로 또 걱정을 하러 나선 어깨를 보고
가슴이 가슴으로 느슨하게 닿는다
푸른 마을버스
교통카드 갖다 대듯
삑
속 좁은 나는 고만큼의 마음만 내어주고
너의 온 마음을 타러 오른다
버스엔 어제의 나 그제의 나
아직 내리지 못한 지난날과 함께
마을 한 바퀴를 돌아온다
창 밖엔 비틀거리는 사람들 밤을 닫는 사람들
털레털레 언덕을 오르는 어깨도 보이고
넓은 마을을 다 돌고 돌아온다
어깨 위로 꼭 안아준 동그란 원이
단단히 붙들어야 할 버스 손잡이처럼
나를 지켜주고 있구나
너는 이렇게 넓어서
나는 막차를 타고 오르는 밤골목처럼
이렇게 고요해진다
가사 없는 잔잔한 노래
별이 지는 속도보다 늦게
오래도록 의자 위에 그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