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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찬스 Aug 11. 2021

바닷물 몰아주는 달처럼 사랑을 하자

윤달에 태어난 누나 생일에 부쳐 0717

얼마나 사랑스러웠는지

그래서 얼마나 사랑을 받았는지 누난 다 셀 수 없을 거다

밤하늘이 생기고 달이 태어난 이후로

달을 이쁘다 말한 모든 사람 만큼이나 많이 

이쁘다 소릴 들었을 거다


누날 만나고

새로운 세상이 열렸다고 하는 사람

특히 아빠 특히 할아버지

특히 누날 아끼는 사람들은 모두

달을 좋아한다


그래 세상을 새로 열어내는 사람아

밝은 일만 가득하겠냐만

보름달은 하루고

초생달 그믐달이 더 많다

가려있는 모양이 더 많아야

눈웃음 짓는 달이 더 많다


가만히 그렇게 웃고만 있어도

또 누군가의 미소로 태어나는 사람이다 누난


아직 서른 언저리라

눈물이 더 많을 때지만

그래도 조금 덜 울고 조금 더 웃자


윤달이라는 게

달을 자연의 흐름과 맞추려

빈틈을 보정하는 달이란다


한 달은 달로 새는데 달이 자연과 맞지 않다니

이것도 이해하기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8월에 크리스마스가 오게 된다는 일


누나는 이 빠진 톱니를 메우는 소중한 톱니로 버티고 서있는 거다


게임에서 미션을 성공해야 주는 소중한 목숨 하나 같은

보너스지만 결코 보너스여서는 안 되는 목숨


소중한 날에 태어나서

이렇게 누군가 마음을 잇고

맞지도 않는 달과 태양의 간격을

맞춰보려 태어난 마음이다


그러니 힘들 수밖에

흘린 눈물만큼 바다는 넓어진다

바다는 달을 따라 파도를 만들고

밀물을 만들고

밀려오고 쓸려나가고


아주 중요한 일들을 지금 해내고 있다는 거다

사람들이 알아차리지 못하게

더 조용히


바닷물 몰아주는 달처럼

사랑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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