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전

가만히 누워 허공에 팔다리를 휘저을 뿐인데

따뜻한 밥이 오고

뽀송한 옷이 입혀지니

상전이 따로 없구나

애써 두 발로 서지 않아도

세상 어디든 갈 수 있고

굳이 말하지 않아도

세상 모든 것을 얻으니

상전이 따로 없구나

하기 싫다 울음 한 번 터뜨리면

온 세상이 너를 중심으로 돌고

배시시 웃음 한 번 지어주면

세상이 다 네 것인 양 행복해하니

상전이 따로 없구나

알람 소리에 몸을 일으킬 필요도

내일 할 일을 걱정할 필요도 없이

그저 숨 쉬는 것만으로 모두를 행복하게 만드는 너

세상 가장 작은 나의 상전님

오늘도 너의 평화로운 얼굴이

사뭇 부러운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