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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리여행가 하루켄 Jun 06. 2020

독립 서적 제작 기록, 인디자인, 부크크, 텀블벅

어쩌다 심리

독립 서적을 처음 만난 건 제주도 동쪽 성산포 부근에 있는 독립서점 ' 소심한 책방'입니다. 2018년 5월, 1박 2일로 제주도 여행을 떠났고, 제주의 동쪽 해안도로를 따라서 월정리를 거쳐서 성산포 쪽으로 드라이빙을 했었지요. 제주를 꽤 여러 번 갔었기에 좀 색다른 곳을 가보고 싶었고, 독립 서적이란 게 어떤 건지도 궁금해서 검색을 해가며 찾아갔습니다.


소심한 책방지기 '요정 3호' 님이 추천해준 브로드 컬리의 '3년 이하의 ~ ' 인터뷰 매거진을 처음 만나고 비행기에서 흥미롭게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후, 심리적인 고민이 있어서 황상민 교수를 뵙고 심리 컨설팅을 1번 받고, 그 이후 심리상담 녹취와 브런치 글쓰기를 했고, 지난해에는 wpi 심리전문가 과정을 마치고 현재는 사례분석 세미나에 참가 중입니다. 아직도 wpi 심리에 대해서는 걸음마 단계이지만 그 과정을 한번 정리해두려고 '독립 서적'을 만들기로 마음먹었습니다.




1. 초고 쓰기


브런치에 2년간 써 온 글이 있지만 긴 글을 써본 경험이 없고, 제 생각을 타인에게 전달할 수 있는 소통능력이 떨어져서 글이 횡설수설하고 뭔 소리인지 저조차 알 수가 없어서 다시 글을 쓰기로 했습니다. 4월에 브런치에서 실시한 'EBS 나도 작가다' 공모전에 응모할 때 쓴 20개의 꼭지의 글을 초고로 하려고 했습니다.


쓸 당시에는 잘 썼다고 생각했는데 며칠 지나서 다시 읽어보니 '자뻑' 이더군요. 독립 서적이지만 최소한의 의미가 전달되는 수준은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편집자를 섭외했고, 그분은 테마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코멘트해주셨습니다. 맞네요. 그때그때 쓴 글을 책으로 만들겠다고 의욕만 앞섰지 글의 전체를 아우루는 테마가 보이질 않아서 누더기 글 같더군요.

이를 어쩌나? 시간은 더 미룰 수도 없는데. 약속된 초고 검토 의뢰 이틀 전 갑자기 글을 다시 써야겠다고 마음먹고 3시간 동안 정말 집중해서 글을 썼습니다. 쓰다 보니 자서전처럼 되더군요. 초보들의 글쓰기는 자신의 이야기가 될 수밖에 없는 듯싶습니다.


민낯이 그대로 드러나는 이런 글을 책으로 낸다는  예전 같으면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일 텐데  쓰고 나니 오히려 홀가분해지네요. 그렇게 쓰니 구글 문서 글자크기 11, a4 페이지 23, 글자 (공백 포함) 27,000자의 초고가 만들어졌습니다.



2. 퇴고


원래 책을 만들 때는 콘셉트를 잡고, 목차를 정한 후 키워드에 따라서 글을 써간다는 글쓰기 책이 주류를 이루더군요. 몇 번을 시도했지만 그 방식으로는 도저히 글을 쓸 수가 없더군요. 일단 쓰고 싶은 이야기를 쓰자고 마음먹고, 심리 컨설팅 후 1년간의 심리 변화, 녹취 과정, 글쓰기 할 때의 느낀 것을 제 나름대로 써갔습니다.


초고를 겨우 쓰긴 했는데 어디서부터 손을 데어할지 통 감을 잡을 수가 없더군요. 혼자서 독립 서적을 교정, 교열, 윤문까지 하는 분들은 정말 대단합니다. 저에게는 턱없이 부족한 능력이란 걸 깨닫게 됩니다.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메멘토>의 기억 역추적 방식이 인상적이어서 황심소 세미나 때 발표한 그날의 회상을 시작으로 제 인생의 시간을 거꾸로 돌려가면서 곳곳에서 발견되는 심리적 단서를 찾으려 했습니다. 이 방식이 저에게는 흥미로운 접근인데 독자들에게도 같은 느낌으로 전달될지 걱정이 됩니다.


편집자가 이 방식을 어떻게 생각할지 아직 모릅니다. 얘기가 잘 전달될 수 있다면 글을 대폭 수정하는 것에 아무런 상관이 없지만 이 역 회상 구성만큼은 하고 싶습니다. 재미있을 거 같아서요. 아마도 편집자께서 꽤나 고생을 하고 계실 겁니다.


책 분량은 60~70페이지 정도의 작은 책의 분량이고, 너무 개인적인 이야기만 가득 찬 이야기이기에 이걸 어떻게 공감을 이끌어 내게 할 수 있을까 아마도 고민스러우실 겁니다. 기성 출판사 같았으면 바로 반려되었을 겁니다. 검토된 초고를 받으면 보완하고 수정하는 작업을 하게 될 겁니다. 퇴고인지 초고수 정인지 모르는 작업을 한 후, 바로 편집에 들어갈 것 같습니다. 더 이상 시간을 미루면 아마도 제작 스케줄이 퍼지지 않을까 합니다.


3. 책 시안


뭐라고 부르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원고를 물성 화한 책을 한 권 미리 만들었습니다. 어떤 느낌으로 만들어질지도 궁금했고, 크라우드 펀딩 '텀블벅'을 진행하려면 책 사진이 있으면 더 설득력이 있을 거 같아서요. 아직 인디자인 사용법을 모르기에 워드로 만들 수 있는 곳을 찾다가 브런치와 제휴를 맺고 있는 '부크크'를 이용하게 되었습니다.


부크크에 있는 출판 양식을 다운로드하으니 워드 파일이더군요. 그 워드 파일에 원고를 복사해서 넣고 목차를 수정하고, 아랫글 몇 부분을 수정했습니다. 책 페이지가 74페이지로 나오더군요. 한번 해보니 어렵지는 않은데 처음 하는 것이라 용어가 생소해서 첫 번째는 반려됐고, 2번째 제작 의뢰해서 승인 결정 나서 다음 주에 배송이 될 듯합니다.


4. 표지 디자인, 내지 디자인


책 판형은 A5로 국판이라고 되어있네요.  사이즈는 148mm x 210 mm이고, 표지는 스노우 250 g, 유광 코팅으로 했고 날개는 있는 것으로 선택했습니다. 부크크 출판 양식을 다운로드할 때 무료 폰트 'kopub 서체'를 다운로드하여서 깔았는데 가독성이 좋은 폰트라고 합니다. 내지는 인디자인 전문적으로 할 수 있어서 좋다고 해서 본 출판 때는 인다지인으로 하려고 합니다만, 아직 기능을 몰라서 워드 파일로 작업했습니다.


내지 디자인은 워드이기에 신경 안 쓰고 넘어갔습니다. 표지 디자인은 원래는 의뢰를 하려고 했는데 기본 비용이 8만 원이고, 좀 더 전문적으로 하려면 30만 원 정도 드는 것 같습니다. 비용이 부담스러워서 제가 할 수 있는 만큼 하기로 했습니다. 디자인 감각이 없다 보니 디자인 플랫폼 '망고 보드'를 이용하기로했고요, 유료 사용 중이기에 저작권 문제가 없는 걸로 확인했습니다.


페이지 74페이지 경우 책등(세네카)가 5.588 mm라고 부크크 프로그램에서 자동 계산해줍니다. 뭐, 대충 해도 되는 거 같아서 눈대중으로 해서 글씨를 넣었는데 크기가 맞지 않는다고 부크크에서 반려되어 왔습니다. 2차 때는 소수점 아랫까지 정확하게 포토샵에서 계산해서 확인한 후, 시안을 파일에 앉혀서 확인했습니다.


망고 보드에서 작업할  기본으로 작업하면 96 dpi 이미지를 만들기에 화질이 떨어지기에 출력을  때는  출력용 파일 pdf 만들어야 합니다. pdf 몰랐는데 벡터 방식이기에 포토샵의 300 pdi 파일에 앉히니 깨짐 없이 깔끔하게 들어가네요. 처음에는 좀 생소해서 어려웠는데 한번 해보고 나니 다음에는 망고 보드에서 좀 다른 이미지로 작업을 해볼까 합니다.



책 가로 148 mm + 제단 여백 3mm = 151 mm x 2

날개 부크크 100 mm x 2

책 세로 210 + 제단 여백 3 mm + 3 mm

책등(세네카) 5.588 mm





5. 인디자인


어도비의 인디자인을 유료 결제했습니다. 일단 한 달만 사용하면 되지 않을까 싶은데 모르죠. 더 연장이 될지도 모릅니다. 세상이 바뀌어서 정식 라이선스 아니면 그래픽 하기 힘들어졌습니다. 유튜브에서 인디자인 영상을 여러 개 찾아봤지만 핵심 되는 이야기는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잡썰이 너무 많고, 다들 광고를 의식해서 영상이 너무 길었습니다.


독립출판 인디자인 키워드로 찾은 보석 같은 영상.   3분짜리 영상으로 핵심 똑똑 떨어지는 영상을 보면서 저도 30분 만에 인디자인의 핵심을 파악했습니다.



https://www.youtube.com/playlist?list=PLchSBBSYz0h6_HOvNKGo3EennxfScJGGN

필연의 독립출판 썰� - YouTube



판형 사이즈를 선택한 후, 마스터 페이지에 글상자를 넣으면 모든 페이지에 적용됩니다. 글을 글상자에 복사한 후 아래쪽에 빨간색 표시를 클릭하여 다음 페이지에 클릭하면 자동으로 글들이 차곡차곡 들어갑니다. 뭐, 이것만 알아도 일단은 독립 책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잡지처럼 독특하고 예쁜 레이아웃이 아니라면 충분히 이 정도만 알아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필연님의 영상을 보면서 유튜브 영상을 나도 3분으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네요. 깔끔하고 임팩트 있게 정보를 전달할  있어서 좋은데, 다들 10 이상을 선호하는 이유는 유튜브 광고 알고리즘 때문인 듯싶습니다. 광고도 좋지만 유튜브 알고리즘을 무시하고 싶어 지네요.



6. 텀블벅 진행


인디자인으로 디자인 작업까지 마쳤으면 시책을 한 권 만들어서 샘플을 확인해볼 생각입니다. 동시에 텀블벅을 진행해서 수요가 어느 정도 있는지 예측해보려고 합니다. 또한 작고 작은 책이지만 세상을 항해서 외치는 작은 울림으로 그 의의가 있으니까요..


손익분기점으로 따지자면 아마도 100권 이상이 되어야 독립 서적 제작이 맞을 듯싶지만, 전 최소 공모로 하려고 합니다. 1만 원 공모도 가능할지 모르겠네요? 책 가격이 7500원이라면 딱 2명만 돼도 될 텐데, 얼마가 최소 공모 가격이 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최소 가격으로 해서 100% 펀딩 성공신화(?) 만들려고 합니다. 저에게 필요한   작은 성공신화(?)랍니다.



7. 굿즈


텀블벅에 보면 굿즈를 다들 제작하더군요. 새로 굿즈를 제작해야 되는 건지, 아니면 있는 상품을 굿즈로 올려도 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만약 기존 상품도 굿즈로 올려도 되는 것이라면 저희 쇼핑몰에 판매되는 상품을 굿즈로 올려보려고 합니다. 이런 거 있잖아요.


냉면 먹으면 불고기 공짜로 주듯이 독립 서적 구입하면 굿즈를 파격적인 가격으로 주고 싶습니다.  가능성 여부는   확인해 봐야   같습니다. 아마도  부분 때문에 굿즈 판매와 함께 이뤄지면 출판사 사업자가 부가세 면세가 아닌 일반사업자로 등록해야 되는  아닌가 싶습니다.


굿즈의 경우는 부가세를 내야 되는 상품이기 때문에요. 매출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지만 상품 판매와 연결된다면 기존의 일반사업자로 그냥 진행해도 큰 무리는 없을 듯합니다. 이건 제 경우입니다.



8. 출판 제작사


1권만 인쇄를 하는 경우에는


- 부크크

- 인터프로 인디고

- 알래스카 인디고

- 태산 인디고


대량 인쇄를 할 경우 (300에서 500부 정도)


- 신사고 인쇄 (신사고 하이테크로 바뀐 건지? 모르겠어요)

- 나눔 프린팅

- 서울문화 인쇄


인터넷으로 서핑해본 결과로 각 회사들 별로 특성이 있는 듯 하기에 각자가 마음에 드는 곳을 찾아서 제작하시면 될 듯합니다. 저는 부크크, 인터프로 인디고에서 샘플을 만들어 봤어요. 독립 서적 코너가 별도로 있는 '알래스카 인디고'의 프로그램이 좀 깔끔해 보였고요, '나눔 프린팅' 경우는 운송비까지 별도로 견적을 표시해줘서 이해하기 쉽더군요. 어떤 곳이 자신과 맞는지는 다양한 후기를 참고하시는 게 좋을 듯합니다. 아직 경험이 전무해서 각 회사의 특성은 알 수 없는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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