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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리여행가 하루켄 Sep 02. 2020

글쓰기 속의 심리 패턴

어쩌다 심리


작가란 누구인가?  아침에 글을 쓴 사람. 누가 한말인지 모르지만 멋지게 규정한 듯싶다.  글 쓰는 습관을 만들기 위해서 타이머로 30분을 맞춰놓고 매일 반복한다. 내게 글쓰기 작업은 마음속에 켜켜이 쌓여있는 감정의 찌기, 찌그러진 욕망, 빛바랜 꿈들을 낚시로 채 올려서 간판 위에 끌어올리는 작업이다.  이 작업에는 놀라운 기술을 필요로 하지도 않고 엄청난 에너지를 필요로 하지도 않는다. 그저 출근 준비를 끝내고 원두커피 한잔을 뜨끈하게 만들어서 책상에 올려두고, 미드 나잇 인 파리의 배경음악을 틀어놓으면 글쓰기가 시작된다. 내 나름의 루틴이 만들어진 셈이다.  딱히 구성을 정해두고 쓰지도 않는다.  소재가 될만한 메모를 찾아서 그 키워드 몇 개를 글에 넣어야지 하는 마음으로 글을 쓰기 시작한다.  생각만 그렇게 할 뿐 글을 쓰다 보면 다른 이야기를 빠지기 일쑤다.  오늘은 마음속 깊은 곳에서 어떤 이야기가 끌어 올라올지 기대하게 된다. 


2년간 브런치에 글을 쓰고, 또 구글 문서에 일기처럼 글을 남기고 있다. 나는 2년간 어떤 이야기를 주로 쓰고 있는 것일까?  모든 글을 체크해보지는 않았지만 내가 관심 있어하는 글의 일정한 패턴이 있음을 아침에 발견했다.  글쓰기를 통한 심리치유, 그 글을 영상으로 옮기는 영화 만들기 작업, 글과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서 나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고, 자신을 표현하는 쓰고, 말하기 과정을 통해서 기존의 읽고 듣기만 하던 수동적인 인간에서 능동적이고 자율적인 인간으로 바뀔 수 있음을 증명하고 싶다.  


어떻게 증명할 수 있을까?   난 수포자다. 뜬금없는 소리지만 고등학교 때 수학을 포기한 후 아무리 공부를 해도 수학은 3문제 이상 풀어본 적이 없는 듯싶다.  내 인생을 꽉 잡고 있는 건 수포자.  인생을 살면서 숫자가 들어간걸 극히 싫어했고, 난 수학은 절대 못하는 인간이라고 굳게 믿어버렸다.  그런 내가 얼마 전부터 사경인 회계사를 알게 되면서 그의 철학, 말하는 방식, 삶의 태도에 흥미가 생겨서 재무제표 강의를 듣고 있다.  아이디얼리스트적 성향이 느껴지고, 그가 자신의 회계일을 남들과 다르게 어떻게 하고 있고, 또 자신의 경제적 자유를 만들어 온 것, 이후 자유로운 삶과 의미 있는 인생을 위해서 제주도로 떠난 것을 보며 그의 삶을 벤치마킹하고 싶어 졌다.  재무제표 강의를 중급까지 듣고 있는데 내 삶에 아직은 큰 변화는 없지만 작은 변화가 생기고 있다.  


재무제표를 교과서적으로 보는 게 아니라 실제 사업에 대입해보기 시작했다.  자산은 부채와 자본으로 이뤄지고, 자본은 내 돈이고 부채는 남의 돈이다.  내 돈과 남의 돈을 끌어들여서 투자를 한 것이 자산이다. 내 돈 자본은 다 어디 간 건가?   


    재무상태표 생략  


괴로워야 되는데 불확실한 생각이 싹 정리가 되면서 오히려 기분이 깔끔해졌다.  내게 불안이란 금전적인 게 아니라 파악되지 않는 상황이 불안적 요소로 작용하는 것을 자꾸 깨닫게 된다.   



    비즈니스 리뉴얼 계획 생략 



매번 시도를 하지만 잘 안되고 있다. 그 이유가 뭘까?  주류 흐름이 있는데 그 흐름에서 벗어나서 변방에서 이삭 줍기만 하고 있으니 큰 시장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브랜드를 구축하지 못하기에 계속적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장사꾼으로 밖에 남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고 싶은 거 있으면 하자.  우리 영민이 하고 싶은데로 하면서 살아도되 


방금 전 ‘만들어지는 병, 조현병’에 관한 인스타그램 글을 올렸다.  뇌 부자들은 즐겨 듣던 팟캐스트로 정신과 의사들이 만들어가는 방송이다.  황 박사의 책에 관한 간단한 덧글에 쓰인 그들의 반응을 보면서 사람이 가지고 있는 그 믿음이 얼마나 견고한지를 느끼게 된다. 이는 정신과 의사들의 믿음도 큰 것이고, 심리학자 황 박사의 믿음도 그만큼이나 강건한 것이다. 독자들은 그 어느 쪽의 판단을 믿어야 할까?  조현병은 정말 만들어지는 병일까? 약을 먹으면 조현병 환자가 되는 것일까? 그렇다면 정신과 의사들은 약으로 조현병 환자를 만들고 있는 것일까?  


쓰고 싶고 말하고 싶은데 그걸 표현하지 못하고 글 뒤로 숨어버리면 다양한 마음의 병을 스스로 만들어 가게 되지 않을까? 매일매일 그를 쓰면서 내 마음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나는 어떤 사람으로 살고 싶은지? 그 질문을 던지고 있다.   말하고 표현하는 삶. 글을 쓰고 영화를 만들고, 글과 영화를 버무리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매일매일 확인하는 삶을 살고 싶다.


https://youtu.be/QsnNSIoLx-g


독립서적 <어쩌다 심리> 구입처

도쿄뷰티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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