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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묵향정원 Oct 02. 2019

반려견 전성시대

斷想(32)

여름햇살과 가을바람이 짧게 공존하는 지난 토요일, 삼순이 계단에서 남산 정상까지 걸어서 올랐다.  

중간 중간 쉬면서 내려다보는 도시의 모습이 제법 보기 좋았다. 

정상에 있는 실내 전망대 앉아 잠실 쪽을 바라보다 놀라운 광경을 만났다. 

창공을 훨훨 날아 다녀야  야생 비둘기들이 실내에서 사람들 사이를 걸어 다니며 흘린 빵조각을 쪼아 

먹고 가끔은 손에 들린 음식물을 언제 던져줄까 고개를 갸웃거리며 애처롭게 바라 보기도 한다.

익숙한 자기 집안방에서 먹이 활동을 하고 있는  했다.

야성과 자유로움을 포기한 대가로 몸은 비대해져  날지 못하는 집둘기 신세로 전락했다.

도심 고양이들도 비슷한 신세가 되었다 .

낮에는 은밀한 장소에서 숨어 지내다 야간 사냥으로 생존하는 것이 고양이들의 자연스런 본능이다.

하지만 도심 고양이들은 생존 본능을 거스려 대낮에도 먹이를 찾으러 골목길을 배회하고 있다.

 이상 사람들이도시생활이 위협적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날카로운 이빨로 사냥하는 수고로움이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절대 길들여지지 않는 야생의 본능을 스스로 거세하고 반려 동물로 진화하고 있다.


늦은  귀가에 제일 먼저 반기는 것은 반려견 뿐이다.

  명의 한국인이 반려 동물을  마리씩을 키우고 있는 바야흐로 반려동물 전성시대에 주인의 기쁨을 위하여 털을 자주 염색당하고 보기 좋은 외모를 위해 겨울에도 수시로 털을 민다.

털은, 체온을 조절하고 몸을 보호하는 중요한 가능을 하고 있음에도 조끼를 사철 입고산다.

귀엽다고 품에 앉 시장으로 이웃집으로 마실 다닌다.

포대기로 싸서 어린애처럼 업고 다닌다.

이웃집 눈치로 성대 제거도 모자라 종족 본능에 역행하는 중성화 수술도 거리낌이 없다.

짧은 목줄에  매여 산책의 즐거움을 누리지 못하고 끌려다닌다.

튼튼한 네발로 땅위를 마음끝 달리고 냄새맞고 영역을 표시하는 본능은 수시로 무시당한다.

우리가 좋아서 하는 행동들은 반려견들에는 모두 불편한 행동들이다.

한때는 야생에서 거칠  없이 초원을 달리며 날카로운 이빨로 사냥감을 물어뜯었던 늑대의 DNA가 

아직도 살아 있음을 잊지 말자.

반려견도 반려견 다운 삶을 즐길 의무도 있다.

함께 있으되 간섭이 적은 적당한 관계의 거리를 기꺼이 감당해야 반려견을 키울 자격이 있다.

반려견은  즐거움을 위한 장난감애완견이 아니라 동거동락 하는 우리 가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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