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에서 자본금 0원으로 시작했던 ebay 해외 쇼핑몰

by 유정

이베이의 설립자가 우연한 기회를 잘 포착하여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것처럼, 나 역시 시작은 아주 사소했다. 전 세계 190개 국가의 1억 3천만 명 이상이 물건을 사고파는 세계 최대 오픈마켓 eBay. 사실 나는, 이베이가 이렇게 대단한 글로벌 사이트인 줄 몰랐다. 그냥 재미있어 보였고, 투자한 게 없으니 잃을 것도 없어서 가볍게 시작했다. 국내 온라인 쇼핑몰 판매 경험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쇼핑몰 운영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던 나인데, 그런 내가 어떻게 해외 쇼핑몰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지금 생각해도 정말 신기하다. 그것도 대한민국에서 거의 하는 사람이 없던 시기에 1세대 글로벌 셀러로.


2011년 그 시절에도 이미 국내 쇼핑몰은 포화라는 말이 나올 시기이다. 경쟁이 심해지자 국내 의류 쇼핑몰은 예쁜 피팅모델을 고용했고 전문 포토그래퍼가 멋진 장소에 가서(가끔은 해외 로케 촬영도 하였다) 유명 잡지에나 나올 법한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화려한 포토샵으로 만든 상세페이지는 필수였다. 옷 하나를 소개하는데 사진이 30컷이나 나올 만큼 페이지도 길었다. 의류 쇼핑몰을 운영하는 데에 피팅 모델, 사진작가, 조명기사, 포토샵 편집, 상세페이지 디자이너, 촬영 장소 대여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게다가 추가적인 마케팅 비용까지…


나는 그만큼의 비용을 지출할 자본이 없었고, 그만큼의 센스와 상품에 대한 감각도 없었기 때문에 국내 쇼핑몰 운영은 진작에 거들떠도 보지 않았다. 그리고 어차피 나는 공장도 갖고 있지 않고 도매업자도 아닌데, 국내 도매업자에게 물건을 소싱해서 국내 고객에게 팔아봤자, 같은 물건을 팔고 있는 제조사나 도매업자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 판단했었다.


그런데 해외 쇼핑몰은 달랐다. 전 세계 고객을 상대로 하다 보니 일단 시장의 크기가 달랐고, 그 안에 한국상품은 거의 없었기 때문에 한국에서 2만 원에 팔리는 물건을 그곳에서는 5만 원~8만 원, 경쟁자가 아예 없으면 10만 원에도 팔 수 있었다. 정보가 없으니 시작이 막막하고 힘들었지만 가능성이 달랐고, 경쟁자가 별로 없으니 마진도 달랐다.


일단 시작해 볼 동기는 충분했다. 영어로 된 사이트에 어떻게 상품을 올리는지, 해외 배송, 해외 판매자에 대한 정책 이런 것은 하나도 몰랐지만 일단 모르는 단어는 찾아가며 사이트 가입부터 하였고, 집에서 안 쓰는 중고상품을 테스트 삼아 올리면서 상품등록 기능을 익혔다. 다음은 그때 내가 실제로 올렸던 사진들이다. 지금은 상품 등록에 1분도 안 걸릴 만큼 사이트 기능에 익숙해졌지만, 그때는 뭐가 뭔지 몰라 5시간이나 걸려 상품 하나를 등록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같이 화려한 사진 보정 어플이나 편집 툴이 없어 그냥 집에서 핸드폰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나름 최선을 다해 보정한 사진들이다.


1. 제주 테디베어뮤지엄에서 산 핸드폰고리 2. 사놓고 한 번도 안 입은 스카프 3. 한국 전통 문양 손거울 4. 독일 관광지 기념품 5. 국악 CD


해외판매라는 점을 고려하여 외국인들이 무엇을 좋아할까 최대한 고심하며 골랐는데, 과연 이 아이템은 팔렸을까? 두구두구두구….. 저런 식으로 총 10개의 아이템을 올리고 일주일을 기다렸지만, 그중 단 하나도 팔리지 않았다. 하하… 뭐지? 왜 1년에 하나라도 구매하는 회원수가 1억 3천만 명이 넘는 사이트에서 이 물건 하나를 안 사는 거지? 이해가 안 갔다. (지금은 그 물건이 왜 안 팔렸는지 이해가 간다. 사용은 안 했지만 중고 상품이고, 수요가 많이 없는 상품이었는데 내가 산 가격의 본전은 뽑으려는 생각에 소매가격 + 해외 배송비까지 붙였으니 당연히 가격이 비쌌고 찾는 사람도 없었던 것이다.)


그럼 과연 어떤 물건을 팔았기에 15년 동안이나 사업을 유지할 수 있었을까? 그 기적의 아이템은 다음 회차 글에 공개하겠다. 실제 판매했던 사진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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