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에 대한 이야기는 주로 리더의 입장에서 구성원을 어떻게 이해하고 성장시킬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지금까지 내가 쓴 글 또한 리더로서의 생각과 고민, 경험을 다루었다. 오늘은 시선을 바꿔, 구성원의 관점에서 리더를 이해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내가 실무자였을 때를 돌이켜보면, 솔직히 리더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었는지 자문해 볼 때 자신 있게 답변하기 어려울 것 같다. 일의 성과와 동료와의 협업에 대해서는 무척 중요하게 생각했지만 정작 리더를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이나 관심은 부족했었다.
주니어 시절 내가 모시던 대표님은 "지금은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리더에게는 리더의 고충과 고민이 있어"라는 말씀을 자주 해주셨는데, 내가 리더로서 일을 하며 시간이 지나고 나니 이제야 조금은 이 말의 의미를 이해하게 된 것 같다.
얼마 전 그 대표님과 저녁자리를 가지면서 비슷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이제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겠냐"는 말을 해주셨다. 퇴사 후 이렇게 종종 이야기를 나누고 식사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도 무척이나 좋은 관계라고 생각하지만, 집에 돌아가며 생각해 보니 이제 내가 모시던 리더에 대해서 조금 더 이해하게 되었다는 사실이 더 벅찼던 기분이었다.
리더를 이해한다는 것은 단순히 리더의 기분을 맞추거나 아부하기 위함이 아니다. 오히려 이는 리더와의 시너지를 높이고 이해의 간극을 좁혀 더 빠른 성과를 내기 위한 중요한 과정이라고 본다. 리더십의 검증이 팔로우십에 있다고 이전 글에서 언급한 것처럼 리더와 구성원의 상호작용은 매우 중요하다. 그 상호작용은 리더 혼자만으로는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 핵심이다.
리더의 말과 행동에는 그간의 경험과 경력이 녹아있다. 리더는 그런 경험과 경력을 토대로 계획과 결정을 내린다. 또한 리더는 조직의 더 많은 의사결정에 참여하면서 상대적으로 더 많은 정보를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리더를 파악한다는 것은 그 경험과 경력을 간접적으로 체득하는 것이고, 어떤 맥락과 정보를 가지고 결정하는지를 돌아보는 것은 개인의 성장을 위한 소스가 된다.
리더는 조직의 성과와 역량, 일에 대한 기준에 대해서 더 많은 고민을 가지고 이를 팀 내 반영하기 위해 노력한다. 리더를 이해한다는 것은 조직의 일의 기준에 맞춰 일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개인의 조직 내에서의 역량과 평가에 있어서도 리더를 이해하고 리더와 기준을 맞춰가는 것이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 수 있음을 말한다. 물론 이를 악용하는 리더는 문제가 있다고 본다.
리더를 이해하기 위한 노력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할 수 있다. 먼저 1:1 미팅이나 팀 미팅에서 리더의 의견을 주의 깊게 듣고 맥락을 찾아볼 수 있다. 평소 여러 미팅에서 반복적으로 언급하거나 강조하는 것은 그 리더가 추구하는 가치관이거나 결정에 필요한 요청일 수 있다. 이러한 부분을 파악할 수 있고 그걸 행동으로 보임으로써 리더의 반응을 살펴보면 리더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을 파악할 수 있다. 기준의 파악은 일을 진행하는 데 있어 리더와 나 사이의 핏을 맞추는 역할을 한다.
또 리더의 경력과 배경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리더가 어떤 경험을 통해 현재의 자리에 오게 되었는지를 알면 리더의 의사결정 과정과 사고방식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다.
리더를 이해하려는 노력은 단순히 개인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다. 조직 전체의 성과와 효율의 증대에도 기여한다. 리더십과 팔로우십의 상호작용은 조직 전체의 성과 증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상호 이해가 높아진다는 것은 조직 전체의 방향성과 일관성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리더를 이해한다는 것은 맹목적인 추종을 의미하지 않는다. 건설적인 피드백을 주고받는 문화도 중요하다. 리더와 생각이 다른 의견이 있다면 그것을 적절하게 표현하고 논의하는 것 또한 리더가 리더로서 성장하고 리더십을 발전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마지막으로 리더를 이해하려는 노력은 신뢰 관계 구축의 기반이 된다. 리더와 구성원 간의 신뢰는 조직의 성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리더를 이해하고 서로 맞춰가는 노력을 했을 때, 리더 또한 구성원을 더 신뢰하고 더 많은 업무를 위임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물론 이러한 노력에 있어서 리더의 역할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떤 기준과 사고를 가지고 일을 하고 있는가? 조직과 성과, 구성원에 대해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가?"라는 관점에서 지금 나와 함께 하고 있는 리더가 어떤 사람인지 생각해 보자. 이러한 관점에서의 사고가 지금의 당신의 성장과 변화를 새롭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지금에서 생각하지만 그 시절 함께 했던 리더들을 이해하기 위해서 더 노력했다면 어땠을까? 아마 조금 더 성과를 만들고 조금 더 시너지를 만들 수 있었을 것 같다. 단순히 성과뿐만 아니라 지금 리더로서 경험하는 모든 것들에 대해서 조금은 성장한 관점에서 지금 구성원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