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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마 Nov 14. 2024

갱년기 서막이 열리다.

갱년기는 불치병인가?

# 마흔아홉 어느 날의 이야기!! 


언제부터인지 밤에 잠이 오지 않기 시작했다.

잠이 오지 않아 뒤척이다 보면 가슴은 죄를 지은 냥 쿵쿵거린다.

옆으로 누워도 보고 똑바로 누워봐도 심장의 두근거림은 가라앉지 않는다.


오늘 난 지은 죄가 많은 것인가?

커피를 많이 마셨던 걸까?


그러다가 깜빡 잠들면 등 쪽에서부터 열감이 시작되면서 땀이 나기 시작한다.

머릿속부터 나기 시작한 땀은 식은땀도 아닌 것이 갑작스러운 열과 함께 머리카락이 흠뻑 젖을 정도이다.

오늘 밤도 잠자기는 힘들겠군..




출근을 하고 컴퓨터 앞에 가만히 앉아 있노라면 잠잠했던 가슴이 또 쿵쿵거린다.

'안 되겠어! 병원을 가봐야겠다' 싶어 예약을 바로 하고 병원을 갔다.


접수를 하고 대기 중 내 차례가 되었는지 접수를 도와주시는 분이 무슨 일로 오셨냐고 묻는다.

나는 요즘 들어 단어가 일상 용어들이 잘 생각나지 않는다.

그때도 적당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아 생각나는 대로 "심장이 벌렁거려요"라고 대답했다.

메모지에 문답 내용을 적어 내과과장님에게 메모를 건네준다.


흘깃 메모를 훔쳐보던 난 메모 내용을 보고 빵 터졌다. ‘심장이 벌렁’ 다섯 글자.

그분도 참 사실적인 사람인가 보다 군더더기 없이 내가 말한 내용 그대로의 전달이다.

더 좋은 표현이 있을 건데 하필 그때 생각난 단어가 교양 없게 ‘벌렁’인지 모를 일이다.

가슴이 두근두근 또는 쿵쿵거린다는지 좋게 표현되는 단어들이 얼마나 많은가!


심전도 검사를 한 후 심부전증 일수도 있으니 큰 병원 가서 검사하라고 한다.



아들과 대학 병원에 가서 심부전 검사를 위해 장치를 주렁주렁 달고서 근무를 하고 잠을 자고 일상생활 후 하루가 지나고 결과를 보기 위해 다시 대학병원을 갔다. 심장초음파, 심전도 검사, 심부전 증 검사를 마친 결과 심장은 정상이었다. 심장 두근거림이 심부전증으로 의심되어 검사한 결과는 갱년기!


더불어 고혈압이라는 진단과 약을 복용하라는 의사 선생님의 권유를 받았다.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나는 거부의사를 밝혔다. 오십도 안 된 나이에 혈압약 복용이라니.

혈압약은 먹기 시작하면 평생을 복용해야 한다는 걸 알았기에 아직은 먹고 싶지 않다고 하니 "안 드시면 중풍 옵니다" 뇌졸중도 아니고 중풍이란다. 잔뜩 겁을 먹고 바로 처방받아 혈압약을 받아왔다.


갱년기진단과 고혈압 진단에 반 강제 적인 혈압약 복용  트리플 충격이었다.


그렇게 대학병원에서 진단받은 갱년기의 서막이 서서히 열리고 있었다.

무방비상태로 나의 갱년기는 시작되었고 불치병 같은 갱년기는 지금도 현재진행 중인... ing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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