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경제생활을 하면서 직면하는 가장 큰 골칫거리가 인플레이션이다. 인플레이션에 대하여 제대로 파악하고 대비하지 못하면 한 순간에 벼락거지로 전락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잘 준비하고 대비하면 반대로 짧은 기간 내에 부를 축적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지만, 이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소수일 것이다.
현재의 인플레이션이 세계경제에서 큰 문제로 부각되기 시작한 것은 아마도 2008년 미국의 금융위기부터 일 것이다. 이때 미국은 금융위기를 해결한다는 미명하에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의 유동성을 시장에 풀기 시작했고 일본 유럽 등 등 비슷한 행보를 했다. 2019년 코로나 발생은 유동성 확대에 불을 질렀다. 그 결과는 전 세계적인 부동산가격의 폭등이었다. 현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순식간에 바보가 되었고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지 않은 사람은 벼락거지로 전락하였다. 엄청나게 풀린 유동성으로 돈은 흔해졌고 금리는 매우 낮았다. 사람들은 은행에 몰려들어 부동산구입자금대출을 알아보느라 정신이 없었다. 부동산은 인플레이션을 헷지 하는 기능이 있기 때문에 너도나도 부동산 매입에 관심이 쏠렸던 것이다.
사람들은 인플레이션 우려가 있다고 생각되면 부동산투자를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매우 상식적이다. 부동산은 인간의 힘으로 쉽게 증가시킬 수 없는 한정된 자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돈의 양이 증가하면 부동산의 명목가격은 비례하여 상승한다. 이 때문에 부동산은 인플레이션을 효과적으로 헷지 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되는 것이다.
경제사를 살펴보면 통화량은 감소함이 없이 꾸준하게 증가해 왔기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부동산의 투자는 여전히 유효할 것이다라는 견해가 있을 것이다. 나도 이에 공감을 한다. 다만 한 가지 고려해야 할 점이 있을 것이다. 그것은 소득의 상승과 부동산 가격 상승이 같이 가느냐는 것이다. 소득의 상승으로 인하여 부동산의 가격이 상승하는 것은 상식적이고 자연스러운 일이다. 후진국의 부동산가격이 매우 싸고 선진국의 부동산 가격이 비싼 이유는 소득의 차이가 그 이유일 것이다.
그런데 소득은 큰 변동이 없는데 유동성의 증가로 인하여 명목부동산가격만 상승하는 일이 발생한다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이 현상은 지금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주요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현상이다.
100억 가 치의 빌딩에서 임대수익 현금흐름이 연 5억이면 연 수익률은 5%이다. 만약 부동산가격이 200억으로 상승한다고 했을 때 연수익률이 5%이라면 10억의 현금흐름이 있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쉽게 그렇게 되지 않는다. 국민소득이 그만큼 증가하지 않으면 임차인들이 10억의 임차료를 감당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동산을 새로 매입하여 임대업을 하려는 사람의 임대수익률은 5%가 아닌 2.5%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만약 정기예금 금리가 4%이라고 하면 이 투자 안은 손해를 보는 투자 안이 될 것이다. 때문에 200억으로 오른 부동산가격은 유지될 수 없을 것이고 적정수익률에 도달할 때까지 하락해야만 할 것이다. 따라서 부동산이 인플레이션을 커버해 줄 거라는 믿음도 그리 믿을 것이 못된다. 부동산 폭등기에 수많은 아파트, 상가 빌딩이 짓고 매매가 되었지만 그 당시에 매입한 사람들은 혹독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그 반증이다. 소득이 받쳐주지 않는 부동산의 가격상승 시기에 부동산 투자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금은 어떨까? 사람마다 견해가 다를 수 있겠지만 금은 인플레이션을 헷지 하는 좋은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금은 만국 공통된 화폐이다. 과거에 화폐를 발행하려면 그에 상당하는 금을 보유하고 있어야만 했다. 금도 인간이 인위적으로 만들어낼 수 없는 희귀한 물질이기에 통화량 증가에 따라 명목가격이 민감하게 반응한다.
2018년 10월 이전에 금 1g의 가격은 약 40,000원이었다. 코로나가 발생하고 각국 정부가 무지막지한 통화량 확대정책을 펼치면서 금 가격을 상승을 하기 시작했는데 2025년 현재 1g당 150,000원으로 거래되고 있다.
금을 보유하려는 목적은 이자나 임대수익을 얻고자 함이 아니다. 최후의 보루라고 해야 하나 자산의 가치보전이 금 보유의 최대 목적일 것이다. 금 가격이 상승한 이유 중의 하나는 미국 달러화의 신뢰 훼손이다. 미국채를 보유하고 있던 주요 국가들이 보유량을 줄이고 대신 금을 사들여서 곳간을 채웠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달러화의 신뢰가 지금처럼 계속 추락하고 저금리가 유지되고 각국정부의 통화량 확대정책 등의 변수에 따라 금의 가격은 추후에도 계속 상승한 여지가 크다.
다만 금투자의 단점은 투자목적이 매매차익을 얻는 것뿐이라는 것이다. 금 투자가 이자나 배당소득을 가져오지는 않는다. 부동산은 임대소득을 창출할 수 있고, 주식투자는 배당소득, 정기예금은 이자소득을 가져온다. 하지만 금은 자체 소득창출능력이 없고 단지 매매가격 변동에 따른 매매차익만 바라보아야 한다.
전통적으로 주식은 인플레이션을 헷지 하는 수단으로 여기지 않는다. 주식은 그 회사가 돈을 잘 벌면 가치가 상승하고 경영을 잘 못하면 가격이 하락하는 것이지 통화량의 증감에 따라 주식의 가격이 변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금 고민이 많다. 소득이 뒷받침이 없이 통화량확대로 인하여 가격이 급등한 부동산에 선뜻 투자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현금성 자산인 정기예금에 높은 비중을 유지할 수도 없다. 채권도 투자자산이지만 기본적으로 정기예금과 성격이 비슷하다. 다만 금리하락기에는 매매차익을 거둘 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 금투자를 하는 것도 부담스럽다. 금도 가격이 올라도 너무 올랐다. 더 오를 수 있다고 하지만 그만큼 하락위험성도 커졌다. 하물며 금은 자산포트폴리오에서 주된 항목이 아니다. 가격변동성도 매우 크고 변동 추기도 길다. 따라서 전체자산에서 10% 이내 수준에서 투자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물가는 계속 오르고 있는데 명목소득 증가율은 미미하여 실질소득은 오히려 크게 감소하고 있는 이 상황은 우리를 앞으로도 계속 옥죄일 것으로 보인다. 참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도대체 어디에 투자를 해야 할지 막막한 상황인 것인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현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을 헷지해 주면서 현금흐름이 발생하는 것은 의외로 주식이 아닐까 한다.
회사는 원재료를 구입하여 인건비를 들여 물건이나 서비스를 제조하여 마진을 붙여 판매하여 이익을 창출하는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거둔 이익을 기반으로 배당을 할 것이다. 만약에 원재료 가격이 상승하면 회사는 오른 가격으로 원재료를 구입할 것이고 인건비가 오르면 오른 인건비로 사람을 고용하여 물건을 제조할 것이다. 당연히 예전보다 제조비용이 상승하겠지만 기업은 오른 제조비용에 적정마진을 붙여 판매가를 올려서 판매할 것이다. 그리고 거둔 이익으로 배당을 할 것이다. 인플레이션효과로 인하여 이익은 증가할 것이고 이익이 증가하면 주식의 가격도 오를 것이다.
이런 수익구조는 인플레이션을 거의 완벽하게 헷지 하는 구조이다. 전통적으로 인플레이션 헷지수단으로 생각되지 않았던 주식은 의외로 인플레이션을 헷지 하는 최적의 투자수단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회사의 업종은 다양하기에 모든 주식이 인플레이션을 최적으로 커버하지는 않을 것이다. 아마도 생필품을 만드는 업종이 인플레이션을 잘 커버할 것이다. 사람들은 가격이 오르더라도 생필품 소비를 줄일 수가 없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사치품이나 기호품은 효과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인플레이션이 극심한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주식의 투자비중을 올리는 것이 현명할 수가 있다. 자산 포트폴리오는 부동산, 주식 채권, 예금 금 등등 각각 적정할 비중을 유지해야 할 것이다. 한쪽으로의 편중은 환경변화에 취약하다. 다만 회사의 수익성 경쟁력 지속가능성을 보고 주식 투자 결정하는 것에 더하여 업종에 따라 인플레이션도 효과적으로 커버할 수 있다는 점을 적극 감안하여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