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겐 3살 아들이 있다.
말을 하지 못하는 아기였을 땐 그때 나름대로 귀엽지만,
아이가 또박또박 말을 하기 시작하면 정말 놀랄 때가 많다.
어린이집 하원 시간에 데리러 갈 때, 아니면 엄마와 아주 잠깐 떨어져 있을 때조차
아이는 강아지처럼 쏜살같이 달려오며 외쳐댄다.
"엄마! 엄마!! 얼마나 기다렸다고!!"
그 말속엔 그냥, 엄마가 다시 내 눈앞에 나타났다는 순수한 기쁨이 차고 넘쳐서
듣는 나도 괜히 울컥하게 된다.
이 이야기를 남편에게 들려주니
"어이구~ 죽어도 아들바보는 안 된다더니.
아들이 한마디만 하면 그냥 끔뻑 죽는구먼?"
하며 놀려댄다.
그 날 저녁, 퇴근해서 돌아온 남편에게 대롱대롱 매달린 아이는
아빠의 뺨을 어루만지며 말한다.
"아빠! 내가 얼마나 기다렸다고! 얼마나 보고 싶었다고~~"
순간 눈이 마주친 나와 남편.
우린 둘 다 눈두덩이 시뻘게져 있었다.
너무나 솔직한 아이의 사랑고백은 익숙해지지 않는다.
이렇게 몇 번이고 무방비상태로 당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