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자, 이상주의자.
난 주장이 되자마자, 축구부의 모든 문화를 급격히 바꾸려 했다.
1.축구경기시 공이 아웃되더라도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만 공을 줏으러 간다.
2.공없이 체력운동 하지 않는다.
3.준비운동을 동적 스트레이칭 위주로 변경했다.
4.축구부 부비를 위한 근로를 금지 했다.
5.1학년이 입학하고 1달정도 있다가 출전하는 춘계대학 축구 연맹전(4월초)을 여름 축구부 합숙 이후에 있는 추계대학 축구연맹전(8월말) 참가로 바꾸었다.(여름합숙을 잘 활용하고 싶었다.)
이렇게 리스트를 봤을때는 당연하고 좋아보이기만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어떤 조직이든, 문화든 급격한 변화는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특히나 어떤 리더가 독단적으로 선택하여 변경한 노선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내가 독단적으로 선배들의 많은 반대를 무시하고 진행한 부분이 많다.
천천히 유도하고 리드하는 리더가 됐어야 하는데, '응당 이래야 해'라는 의견으로 많은 문화들을 직접 뜯어 고치려 들었다. 특히나, 춘계대회를 추계대회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매끄럽지 못했고 그 과정에서 선배들과 갈등이 많았던 걸로 기억한다. 내 잘못이 크다.
또한 매년 학교에서 진행되었던 축구부 여름합숙중 반정도 되는 기간을 축구감독이었던 아버지께 부탁해 '김희태 축구센터'에서 클리닉 형식으로 진행하였다. 물론 개인사비도 추가로 들었고, 그것에 대한 동의를 축구부원들에게 구하긴 했었다.
도와줄 사람들이 충분히 있는데 혼자 모든 결정을하고 내 뜻대로 하려고 하니 힘에 부쳤고, 결국 많은 곳에서 실수가 나오고 디테일을 놓치기 시작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매우 명확한 문제가 있었지만, 당시에는 스스로만을 자책했다. 스스로 더 유능했다면, 더 남자다웠다면.. 이라는 생각을 했다.
내가 주장으로 나선 추계 대학 축구 연맹전은 결국 많이 아쉬운 결과가 나오게 됐다.
추계대학 축구연맹전을 마무리 짓고, 관련 서류나 계산들을 마무리짓고 나니 나도 어느새 교생실습을 나가야 할 시간이 되었고, 그 시간들이 의미하는것은 내 주장으로서의 역할이 끝났고 다음학번에게 축구부 주장을 물려줘야 하는 시간이라는 것이다.
나는 축구하러 왔는데, 그 시간이 어느새 끝나버렸다. (추계대학 축구 연맹전으로 참가 대회가 바뀌며 4학년들은 더이상 대회에 참가하지 않았다.)
교생이든 어쨋든 이렇게나 빨리 교단위에 선다는걸 상상도 못했고, 자신도 없었다.
우울증 비슷한 것이 나를 휘감았고, 나는 더이상 이 학교에 다닐 의미를 잃었다.
동기들 몇몇에게 너무나 괴로워 떠나고 싶다며 언질을 주고 교생실습 하루 전날 남들 몰래 자퇴서를 제출하고,
학교를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