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들이 이어져서 만들어지는 나만의 차별화된 커리어
You can't connect the dots looking forward; you can only connect them looking backward. So you have to trust that the dots will somehow connect in your future. You have to trust in something- your gut, destiny, life, karma, whatever. This approach has never let me down, and it has made all the difference in my life.
미래를 상상하면서 점을 연결할 수 없다. 오직 살아온 경험들을 연결하는 것만 가능하다. 그러니 점들(나의 모든 경험)이 미래에는 어떻게든 이어질 것이라고 믿어야 한다. 배짱, 운명, 인생, 카르마 등 무엇이든지 믿음을 갖고 해라. 이러한 접근은 나를 절망하지 않게 했고, 내 인생의 모든 변화를 가져다줬다.
- Steve Jobs -
위 문구는 스티브 잡스의 2005년에 스탠퍼드 졸업식 연설문의 일부다. 너무나 유명해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인 인생은 점 잇기(Connecting the dots)에 대한 내용이다. 인생을 살면서 경험한 것들(dots)이 그 당시에는 각각의 의미를 알 수 없지만, 나중에 돌아봤을 때, 결국 연결되어 가치 있게 쓰이기도 하고, 또 자신의 인생을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내용이다. 그러니 이런 믿음을 갖고 마음의 소리를 듣고 자신 있게 행동하라는 울림을 전 세계 사람들의 가슴에 남겼던 명연설.
나 역시 결코 연결되지 않을 것 같던 일련의 사건들이 연결되어 나만의 차별화된 커리어를 만들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을 수 있도록 해줬기에 인생은, 퍼스널 브랜딩은 'Connecting the dots'라고 생각한다. 나의 두 번째 직장에서는 도대체 나의 커리어는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를 고민하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7년간 근무하며 5개의 부서에서 다수의 프로젝트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총 10년 경력에 전문분야가 무엇인지를 말하기는 굉장히 애매한 제너럴리스트의 커리어를 쌓는 느낌이었다. 때론 힘들고 지쳐 이직을 하고 싶어도 적합한 경력이 없어서 할 수 없고... 안개에 싸인 것 같은 미래에 답답해하기도 했다. 그러다 나의 지나 온 과거의 점들을 선으로 잇다 보니 어떠한 방향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번 편은 전편에 이어 나만의 커리어를 만들어 갈 수 있었던 점들에 대한 기록이다.
경영진담팀에서 감사 업무와 내부 컨설팅 업무 외에 내가 담당했던 업무는 회사의 25년 스토리를 담은 역사책을 편찬하는 것이었다. 사사(社史)라고도 하는 회사 역사책은 보통 홍보팀을 중심으로 전용 TFT가 꾸려져서 진행된다. 그런데 우리 회사에서는 감사팀인 경영진단팀을 중심으로 TFT가 꾸려졌고, 나는 모든 활동을 총괄하는 실무 간사로 선정됐다. 경영진단팀 2년 차에 나는 감사업무에서 배제된 채 아르바이트생 한 명과 함께 사사편찬 업무에만 집중했다. 홍보, 인사, 경영기획팀에서 팀장과 사원급 1인이 TFT멤버로 참여했고, 그들은 주간 미팅 참석 및 사사편찬에서 자신이 속한 팀과 관련된 업무 협조를 하는 방식으로 참여했다.
타 호텔의 사사 검토 및 미팅, 사사 업체와의 만남, 사사 방향 기획, 사료(역사 자료) 수집, 콘텐츠 기획, 사진 촬영, 주요 인물 인터뷰, 내용 및 디자인 감수, 표지 및 종이 선택, 최종 감수까지 10개월에 걸쳐 이루어진 대대적인 작업이었다. 사사편찬 업무를 담당하면서 회사 입사 3년 차에 25년의 역사를 완벽 파악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서울의 인터컨티넨탈 호텔은 88년에 지은 그랜드(현재는 파르나스로 불림)와 99년에 지은 코엑스가 있는데, 이 두 호텔의 각종 비하인드 스토리, 인테리어 콘셉트, 레스토랑 및 바 변천사, 역사적인 행사에 대한 정보는 물론이고, 각 호텔의 모든 장소까지 돌아다니며 수많은 임직원을 만나며 소통할 수 있었다. 감사 업무나 프로세스 개선을 위해 만나는 것은 아무리 좋은 일을 위한 것이라 해도 껄끄러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사사편찬을 위해 직원들과 만나는 것은 그들의 지나온 과거와 현재의 생생한 현장의 이야기를 듣는 자리였기 때문에 언제나 즐거운 만남이었다. 호텔을 대표하는 바리스타가 직접 내려주는 커피도 맛보고, 레스토랑의 대표 음식들도 맛보고, 88 서울 올림픽을 앞두고 호텔 개관 총괄이었던 회장님도 인터뷰하는 등 잊지 못한 추억들이다.
물론 쉬운 일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프로젝트 총괄 업무를 하는 것도 처음이요, 외주 업체와 함께 업무를 진행하는 것도 처음이었기에 더욱 그랬다. 10개월이라는 빠듯한 타임 프레임에서 TFT멤버의 업무 분장, 자료 취합, 부족한 부분 추가 검토 등은 물론 업체가 원하는 성과물을 갖고 올 수 있도록 지침을 주고 관리하는 업무까지. 외주 업체는 우리 회사뿐 아니라 다른 회사의 업무도 함께 담당하기 때문에 관리가 소홀해지면, 시간은 시간대로 낭비 하고 원하는 성과물을 가져오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므로 밀땅을 잘해야 한다. 나는 이런 프로젝트의 초짜였기에, 그런 스킬이 없었다. 게다가 업체 직원들은 모두 나보다 10-20살 정도 많은 사람들이었으니 관리하는 것이 녹록지 않았다.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는 법. 초반에는 시행착오도 겪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지만, 경영진단팀장님의 적절한 타이밍에 맺고 끊음과 조언 덕에 많이 배울 수 있었다. 호텔과 업체의 합작품은 사사 출판된 해에 사보협회에서 수상하는 '한국 커뮤니케이션 대상' 사사 부분에서 1등 상을 수상했다. 이 업체 분들과는 지금도 가끔씩 연락을 하고 지낸다.
사사편찬을 성공적으로 하고 나니 또 다른 새로운 기회가 열렸다. 웨딩 페어 프로세스를 개선한 경험 때문에 웨딩 세일즈팀으로 이동할 수 있는 기회와, 인사팀 감사 업무를 했던 경험으로 인사팀으로 이동할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다. 감사하게도 대표이사는 나의 의견을 반영하여 최종 결정하겠다 했다. 지금 내가 이 내용을 적으면서도 대규모 회사에서 팀장급도 아닌 일반 직원에게 이런 일이 가능한 일인가 싶다. 나 몰래 항간에서는 오너 딸 아니냐는 소문이 돌았다던데, 이제와 생각해보면 그럴만했겠다 싶다.
연회 세일즈와 인사. 세일즈는 직접적으로 매출을 일으키는 부서고 나의 호텔 경력 중 직접 영업을 하며 매출을 발생시키는 업무는 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세일즈 경력을 쌓는 것도 좋아 보였다. 또한, 메리어트 호텔 근무 시절부터 내부 고객인 직원을 만족시키는 업무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았기에 나는 인사팀 업무에도 관심이 많았다. 심사숙고 끝에 인사팀으로 최종 결정했다.
인사팀에서 나에게 주어진 업무는 조직 문화 기반을 마련하는 업무였다. 이는 인사 기획 업무와 소통하는 조직 문화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실행하는 업무였다. 인사 기획 업무는 성과 중심의 평가 체계를 구축하고 후계자 양성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었다. 소통하는 조직문화를 위한 활동은 인사팀에서 1차적으로 기획한 조직 문화 활동을 실행시키는 작업이었다. '호프 데이', '달인을 찾아라', '칭찬 릴레이', '경영진과의 유쾌한 톡톡', '경영진 배식' 등의 활동을 진행했다. '호프 데이'와 '달인을 찾아라'는 직원들이 한 자리에 모여 특기와 재능을 뽐낼 수 있는 파티 형식으로 서로를 알아가고 친해질 수 있는 기회였다. '칭찬 릴레이'는 평소에 업무적으로 도움을 준 직원을 칭찬하는 릴레이로, 선정된 직원에게는 인사팀에서 준비한 선물이 전달됐다. '경영진과의 유쾌한 톡톡'과 '경영진 배식'은 경영진과 직원 간의 거리를 좁히기 위한 프로그램이었다. 당시는 호텔의 흑자 전환을 위한 비용 절감 등의 활동으로 조직 전반적인 분위기가 위축되어 있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이런 활동이 필요했다. 경영진과 대화가 그리 유쾌할 수는 없지만, 이런 선입견을 탈피하기 위해 이 자리에서 나온 유용한 아이디어들은 정리하고 실행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도 했다.
인사팀에서 내가 맡았던 또 다른 중요한 업무는 직원 시당 운영 개선안을 도출하는 것이었다. 경영진단팀에서 직원식당 감사를 했던 것이 도움이 많이 됐다. 두 호텔의 직원 식당은 모두 A업체에서 운영하고 있었는데, 그러다 보니 식단가에 비해 음식 퀄리티가 영 별로였다. 이에 두 직원 식당 운영을 서로 다른 업체에 맡겨서 자연스럽게 경쟁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A업체 측 본부장(지사장이었나..?)은 긴장을 했는지, 자신감에 넘치는 것인지 나에게 협박을 했다. 요지는 일개 담당자가 아무리 용을 써도 같은 계열사고 왕회장님이 계신데 절대 바꿀 수 없으니 힘 빼지 말라는 이야기였다. 여태까지 A업체가 우리 호텔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한방에 깨닫게 해주는 순간이었다. 이 사건으로 나는 오기가 발동해 무조건 한 호텔이라도 바꾸겠다고 다짐했다. 협박을 하면 내가 겁을 먹고 물러설 줄 알았는지, 무쏘처럼 거침없이 달려 나가는 나의 행보에 A업체 측 본부장은 급기야는 만취가 된 상태에서 한밤중에 나에게 전화해 막말을 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 여태까지 잘 버텨왔는데 안전빵인 사업체를 빼앗기면 큰일 나니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고 애가 타셨겠나...
결국 내가 인사팀에 있는 동안 업체 변경은 실패했다. 그러나 이것이 도화선이 되어 결국 2년 후에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의 직원식당은 타 업체로 변경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내 손으로 업체를 변경할 수는 없었지만, 이런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는 뿌듯함을 만끽했다. 첫술에 배부를 리 없고, 가랑비에 옷 젓는다는 말이 있듯이 뭐든 시작하고 꾸준히 해내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닌가 싶다. 그런 측면에서 이 일을 끝까지 잘 마무리한 나의 후임에게도 참 감사하다.
경영진단팀에 있을 때, 1년간 진행하는 핵심인재 프로그램에 선발되었고, 인사팀으로 이동을 한 후에도 이 활동은 이어졌다. 이 프로그램은 매해 직원 10명을 선발해 각 부서별 업무 지식과 노하우를 배우고 시험을 치르며, 타 부서로 크로스 트레이닝도 가고, 팀 프로젝트와 개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발표하는 과정이다. 경영진과 타 부서 팀장들에게 얼굴과 이름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인 셈이다. 핵심인재 프로그램이 종료되는 시점 모든 참여자들의 점수를 합산해 1등과 2등을 선발하고 상을 제공한다.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덕분인지 이 프로그램에서 우승을 했다. 심사위원 중 한 명이었던 경영진단팀에서 함께 일했던 팀장은 "인사팀에서 1등이 나오는 게 말이 되냐"라고 웃으며 이야기했다. 축하한다는 그만의 표현 방식이었다.
내가 모셨던 5명의 팀장들과 여러 임원들 모두 나에게는 영감과 기회를 제공하신 감사한 분들이다. 그런데 그중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분을 꼽으라고 하면 대표이사 두 분이다. 입사 1년 차의 나를 경영진단팀으로 (그리고 그 후 인사팀으로) 보낸 대표이사는 암투병 중이었는데, 내가 인사팀에 근무하는 동안 결국 별이 되셨다. 작은 체구에 매서운 눈빛을 가졌던 대표이사는 암투병 중이면서도 회사의 흑자 전환을 위해 노력하고, 호텔의 미래 먹거리를 위해 엄청난 준비를 하셨던 분이다. 그리고 나에게는 생각지도 못한 기회를 제공해주신 감사한 분이다. 그분이 아니었다면, 나는 지금 어떤 커리어를 쌓고 있을까.
두 번째 대표이사는 이 호텔의 재경 부장부터 근무를 시작해 전무 자리에 10여 년을 계셨던 분으로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혜안을 가진 분이었다. 내가 인사팀으로 부서이동을 했을 때, 한 상무에게 전해 들은 얘기가 있다. "전무님이 정 주임을 당신 직속으로 두 개 호텔 차별화 업무를 시키시고 싶어 하셨는데..." 나는 이 이야기를 듣고, 그 업무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인데, 아쉽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내가 직접 전무님께 들은 얘기도 아니고 확인할 길은 없었다. 그런데, 전무님이 대표이사로 취임하자마자 나는 또 한 번 부서이동을 하게 됐다. 새로운 업무를 담당하면서 내가 하고 싶은 일과 공부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확실하게 깨달았다. 그리고 이 분 덕에 나는 몇 년 후 내가 했던 업무를 바탕으로 브랜딩 프레임워크를 만들고 박사 과정까지 무사히 끝낼 수 있었다.
경영기획팀에서 나에게 주어진 정확한 업무는 두 개 호텔의 디자인(시각적) 요소에 대한 전략을 세우고 실행시키는 업무였다. 이는 큰 틀에서 보면 브랜드 정체성을 만드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놀러 갔던 라스베가스의 호텔을 보고 호텔 콘셉트에 눈을 떴던 나. 호텔의 브랜드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업무를 내가 담당하게 된 것이다. 참 재미있는 것은 내가 식음전략기획팀에서 근무하던 시절, 호텔에 아트 디렉터가 필요하다는 보고서를 작성했던 적이 있는데, 바로 그 아트 디렉터의 일 비스므리한 것을 내가 하게 된 것이다. 경영기획팀 소속이기는 하나 별도의 조직으로 파트장으로 활동을 하는 것이었고, 대표이사에게 매주 30분 - 1시간 동안 직접 보고하는 자리였다. 내가 다니던 시절 호텔은 직급 체계가 다른 회사와 매우 달랐다. 나는 주임급이지만 각종 프로젝트에서 프로젝트 매니저 업무를 담당한 것만 봐도 하는 업무에 비해 직급이 매우 저평가되어 있음을 이해할 것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주임이 팀장을 건너뛰고 대표이사에게 매주 직접 보고 하는 것은 굉장히 파격적인 것이었다.
두 개 호텔의 차별화된 디자인 전략과 가이드라인의 개요를 세우는데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7개월이었다. 호텔은 예산이 굉장히 빡빡하기 때문에 유명 컨설팅 펌과 이 일을 진행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게다가 이 쪽 업무를 전문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업체도 없어 보였다. 전략 컨설팅 혹은 서비스 개선 컨설팅 위주였기에. 결국 서울대학교 디자인학과의 인터미디어 랩과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산학연계로 합리적인 가격에 프로젝트를 수행하기로 결정했다.
대학 때 배운 인테리어 디자인, 석사 때 배운 디자인 경영, 경영진단팀에서 했던 사사편찬 업무와 퇴근 후 받았던 꽃꽂이 수업 등이 엄청난 도움이 됐다. 스티브 잡스의 "점들이 미래에 어떻게 이어질지 모른다"는 말처럼. 정말 그랬다. 3개월 간 TFT멤버와 호텔의 다양한 데이터와 자료를 기반으로 두 개의 호텔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한 아이디에이션 및 밑그림을 완성했다. 원래 컨설팅을 맡기더라도 제일 중요한 단계가 내부적으로 각종 필요한 자료를 수집하고 방향성을 잡는 것이다. 그렇게 하반기부터 TFT멤버와 서울대학교 팀과의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호텔의 타깃 고객을 기반으로 한 페르소나 개발,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한 VALUE KEYWORD 도출, 고객 여정 지도 (Customer Journey Map), 각종 사진과 이미지 콜라주 작업, 타 호텔 브랜드 및 전 세계 인터컨티넨탈 호텔 브랜드의 디자인 요소(시각적 요소)를 분석하고 맵핑한 후 두 개의 호텔의 디자인 방향성 제시하는 업무까지. 밤 12시 퇴근해서 소파에 쓰러져 자다가 눈뜨니 아침이고 일어나니 목에 담이 오기도 하고 때로는 새벽 5시까지 일하다가 집에서 옷만 갈아입고 출근할 때도 있었지만, 너무나 흥미진진하고 행복한 시간들이었다. 꿈에서도 회사 업무를 진행할 정도로 이 업무에 대한 나의 몰입도는 최고 레벨이었다.
그리고 문득 깨달았다. 난 이 업무를 사랑하고, 이 쪽으로 공부하고 싶다. 대학시절 인테리어 디자인을 배웠던 이유도 호텔을 디자인하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된 것이었다. 대학교 4학년 여름방학에 인테리어 인텐시브 코스를 듣고 석사 과정으로 인테리어 디자인을 하고 싶은 생각에 관련 전문가와 면담을 했는데, 학부를 인테리어 디자인을 하지 않았으면 엄청 힘든 일일 거라는 이야기를 했다. 당시 인테리어 학원 선생님들도 나에게 "인테리어 디자인은 공사판과 같아 너무 험하다.", "디자인 감각이 있으니 다 만들어진 공간을 꾸미는 (데코) 업무를 하면 잘하겠다." 등의 조언을 했었다. 그때는 '아, 그런 일도 있구나' 생각만 했었는데, 나의 점들이 이어지고 이어져서 내가 지금 그런 일을 하고 있다니!
나의 과거의 여러 점들이 모이니 한 곳을 향하고 있었다. 방향성을 만들고, 고객 접점을 디자인하는 업무.. 이게 브랜딩 아닌가? 때론 앞이 안 보여 답답하고 힘들어도,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 것을 보면 삶은 참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