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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랜딩 박사 Dec 23. 2021

회사 일이 너무 재미있어!

미국 박사과정을 포기할 만큼 업무에 몰입했던 시절

전편을 읽었다면, I호텔이 어느 호텔인지 알겠지만, 이 편에는 살짝 민감한 이야기들이 있어 굳이 호텔명을 이니셜로 표기합니다. 이 편은 회사 일은 너무 재밌었지만, 예상치 못했던 난관으로 퇴사할뻔한 이야기와 미국 박사에 도전할 것인가 회사를 계속 다닐 것인가의 지상 최대 고민을 하던 시기의 기록입니다. 






낮에는 보고서 쓰기, 밤에는 버싱(bussing)하기

I 호텔의 식음전략기획팀은 식음 쪽을 담당하는 부총지배인 직속의 부서였다. 호텔에서 이쯤 되면 막강한 파워를 가진 팀이다. 당시 부총지배인은 최연소 상무직에 오른 사람으로 본인과 같은 FAST TRACK으로 호텔을 이끌 인재들로만 구성된 팀을 만들기 위해 이 팀을 꾸렸다는 이야기를 했다. 처음 입사하자마자 속한 팀의 팀장은 부재였고, 부총지배인의 비서, 나, 그리고 신입 막내 이렇게 셋이 업무를 시작했다. 9-6로 호텔 전반의 리노베이션 프로젝트, 아트 디렉터 영입을 위한 자료 조사, 호텔의 20개 레스토랑 및 바 차별화 전략 등을 만들기 위한 백데이터 구축 업무를 담당했다. 그리고 저녁을 간단히 먹은 후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3-4일씩 식음료 업장을 돌며 저녁 7시부터 밤 10시까지 영업장 업무를 도왔다. 서빙 교육을 받지 않았기에 도왔다기 보다는 경험했다는 표현이 맞겠다. 당장 서빙을 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기에 고객이 사용한 접시를 치우고 접시 위 음식물을 버리는 업무(버싱)를 했다. 정규 업무 후 하는 일이라 피곤하긴 했지만, 식음료 부서의 업무는 경험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이렇게라도 경험할 수 있음에 감사했다. 미국에서 대학을 나오고 광고 회사 인턴만 했던 신입 막내는 "왜 우리가 이런 업무를 해야 하는 거냐고" 수도 없이 되물었다. 호텔업에 큰 관심이 없고 경험이 없는 사람은 충분히 불평할 수 있는 일이지. 이렇게 거의 2달간 9-22시 근무를 하며 열정을 불태웠다. 



데이터 수집 업무부터 업장별 전략까지 바쁘다 바빠

어떤 일을 하기 위해 필수인 활동은 데이터를 모으는 일이다. 식음전략기획팀은 새로 생긴 팀이라 업무를 할 때 필요한 백 데이터가 하나도 없었다. 20개에 육박하는 업장의 고객관리나 메뉴 관리, 매출 관리는 주먹구구식으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당연히 각 업장의 브랜드 관리도 전혀 되고 있지 않았다. 예전에는 고정 고객도 많았고 명성이 자자했기에 큰 문제가 없었지만, 무분별한 리노베이션으로 모호해진 레스토랑 콘셉트, 불분명한 타깃 고객, 주변 호텔 및 고급 레스토랑과의 경쟁 등으로 운영에 차질이 있었다. 이에 우리 팀에서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제를 담당했고, 이를 위해 각 업장의 현황을 파악하기 위한 데이터 수집이 필수였다. 


데이터 분석을 위해서는 적어도 1년 치의 데이터가 모여야 본격적인 분석이 가능하지만, 회사는 그렇게 태평하게 기다려주지 않는다. 어떻게든 성과를 내야 했고, 신규팀일수록 이런 압박은 심하게 다가오기 마련이다. 새로 생긴 부서에 부총지배인 직속으로 구성원들도 20-30대 여성으로 이루어진 이 팀을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았다.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업장 매니저도 있었지만, '니들 얼마나 잘하는지 보자'하는 생각으로 비협조적인 분들도 있었다. 이들의 환심을 사고 친해지는 것이 너무나 중요한 업무 중 하나였다. 하루에도 몇 번씩 업장을 돌며 매니저와 대화를 하고 관계를 쌓아갔다. 그리고 그들과의 대화를 통해 최대한 많은 정보를 얻으려는 노력을 했다. 그렇게 우리 팀은 나름대로 각 업장별 차별점을 도출하고 그에 따른 운영 전략 및 마케팅 프로모션을 구상하고 실행 전략을 세웠으며 필요한 경우 리노베이션 계획도 세웠다. 맨땅에 헤딩하는 일이라 힘들었지만, 업무 자체는 너무 재미있었다. MBA에서 공부한 내용을 적용해볼 수도 있었고, 대학 때 배운 인테리어 디자인도 활용할 수 있는 업무였다. 



전략 짜러 왔더니 비서 업무를 하라구?

입사한 지 3달째 되었을 때, 부총지배인의 비서가 예정에 없던 임신을 했고 그녀는 그로부터 몇 개월 후 출산 휴가에 들어갔다. 부총지배인 사무실은 3층, 우리 사무실은 2층에 있었고 비서는 3층에 근무했기에 전략일보다는 비서일에 올인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녀가 휴직에 들어가자 임시 비서를 뽑는 대신 우리 팀 막내와 나에게 비서 업무와 전략 업무를 동시에 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가뜩이나 일손이 부족한 상황에서 우리 팀장은 이 이야기를 듣고 그럴 수 없다고 강하게 어필했으나 소용이 없었다. 일주일에 한 번씩 돌아가면서 오전 8-10시까지 3층에서 비서 업무를 보고 10-12시까지는 2층에 돌아와 전략일, 점심식사 후 13-15시까지 3층에서 비서 업무, 나머지 시간엔 2층에서 전략 업무를 하라는 것이었다. 10여 년이 지난 지금 생각해도 참 황당한 일이다. 이거 나만 이상하게 생각하는 거 아니죠?


여기서 비서 업무란, 커피 타고 재떨이 갈고(?!!), 스케줄 체크 및 전화받는 업무 등이었다. 부총지배인의 비서가 그랬듯 아예 비서 업무를 할 때에는 비서 업무만 담당하게 하면 또 이해를 하겠지만, 이 두 개 업무의 병행이 애초에 가능한 것인가? 처음부터 하지 못하겠다고 하는 것은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직접 해보니 역시나 말이 안 되는 일이었다. 석사 과정 중 구찌에서 아르바이트로 비서 업무를 경험했던 나는 비서 업무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그 업무 역시 전문성을 요하는 것임을 알고 있다. 그러나 나는 일찍이 비서 업무가 나와 맞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고,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당장 성과를 내야 하는 시점에서 서로 다른 전문성을 가진 이 두 개의 업무를 동시에 맡아서 하라는 것은 도저히 이해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부총지배인에게 얘기하니 "니네 팀 만드느라 돈을 많이 써 사람 뽑을 수 없으니 그냥 하라"는 답이 돌아왔다. 참고로 부총지배인은 40대 후반의 한국인이었고 대학을 호주에서 나온 유학파라고는 하지만, 살짝 의심스러울 정도로 꼰대스러운 구석이 있었다. 평소에 우리에게 성희롱적 발언을 하는데도 서슴지 않았던 그다. 외국인 식음 이사 역시 우리에게 비서 업무를 강요하는 부총지배인을 이해할 수 없는 눈치였다. 어쩌면 부총지배인은 우리가 자신의 지시에 복종하지 않는 것에 심기가 불편해서 괜한 오기를 부린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다. 직원수가 적어서 모든 직원이 본인이 맡은 업무 외의 업무를 도맡아 해야 하는 스타트업이라면 이런 상황을 그나마 받아들일 수 있었으리라. 그런데 직원 1500명이 넘는 중견기업에서 이런 식으로 업무 진행이 된다는 것이 참 놀라웠다. 


이 일로 나는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아 위장병이 생겨 며칠간 병원 신세를 져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병원에서 이 회사와 작별인사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까지 했다. 입사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직을 한다는 것이 참 쉽지 않은 일인데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그런데 내가 병원에 입원한 동안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다! 주말 동안 부총지배인의 사적인 문제가 불거져 그가 갑작스럽게 퇴사를 하게 된 것이다. 그가 우리에게 이런 문제로 히스테리를 부렸던 이유가 그 나름대로 남몰래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기 때문인가 싶기도 하면서 괜히 짠한 생각도 들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군말 없이 지시를 따랐어야 하는 건가 싶기도 하고.... 그러나 누가 이럴 줄 예상이나 했는가!



팀의 와해 소식에 다른 팀에서 오는 러브콜

부총지배인의 부재로 우리 팀은 외국인 식음 이사 직속으로 재배치됐고 예전과 동일한 업무를 진행했다. 그러나 입지는 매우 좁아졌음을 느꼈다. 실로 그가 얼마나 정치를 잘했고, 막강한 파워를 가진 사람이었는지를 실감하게 했다. 꼰대 같고 이해 안 되는 부분도 있었지만, 우리 팀을 챙기고 서포트할 때는 또 확실하게 해 줬던 사람이긴 했다. 그로부터 몇 개월 후, 팀이 생긴 지 1년 3개월 정도 된 시점에서 팀을 축소한다는 이야기가 돌기 시작했다. 그리고 타 부서에서 나에게 러브콜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갑자기 타 부서 팀장들이 식사를 하자 연락을 해 온 것이다. 생각지도 못하게 러브콜을 받는 것은 감사한 일이었으나 아직 팀이 와해되는 것이 결정된 것도 아닌데 타 부서 팀장들을 만나고 다니는 것도 참 매너가 아니다 싶었다. 그런데 어느 날 경영진단팀장이 우리 사무실에 오더니 매서운 눈빛으로 나에게 이것저것을 물으며 경영진단팀 사람들과 저녁 식사를 하자고 했다. 그리고 그 주, 나는 갑작스럽게 경영진단팀으로 발령을 받았다. 



사장 직속 경영진단팀으로

경영진단팀은 감사팀으로 대표이사 사장의 직속인 팀이었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이 팀은 남자들로만 이루어진 팀이고 여자 직원은 내가 최초란다. 내가 이 팀에 오게 된 것은 다름 아닌 대표이사의 지시 때문이었다고 한다. 다른 사람/부서가 뭔가를 잘못하고 다니는 것이 없는지를 감시하고 캐는 감사 업무가 주를 이루었기 때문에 파워는 막강했지만, 사람들이 만나기를 기피하는 부서였다. 팀원들은 매일 회사 동향을 파악하는 보고서를 올려야 했고, 이는 취합되어 매일 오전 대표이사에게 보고됐다. 회사 안팎으로 도는 소문들도 허투루 넘기지 않고 조사하고 검증해야 했다. 


첫 감사 업무

대표이사의 지시로 경영진단팀에 온 나를 팀장은 조금은 마땅치 않게 생각하는 눈치였다. 그런 나를 시험하듯 첫 감사 업무가 주어졌다. 직원식당 인건비 및 재료비 내역을 조사하는 것이었고, 이는 인사팀과 관련 있는 업무였다. 호텔 상황에 대해서도 잘 모르고 감사 업무는 처음이라 어리둥절한 나에게 큰 힘이 되어 준 건 지금까지도 내가 감사하게 생각하는 나의 사수였다. 막히는 것이 있을 때 사수의 가이드와 꿀팁은 문제 해결을 하는데 큰 힘이 됐다. 그 결과 20년 치의 직원식당의 계약서, 근무 직원, 비용 내역을 샅샅이 뒤지고 10여 년간 과지급된 사실을 밝혀냈다. 호텔에서 직접 운영하던 직원식당을 외주로 돌리면서 호텔 인원을 외주 업체에 승계했고, 이들에게 호텔 월급 수준을 지급하기로 하는 계약이었다. 그런데 호텔에서 승계된 인원이 퇴사를 한 후에도 해당 인건비가 계속 지급되고 있었고, 이렇게 과지급된 비용은 10억이 넘었다. 드라마에서 보면 일반적으로 감사가 진행될 때는 해당 자료를 다 압수 수색하고 담당자를 취조하고 징계처분받는 장면이 나온다. 그러나 당시 우리 호텔의 감사 업무는 그런 분위기에서 진행하지는 않았다.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는 것이고 실수를 바로 잡아서 더 나은 방향으로 만들어가면 된다는 기조로 업무를 진행했다. 


업무 영역을 넓혀 다양한 업무 경험

첫 감사업무를 무사히 마치고 나니 나를 보는 팀장의 눈빛과 태도가 바뀌었다. 그리고 나에게 추가적인 감사 업무가 들어왔다. 나에게 주어진 업무는 전형적인 감사 업무라기보다는 내부 프로세스 개선 차원의 업무들이었다. 외국인 임원 자녀 교육비 지급 문제, 임직원 출퇴근 시스템 누락 문제, 마케팅 멤버십 및 CSR 운영 현황 및 프로세스 개선, 홍보팀 업무 프로세스 개선, 웨딩 페어 운영 프로세스 개선 등의 업무를 맡았다. 홍보팀 업무 프로세스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 3개월짜리 홍보 전문가 과정을 수강하기도 했고, 웨딩 페어 운영 프로세스 개선을 위해 2달간 직접 웨딩 페어 담당 부장과 함께 웨딩 페어를 실행하는 업무도 맡았다. 


감사 업무 외에도 윤리 경영 시스템을 구축하는 업무를 담당했다. 이는 최근 중요시되는 ESG와도 연결되는 개념인 Corporate Governance에 해당하는 분야다. 투명하고 윤리적인 조직을 만들기 위해 회사와 개개인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안내 책자와 홈페이지를 개설하는 업무를 맡았다. 또한 직원들의 소리를 듣고 경영 전반에 반영할 수 있는 사원 제안제도를 운영하기 위한 프로젝트의 멤버로 선발되어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경력직으로 입사한 직원들은 기존의 직원들과 친해질 기회가 별로 없다. 게다가 나는 신설된 부서에 입사한 케이스라 다른 팀에서 나를 보는 시선이 곱지 않았고, 또 사람들이 피하고 싶어 하는 경영진단팀 멤버이다 보니 친해질 기회를 찾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러나 내가 맡았던 업무들이 전형적인 감사 업무가 아닌 내부 컨설턴트의 역할과 유사하고, 해당 부서 사람들과 직접 함께 일하며 문제를 개선하는 방식으로 업무가 진행되니 나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도 달라졌다. 이는 여러 부서의 담당자들과 소통을 하고 관계를 쌓을 수 있는 엄청난 기회였다. 또한, 회사 생활 2년 만에 다양한 업무 경험을 하며 호텔 산업에 대한 나의 이해도도 높아졌다. 



미국 박사과정이냐 회사 경력을 쌓을 것이냐

회사일에 재미를 느끼고 푹 빠져 있을 무렵, 미국에서 박사를 하는 대학 동기가 우리 호텔에 실습을 하러 왔다. 졸업 후 연락이 끊겼던 친구였는데, 그렇게 우리의 인연은 우연하게 이어졌다. 어느 날 만나 식사를 하며 그간의 근황을 업데이트했고, 나는 그에게 언젠간 박사 학위를 할 생각도 있다고 말을 했었나 보다. 친구가 실습을 마치고 미국에 돌아간 후 몇 개월 후, 미국 대학의 호텔경영학과에서 박사 과정 학생을 모집한다면서 학비와 생활비까지 지원되는 좋은 자리이니 지원해보라는 연락을 했다. 


너무나 좋은 기회이지만, 당시 나는 이 회사에서 경력 2년 차였고 딱히 무엇을 공부해야 할 지도 구체화되지 않은 상태였다. 당시 하고 있던 업무가 내부 감사와 윤리경영(Corporate Governance) 관련이니 이쪽으로 공부를 해야 하나 생각해보기도 했지만, 딱히 구미에 당기지는 않았다. 친구에게 소개받은 교수와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일과 그분의 연구 분야에 관한 메일을 주고받았다. 알고 보니 그분은 호텔의 매출관리(Revenue management)에 관한 연구를 하는 분이었다. 이 분야는 호텔 업계 및 학계에서 매우 유망한 분야라 (결국은 돈을 잘 벌어 영리 활동을 하는 것이 모든 비즈니스의 기본이니) 박사 졸업 후 교수로 취업하는 것도 수월하단다. 그러나 내 적성에 맞는 분야도 아니었고, 관심 분야도 아니었다. 그래도 좋은 기회이니 일단 지원은 해봐야겠다는 생각에 GMAT공부를 시작했고, 시험도 봤다. 


지원을 앞두고 나는 곰곰이 생각해봤다. 내가 되고 싶은 게 교수인지, 교수가 안되더라도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전문가인지. 교수가 될 수 있는 자리라고 해서 내 적성도, 관심분야도 아닌 공부를 하는 것이 과연 맞는 것인지. 일단 내가 재미있어하는 분야를 해야 공부도 연구도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것 아닐까? 게다가 그 당시 나는 회사 일을 너무 사랑하고 있었다. 호텔 전반의 업무를 두루 경험해보는 것도 너무 좋았고, 이런 경험 역시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닌 것을 알았기에 이 기회를 쉽게 놓아버리고 싶지 않았다. 더군다나 나의 관심분야와도 먼 공부를 위해 이 기회를 포기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고민 끝에 소개해준 친구와 교수님께 지원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몇 년 후 한국에 교수로 돌아온 친구는 나에게 그때 그 박사과정(Revenue Management)에 입학했던 사람은 벌써 교수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했다. 친구는 그 당시 내가 그 좋은 기회에 도전하지 않은 것이 어지간히도 이해가 안 됐던 듯하다. 그만큼 유망한 분야의 좋은 자리를 나에게 소개해준 친구에게는 늘 고마운 마음이지만, 난 그때로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똑같은 선택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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